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한글날을 보내고

샘연구소 2011. 10. 10. 21:52

10월 9일.

한글날이다.

 

 

사진출처: 뉴시스 [2011-10-07]

 

공휴일이 아니다. 그러니 지나고서야 한글날이었나? 하게 된다.

정부도 이젠 한글날이 의미없어진 모양인지 광화문에 세종대왕님은 누런 금물을 뒤집어쓰고 앉아계시지만 한글날은 참 생뚱맞기까지 하다.

사람들도 영어 배우는데만 열심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인데 한글이 잘 만들어진 덕이 크다고들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보면 걱정이 된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읽고 쓰기를 제대로 못 하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진다. 학교는 '학습부진아'로 분류해서 나머지 공부를 시키고 강사나 대학생 보조교사를 붙여준다. 그러나 아이들은 기본 어휘, 의미의 구성, 언어를 통해서만 축적될 수 있는 '상식'수준의 지식이 빈한하다.

 

A는 엄마가 정신지체였다. 아빠는 누구인지 모른다. 엄마하고 둘이 살면서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랐다. 게다가 성격도 내성적이다. 친구들과 활달하게 어울리지 못했다. 중학생이 되었어도 말은 어눌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결손'이 쌓인다. 친구들은 어눌한 A를 놀리고 괴롭힌다. 선생님들은 A를 포기했거나, 별로 신경써주지 않는다. 가장 큰 배려가 가난한 덕에 공짜로 나머지 공부를 하는 것이다.다행히 이번에 보충수업을 가르쳐주는 대학생 누나가 참 친절하다. 그래도 학교생활은 점점 더 힘들다.

 

B는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다. 한국으로 시집와서 B를 낳았다. 그런데 아빠가 돌아가셨다. 엄마는 여전히 말이 어눌하다. B는 '한국인'이다. 하지만 교육복지사업 덕분에 선생님이 추천해서 방과후 프로그램을 하나 참여하게 되었다.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말만 어눌한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 의사소통방식 등 문화적 차이도 있다. 친구들과 늘 부딪친다. 하나의 프로그램만으로 따라가기는 아직 멀었다.

 

C는 엄마가 탈북해서 잠시 중국에 머무는 동안에 태어났다. 엄마는 C를 지인에게 맡기고 먼저 한국으로 와서 자리를 잡은 후 C를 데리고 들어왔다. C는 3중의 정체성 혼돈 속에 있다. 학교에선 '탈북자 가정' 학생이라고 한다. 친구들이 물으면 "나? 중국인"이라고 대답한다. 실제로 중국말밖에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아주 어릴 적 말, 글과 문화적 경험들이 충분히 체화되지 않으면 입학 후 학습 연한이 쌓일수록  학습 결손이 쌓이기 쉽다. 영어 수학 성적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어 기능을 위해서 중학생이라도 수준에 맞고 흥미로운 말, 글 공부를 할 수 있어야겠다.

 

사회복지사들이 사용하는 말이나 작성한 글에도 종종 오류를 발견한다. 또 거슬리는 표현들도 유행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은 '관계'와 '소통'의 전문가들이다. 당연히 말과 글이 가장 중요한 도구이고 전문성의 기틀이다. 정확하고 간결한 표현을 쓸 수 있다면 일도 잘 하고 우리말도 더욱 빛낼 것이다. 물론 그 말과 글에 담는 정신과 지식, 태도가 더 중요할 것이다.^^

 

아래는 한글날 기념 "뽀너스(헉... 한글날 기념글 쓰면서... -_-;;)"로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아 일부만 간추려 표로 만든 것이다. 도움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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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한글 맞춤법

우리나라 표준어 규정에 의하면, “표준어는 우리 나라에서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 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으며 외래어 규정은 따로 정하고 있다.

 

종종 틀리게 사용하는 표현들

사용 예

바른 표현(O)

틀린 표현(X)

“철수씨,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와요

“빈 방 있음.”

있음

있슴

“끼어들기를 하지 맙시다.”

끼어들기

끼여들기

“하늘을 나는 슈퍼맨”

나는

날으는

“개학이 며칠 남았지?”

며칠

몇 일/몇일

“그게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니예요

“빈 칸에 알맞은 답을 쓰시오.”

알맞은

알맞는

“밥을 안 먹었다.”

안 먹었다

않 먹었다

“아무튼, 가 봅시다.”

아무튼

아뭏든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삼가주세요

삼가해주세요

“우리의 바람입니다.” (바라는 바)

바람

바램

“- 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입니다

보여집니다

“마음이 설렌다.”

설렘

설레임

“담배꽁초는 재떨이에”

재떨이

재털이

“니가 방귀 뀌었지?”

방귀/뀌다

방구/꾸다

“정답을 알아맞혀 보세요.”

알아맞혀 봐

알아맞춰 봐/ 알아 맞혀봐

“깨끗이 청소하자.”

깨끗이

깨끗히

“금세 왔네!”

금세

금새

“당신은 멋쟁이!”

멋쟁이

멋장이

 

비슷하지만 쓰임이 다른 표현들

비교해보세요

고개 너머 김 서방네(공간이나 위치)

고개를 넘어 갔다.(이동, 동작)

그는 훌륭한 학자이므로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다.(-때문에; 원인, 이유)

그는 열심히 일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찾는다.(-을 통하여; 수단, 도구, 재료)

교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신분, 자격)

말로써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한다. (재료, 원료, 수단)

가든(지) 오든(지) 마음대로 해라. 먹든 말든 알아서 해라. (물건이나 일의 내용을 가리지 아니함)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퉁퉁 부었다. (지난 일을 나타내는 '-더-'에 어미 '-ㄴ지'가 결합된 어미)

내가 쓴 답과 네가 쓴 답이 다르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차이, 구별)

이것은 정답이 아니다. 내가 쓴 답이 틀렸다.(오류)

우표를 봉투에 붙이다.

편지를 부치다.

 

* '주관'과 '주최'의 차이?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참고하면 ‘주관(主管)’은 ‘어떤 일을 책임을 지고 맡아 관리함’을 뜻하고 ‘주최(主催)’는 ‘행사나 모임을 주장하고 기획하여 엶’을 뜻합니다. 이러한 뜻풀이만으로 보면 어떠한 행사에 대하여 그것을 계획하고 실제로 진행하는 것은 ‘추최하는 기관’이지만 그것을 지휘 감독하고 사무 관리하는 것은 ‘주관하는 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관하는 기관’은 상위 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실무적인 일을 ‘주관’ 기관이 행하고 그런 일 전체에 대한 지원이나 책임을 ‘주최’ 기관에서 행하는 일이 많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국립국어연구원(http://www.korean.go.kr)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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