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함민복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중에서 -
원래 시집에 줄띄우기가 이렇게 되어있다.
그리움을 덜 타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쩌면 그리움의 매캐하고 쌉쌀한 맛을 좋아하는 선천성 구제불능성 그리움병 환자인지도 모르겠다.
그리워서, 사람이 그리워서,
당신을
안았다.
그런데 내 심장은 왼쪽에, 그대 심장은 오른쪽에...
함민복. 그이는,
안아도 서로 심장을 포갤 수 없어 선천적으로 그리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안아서 서로 심장이 포개진다면
피부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심장이 맞붙어서 뛴다면 말이다,
'날아오르는 새떼'와 같고 '내리치는 번개'와 같은
떨림과 환희를 느낄 수 있을까?
하긴 '하늘과 땅 사이'가 벌어져있기에
새떼가 날아오르고 번개가 내리치는 것을 그이는 사실 알고 있었다.
다름과 거리가
만남과 공감의 터가 된다.
그리움을 떨치려하지 말아야지.
그리워해야지.
영원히
당신과 포개질 수 없어도.
그리움을 사랑해야지.
오늘도
모든 당신들을 그리워해야지.
salt & pepp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