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길 위에서 읽는 시'

샘연구소 2017. 5. 24. 22:44

여행 작가 김남희의 책, 

<길 위에서 읽는 시>

문학동네(2016)



너무나 많은 것들


                                                              앨런 긴즈버그(Allen Ginsberg, 1926~1997)


너무나 많은 공장들

너무나 많은 음식

너무나 많은 맥주

너무나 많은 담배

너무나 많은 철학

너무나 많은 주장

그러나 너무 부족한 공간

너무 부족한 나무


너무나 많은 경찰

너무나 많은 컴퓨터

너무나 많은 가전 제품

너무나 많은 돼지고기


회색 슬레이트 지붕들 아래

너무나 많은 커피

너무나 많은 담배 연기

너무나 많은 종교

너무나 많은 욕심

너무나 많은 양복

너무나 많은 서류

너무나 많은 잡지


지하철에 탄 너무나 많은

피곤한 얼굴들

그러나 너무나 부족한 사과나무

너무나 부족한 잣나무


너무나 많은 살인

너무나 많은 학생 폭력

너무나 많은 돈

너무나 많은 가난

너무나 많은 금속 물질

너무나 많은 비만

너무나 많은 헛소리

그러나 너무나 부족한 침묵


김남희 작가가 오래도록 못 만날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골라준 28편의 시들에 여행과 독서의 추억을 달아서 낸 책이다. 

인용된 시 하나하나가 다 좋다. 

그리고 작가의 글 또한 많은 깨달음과 울림을 준다.

곁에 두고 있으면 읽었던 구절들이 수줍음 많이 타는 소녀같은 김남희씨의 조용조용하면서도 낭랑한 목소리로 들려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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