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습작의 힘

샘연구소 2020. 7. 1. 11:45

습작의 힘.

'작품'이라 하지 않고 '습작'이라 한다.

그러나 습작이 없이 작품이 가능할까.

 

끝없이 반복하는 시도. 습작.

붙잡고 탐구함. 


무언가를 붙잡고 집요하게 매달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가 그렇게 많이 여러번 그리려고 붙잡은 것이 아니라 그가 그 어떤 것에 붙잡힌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재능이고 타고난 본능이다. 

 

반 고흐 작 감자먹는 사람들(1885) -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고흐는 1884년 말 이후로 몇 년에 걸쳐 이 감자먹는 사람들 그림에 집착했는데 무려 습작이 56점이나 된다고 했다. 그림으로 그려지지 않고 머리속에서 그리고 지운 것은 또 얼마나 될까. ​

 

난 이 그림이 잘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림은 투박하고 어둡고 거칠다. 캔버스가 85X114라고 하는데 고흐 작품 중에 큰 편에 속한다고 한다. 미술전공자들의 포스팅을 읽고 이 작품이 고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못생긴 감자와 허름하고 어두운 농민의 집, 거친 손, 무감각한듯한 표정, 노동 후의 피로, 가난한 식탁, 둘러앉아 자아내는 무엇, 감자에서 피어오르는 김... 등 의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는 평면 위의 색과 빛과 선의 조합.

고흐는 그것을 부단히 탐구한 것이다. 그것을 밀레의 만종이나 이삭줍기처럼 그렸다면 우리에게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노동하는 가난한 서민의 삶은 이렇게 표현되어야 마땅했다.

 

다시, 습작의 힘. 아니, 습작의 '두께'

 

고흐의 수많은 '감자먹는 사람들' 그림을 두고 개인에 따라 선호를 가질 수는 있지만 어느 것이 더 잘 그렸다 못 그렸다 평가할 수 있을까. 습작이 없었다면 완성작은 불가능하다.

 

누군가 말했다. 1980년대 한국의 아이들이 있는 집집마다 피아노가 놓이고 피아노 안 배우는 아이가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명훈, 백건우, 최근의 조성진, 손열음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했지만 어려서 피아노를 배웠고 지금도 피아노를 가지고 있으며(집이 좁아서 미술학원에 맡겨두고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배출과 감상 문화에 일조했다.  

 

​우리는 흔히 드러난 화려한 성공과 성취를 칭찬하고 숭앙한다.

에디슨이 99%의 노력이라고 말한 천재의 요소도 이런 것일 게다. 사실 그가 말한 것은 의지로 하는 '노력'이라기보단 바로 1%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떼낼래야 떼낼 수 없는 집요한 탐구의 '붙잡힘'이다. 수십, 수백번의 '습작'을 가능하게 하는 힘. 그리고 그 98번의 혹은 99번의 크고 작은 실패와 보완의 과정을 지지해주는 조건이나 사람이 없다면 1%의 천재성은 땅 속에 묻히거나 그냥 공기중으로 사라질 것이다.

 

99%의 보이지 않는 붙잡힘과 표현되지 않은 끄적임들, 보통의 삶과 실패한 경험들이 배려되고 격려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947410&cid=46702&categoryId=46753

감자먹는 사람들

《감자 먹는 사람들》은 반 고흐가 그린 초기 회화들 가운데 비교적 큰 사이즈에 여러 사람을 그려 넣은 최초의 그림이다. 이 무렵 반 고흐는 밀레처럼 농촌의 애환을 그리는 ‘농민 화가’가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 구차하고 조악한 농부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그림에 진실을 담으려 했다. 그는 테오에게 이렇게 써 보냈다.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민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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