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도움 또는 원조

샘연구소 2014. 3. 16. 20:17

영성의 지도자인 파커 파머의 말을 되새기며

 

도로시 데이는 이렇게 말했다.

"빈민들에게 선행을 베풀면서 그들에게 감사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그랬다간 당신이 베푼 것은 ㅇㄹ팍하고 일시적인 것이 되고 말 겁니다. 빈민들에게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런 건 그들을 더 가난하게 할 뿐입니다. 베풀어야 할 게 있을 때만 베푸세요. 주는 것 자체가 보답이라고 여기는 사람만 베푸세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다면 나는 잘못되고 위험한 선물,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랑이 담겨있지 않은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돌보기 위해서보다는 나 자신을 내세우려는 필요에서 나온 선물이다. 그런 베풂에는 사랑도 믿음도 없으며, 사랑의 전달 통로는 나 말고는 없다는 오만과 착각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공동체를 위해서 창조되었다. 사랑 안에서 서로를 위해 존재하도록 창조되었다. 하지만 공동체는 양쪽으로 열려 있다. 자기가 가진 사랑의 용량이 한계에 다다르면, 공동체는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그 책임을 맡겨 필요한 사람을 돕도록 한다.

나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을 나타내는 하나의 징후는 소위 탈진(소진)이라는 상태이다. 대개는 너무 많은 것을 주려는 데서 나오는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내 경험상 탈진은 내가 갖지 않은 것을 주려고 할 때 나오는 결과이다. 탈진은 분명 공허함이지만 내가 가진 것을 주는 데서 나오는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주려고 해도 아무 것도 없음이 드러나는 것일 뿐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 내 본성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선물이 나의 참다운 본성, 유기적인 실제 속에서 생성된 것이라면 내가 그것을 주어 버린다 해도 스스로 다시 생겨날 것이다. 또한 그러한 베풂의 결과는 탈진이 아니라 비옥함과 풍요로움이며 나를 새롭게 할 것이다.

 

오직 내 안에서 자라지 않는 어떤 것을 주려할 때, 그 행위는 나를 고갈시키며 다른 사람에게도 해가 된다. 강요되고, 기계적이며, 실체가 없는 선물은 해약만 불러온다.

 

 

(파커 j. 파머 지음, <삶이 내개 말을 걸어올 때>  P89-91)

 

 

 

헨리 나웬도<긍휼>이란 책에서 비슷하게 말했다.

 

자선이든,

사회복지서비스(social service; 전문적으로 들린다. 직업이라 어쩔 수 없이 하기도 한다)나, 

Human service(미국서 공부하고 오신 교수님들이 사회복지서비스 대신 말씀하시는, 더 근사하고 인간적으로 들리는...) 이든,

또는 소박하게 '원조'나 '도움'이든, 개입이나 교육, 상담, 치료이든,

그런 일들이 내 본성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가장 좋을 것이다. 

 

파커 파머의 말대로 우리 본성을 찾아 본성이 원하는 대로(Let your life speak!)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우리는 본성의 우물이 마르도록 퍼내야 하고

어쩌면 본성에 없는 것이라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서(make)라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소시민의 삶인데...

 

그래도

그래도 내 본성과 생명의 근원을 들여다보자. 가끔은 보살피자.

내 참자아가 말하는 대로 살도록 노력해보자.

무얼, 누굴 위해서 하지 말고

그냥 끌리는대로, 하고픈 만큼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그게 자연스럽고 쉬운 일인데...

그걸 거스르고 살려니 힘들다.

그래도

해보자.

 

 

 

 

 

 

 

추천하는 책

 

제목: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저자: 파커 J. 파머

출판사: 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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