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비정규직과 진로지도

샘연구소 2012. 11. 14. 21:24

"자영업자 720만명, 가계부채 1,000조원, 비정규직 800만명으로 민생경제지표에 빨간 경고등이 켜진 한국사회"

"OECD 국가 중 고용이 가장 불안정한 ‘초단기 근속’의 나라(김유선, 2012)"

"한국의 자영업비율은 2010년 기준 OECD 평균의 2배 수준(28.8%)으로 포화상태에 달해 ‘창업자의 무덤'(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3년 이내 폐업)"

현대사회는 ‘고용없는 성장', '고용의 종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으며 그동안 너무나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풀타임 고용사회‘는 이제 하나의 신기루(Rifkin, J., 노동의 종말)

산업사회에서 보이지 않던 고용불안정과 저고용이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 완전고용과 실업이라는 이분법적 세상에서 만들어진 처방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저고용에 따른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은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위험으로 전면화( Beck, U., 1997; Beck, U. 2005)

정규직 풀타임고용(formal full-time)은 낡은 패러다임이 되었으며 현실에서는 이미 고용에서 일(work)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중이다.(Uluorta, H., 2009)

 

어느 경제학자의 강연록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비정규직이 대세인 세상이란다. 그래 좋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늘 가난하고 천대받고 불안해야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더규나 정규직이 절반도 안 되는 세상이다. 너 개인이 못 나서 그래.. 라고 할 수 없다.

이제 너도, 나도, 내 자식, 내 부모도 비정규직이 될 확률이 1/2이란 말이다.

그런데 왜 우린 정규직, 정규직 하고 있지?

지금 대선 후보들도 하나같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준다고 떠벌인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627396&cp=nv)

과연? 정규 되면 좋아지나? 문제는 정규, 비정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정규로 일하더라도(요즘 노동구조, 과학기술 교통통신의 발달로 생산방식이 다양해졌으니)

보수나 대우, 사는 거는 정규처럼 왜 안 되는가 말이다.

정규라고 해도 또 다 좋지도 않지 않은가. 사오정에, 임원들과는 어마어마한 보수차이가 있고.

 

오래전 글이지만 김규항도 말했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인 건 인민들이 바로 그 실제 삶에서 끝없이 노예의 처지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 노동’은 그 가장 주요한 현실이다. 비정규 노동은 어느 사회에나 있지만 한국처럼 완전하게 자본의 이해만을 구현하는 경우는 없다. 한국의 비정규 노동엔 두 가지 의미만 존재한다. 총매출에서 노동자 임금의 비율을 최대한 줄여 자본의 몫을 최대화하는 것, 그리고 노동자의 단결과 조직력을 약화시켜 자본이 노동자를 멋대로 부릴 수 있도록 하는 것. 현재 비정규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58퍼센트인 880만명인데, 임금은 정규 노동자의 49퍼센트이며 노동조합 조직률은 고작 3퍼센트이다. 여기에 청년세대로 갈수록 비정규노동의 비율이 현격이 높아진다는 점을 보태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기가 아니라 이미 파탄 난 상태라 할 수 있다."

김규항 씀, 한겨레 2009. 12. 31. (303쪽)

 

그런데,

마침 정말 좋은 책이 나왔다.

 

<비정규씨, 출근하세요?>

-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 지음,  사계절출판사.

 

이 책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에서 만든 두 번째 어린이책이다.
그러나 어린이에게만 보라고 하기엔 너무 좋은 책이다.

더구나 우리 학교비정규직인 학교사회복지사들에게는!!!

이 책의 배경은 서울의 평범한 서민 지역의 다세대주택이다.

여기에 여러 곳에서 일하는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살고 있다.

그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전하고 있다.

내용은 유쾌하고 통쾌하고 머릿속이 환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가슴 한 켠이 짜릿하기도 하고 불끈 주먹에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101호 운동회가 열렸다!, 102호 빨간 딱지, 201호 이모를 위한 마술피리, 202호 브라보, 마이 패밀리, 301호 별스런 쫌스런 지구별 보고서
그리고 중간에 낀 이야기도 쓸모있는데 '
쉬어가는 계단 꽤 쓸모있는 용어 사전'는 꼭 읽어보아야 한다.

 

근래 학교에서 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진로탐색 프로그램이나 진로박람회에 늘 나는 불만스러웠다.

지금의 상태를 보면 아이들 중 거의 90%는 비정규직이 된다.

그런데 노동법 하나도 안 가르치고, 비정규직의 삶에 대해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다.

하기야 교사들에게 그런 생각이나 머릿 속에 있을까 몰라...

이 책에 나온 대로 (울산과학대 청소부로 진보신당 비례대표후보로 국회의원에 출마하려 했던 김순자씨가 쓴 체험담에) '공부 못 하면' 청소부나 되라거나,, 가난하고 못 사는 사람은 자기가 공부 안 하고 게을렀기 때문이라고나 가르치겠지...

 

하여간 우리 주변엔 온통 비정규직이다.

아니, 여기서 '우리'란 '내'라고 바꿔야겠다.

내 주변엔 온통 비정규직이다. 나를 포함해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자.

현실을 감추지 말자.

진로탐색 프로그램, 좀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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