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그리움

샘연구소 2014. 3. 23. 13:17

 

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함민복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중에서 -

  원래 시집에 줄띄우기가 이렇게 되어있다.

 

 

그리움을 덜 타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쩌면 그리움의 매캐하고 쌉쌀한 맛을 좋아하는 선천성 구제불능성 그리움병 환자인지도 모르겠다.

 

그리워서, 사람이 그리워서,

당신을

안았다.

그런데 내 심장은 왼쪽에, 그대 심장은 오른쪽에...

 

함민복. 그이는,  

안아도 서로 심장을 포갤 수 없어 선천적으로 그리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안아서 서로 심장이 포개진다면

피부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심장이 맞붙어서 뛴다면 말이다,

'날아오르는 새떼'와 같고 '내리치는 번개'와 같은

떨림과 환희를 느낄 수 있을까?

하긴 '하늘과 땅 사이'가 벌어져있기에

새떼가 날아오르고 번개가 내리치는 것을 그이는 사실 알고 있었다.

 

다름과 거리가

만남과 공감의 터가 된다.

 

그리움을 떨치려하지 말아야지.

그리워해야지.

영원히

당신과 포개질 수 없어도.

그리움을 사랑해야지.

 

오늘도

모든 당신들을 그리워해야지.

 

 

 

salt & pepper ^^

 

 

 

 

 

 

 

 

'샘터 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4.03.28
심리극 활용 연수  (0) 2014.03.26
3월 독서세미나 보고  (0) 2014.03.23
꽃의 이유  (0) 2014.03.20
불평등이란  (0) 2014.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