나는 내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집'이 아주 중요하다.
집이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 시선이 멀리 닿을만큼 넓었으면 좋겠고
가족이나 손님이 오면 네 사람쯤 둘러앉아 먹고 마시며 이야기할 정도 공간도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햇살이 좀 들면 좋겠고 조용했으면 좋겠다.
넓은 집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넓이,
사생활이 보호되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공간,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가.
우리나라는 집값이 비싸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너무나 비싸다.
그래서 서민의 삶의 질은 집 때문에 많이 하락한다.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약자로서 가정 내에서 제대로 된 공간을 사용하기 힘들고
공부는커녕 안전과 사생활 보호에 취약해서 살기위해 집을 나와 시간을 보내거나
아예 가출(아이들은 '출가', '탈출'이라고도 한다)을 결정하기도 한다.
나오면 *고생인 줄 누가 모르나.
18세가 되어 보육원이나 그룹홈에서 나오는 아이들도 그렇다.
요즘 LH주택지원도 생겼지만 그게 누구나 다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아니다.
그러고보니, 물리적 공간으로서 '집'이 정말 가정의 구실을 하는 것은 거기에 있는 다른 사람의 온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집이 있어도 가족이 없는 집은 외롭다. 나를 온전히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자립'을 하라는 건 폭력이다.
<이상한 정상가족>의 저자 김희경의 컬럼을 공유한다.
www.hani.co.kr/arti/opinion/column/9898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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