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인한 사람들의 자살이 줄을 잇고 있다.
얼마전 서울에서 딸둘과 엄마가 함께 세상을 떠나면서 집주인에게 돈을 마련해놓고 가서 모두가 안타까워했는데
그 전과 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앓고있는 80대 부모와 또 아픈 50대 아들, 장애를 가진 아들 때문에 돌보기에도 지치고 일하기도 힘든 아버지나 엄마, 앓고 있는 남편과 막노동하는 엄마, 막노동으로 병과 장애뿐인 엄마/할머니와 일자리가 없어 여기저기 알바로 근근히 생활비를 벌어오던 딸/아들, 회사 망하고 집에서 나와 노숙하다가 세상을 뜨기도 하고, 이런 앞날이 뻔하니까 누구에게도 신세지기 싫어 일찌감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이들...
'사회적 타살'이라고도 말한다.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그런데 이렇게 가난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이해를 하지 못한다. 어른이든 젊은이든.
그러게 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하지...
더 열심히 알아보면 왜 돈을 못 벌어. 옆집 사장님도 일꾼이 없다고 하던데...
요즘 젊은이들이 다 편한 자리만 찾으려고 해서 그래요...
나라에서 이렇게 복지정책을 펴서 거져 밥 주고 집 주고 애 길러주는데 더 어떻게 해요
왜 이런 걸 다 나랏돈으로 해결해야하나... 거지들만 자꾸 만들어서야 쓰겠어.
이런 반응이다.
가난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열심히 일해도, 이상하게도 일하면 할 수록
느는 건 병, 포기, 열등감, 좌절, 빚...
없어지는 건 건강, 가족, 친구, 인내심, 자신감, 희망...
그래서 차라리 포기하고 집에 들어앉아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 친구가 울면서 그랬다.
"난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아무개처럼 죄지은 것, 돈 떼먹은 것도 없고
한 번도 쉰 적 없이 일해왔고 착하게 남에게 폐 안끼치고 살아왔는데
왜 나에겐 이런 일들이 닥치는 거야? "
그 친구는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 두 아이를 대학 졸업시키고 얼마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학 강의하면서 숙제 안 해오는 학생, 조는 학생을 불러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와... 이렇게 비싼 커피... !! 처음 들어와봐요."
나는 부끄러웠다.
"초등학교 땐 그래도 놀이공원도 가고 그랬는데 집이 점점 더 가난해지고
그래서 부모님 이혼하시고 일하던 엄마 아프니까...
알바하느라 공부 못하고, 돈 벌어서 학비 내고, 자취방이랑 생활비 조금 쓰면 늘 제로에요.
가끔 돈이 모이면 집에 보내드리지만 대출을 받지 않을 수가 없어요.
공부요? 죄송해요. 그저 졸업이나 잘 했으면... "
그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 안 하는 게 아니다.
아니, 공부는 열심히 안(못) 할지 모르지만 누구못지 않게 열심히 생존하고 생활하고 일하고 있다.
그럼 교육복지사업은 무슨 의미일까?
무엇을 해야할까?
이 아이들이 자라서 5년 후, 10년 후에 지금보다 더 가난하고 아프고 외롭고 힘들 텐데
지금 무엇을 가르치고 치유해야 할까?
어쩜 이런 생각-'가르쳐야'한다는- 은 참으로 '꼰대스러운'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가르침의 구도를 벗어나서 생각해보자.
교육공동체 구축이라며...
가족과 마을을 바꾸기 위해 주민들, 지자체와 더 많이 만나고 말하고 싸워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겐 정말 무엇이 '힘'이 될까?
계란빵.
전철역에서 집으로 걸어오면서 자주 사먹었다.
늘 웃음지으면서 많이 사면 더 주시곤 하던
그 아저씨는 결혼했을까? 생활비가 될까?
자녀가 있을까? 공부 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