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광주

샘연구소 2014. 10. 1. 21:54

며칠 전 광주를 다녀왔다.

긴 여행에서 읽을 책을 무작정 뽑아들고 간 것이 <소년이 온다(저자: 한 강  출판사: 창비)>였다.

 

<소년이 온다>

 

 

 

 

이 이야기는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 이웃,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광주가 다가올수록... 책의 뒷표지가 가까워올수록 나는 점점 더 책을 읽기가 힘들어졌다.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

 

마침내 버스가 광주 시내로 접어들었다.

빌딩들, 자동차, 사람들, 상점들...을 보며

아... 이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가슴이 깨지는 것 같았다.

그 전쟁의 참혹한 상처를 딛고 일어서 어떻게 살아냈을까.

어떻게 숨죽이며 마치 모른다는 듯, 그 자리에 없었다는 듯 살아왔을까...

얼마나 지금도 아프고 무섭고 화가 날까. 스스로가 혐오스럽고 세상이 증오스러울까.

그 속에서도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있구나.

그래도 서로 상처를 닦아주고 위로하고 보듬으며 살아내고 있구나...

 

소설의 표현은 너무나 리얼했다. 읽기 힘들었다.

1980년. 대학교 3학년 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그 때 태어난 아기는 지금 30대이겠구나.

그 때 청소년들은 지금 중년의 가장들이겠구나.

그 때 어른들은 이제 노년이 되었겠구나.

어떻게 살아왔을까...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 말도 안 되는 폭력의 시대. 이 부패와 부정의.

1980년이 되살아 난 것만 같다.

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아이들은 무얼 보고 배우나...

마침 신문을 보니 학생 자살율이 광주시가 전국에서 가장 높단다.

소설 <소년이 온다>와 겹쳐졌다. 

아직 아프구나... 부모들도 교사들도...

 

 

 

 

 

 

 

 

 

 

 

 

 

 

'책과 영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옆으로 간 사회복지 비판(학지사)  (0) 2015.08.11
발달과 교육  (0) 2015.07.23
이상한 책  (0) 2014.09.10
휴가지에 들고 가시라고  (0) 2014.07.31
존엄   (0) 2014.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