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일하는 아이들

샘연구소 2014. 3. 10. 18:09

중학교에서 학교사회복지사로 일할 때 한 무리의 아이들한테 물어봤다.

 

"지금 뭐가 가장 하고 싶어?"

"알바요!"

 

헐...!? 알바? ...

아이들은 돈이 필요했다.

밤새 알바를 하고(동대문시장 같은 데나 술집까지도...) 학교에 와서는 퍼질러 자는 놈도 있고

돈을 벌러 아예 학교를 박차고 나가는 애들도 있다.

어떤 아이들은 학교에선 지각꾼에 말썽장이인데

알바집 사장님은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시기도 한다. 오우!

알바 잘 하다가 며칠 빼먹고(친구네 부모님 이혼한다고 집 나간다 해서 같이 술 마셨어요.. 등등 피치못할 이유들이 생긴다)  안 가면 일한 임금 날리기도 하고, 은근슬쩍 노동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나도 좋은 게 좋은 거... 추가 임금 같은 건 없다.

일하다가 다쳐야 그만 두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병원비? 그런 거 알쩔 없기도 하다. 

 

그래도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아이들 보면  참 대견하고 기특하다.

가끔 격려차 찾아가서 만나기도 하고 몰래 가서 훔쳐보면서

"허허... 저 녀석이 저렇게 의젓했구나... 예쁘고 신통방통하네..." 하고 미소짓는다.

 

요새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노동은 불안하고 위험하다.

얼마 전 '청소년유니온'이란 노동조합이 설립신고를 마쳤다.

청소년유니온은 특성화고 현장실습생과 알바청소년들의 노동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학생들의 노동인권교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림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626970.html

 

 

청소년유니온이 얼마나 힘이 될지, 예상되는 문제점과 한계들도 있지만 일단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페북친구인 노원노동문제연구소(http://www.nowonhope.org/) 청소년들에게도 부지런히 노동인권 교육을 하고 있다.

 

 

 

 

 

며칠 전 뉴스를 읽다가 화가 났다.

엄마와 아들이 생활고로 자살했다. 그런데 기자는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직장이 없는..'이라고 아들을 지칭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는 직장이 아닌가?

요즘 시간제 근무, 아르바이트가 가난하고 학력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 돈벌이의 주 직장인데 그걸 '직장이 없는'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임금 노동자 중에 비정규직이 60%가 넘는다.

그 중에 청소년, 청년들이 크게 한몫을 할 터인데 비정규직 노동인권에 대한 교육과 홍보, 보장이 강화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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