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시험이 시행되었다. 그리고 지난 5월 13일(금)-14일(토) 양일간 제7회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시험 합격자 대상 직무연수가 있었다. 나도 아픈 다리를 쩔뚝거리며 가서 의자에 앉았다 섰다 하면서 한 과목을 강의하고 왔다. ㅠ.ㅠ (죄송하다...)
학교사회복지사 시험은 학교사회복지학회, 학교사회복지사협회가 주관이 되어 시작하였고 사회복지사협회도 간접적으로 참여하여 자격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동관리하고 있다.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시험이 왜 필요하며 어떤 사람을 선발하는 시험인가?
발단은 약 10년전 최초로 사회복지사가 복지기관도 아닌 학교에 '객(손님)'으로 들어가서 학생들을 권리의 주체로 대우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돌봄과 교육기회의 보장을 위해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사회복지사 석사 이상과 사회기관에서의 직장경험을 두루 갖춘 사람이 학교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습생들도 모두 대학원생이었다. 그러나 2003년 교육복지투자사업의 실시, 2004년 전국적 학교사회복지 시범사업 실시로 학교사회복지사에 대한 인력수요가 갑자기 급팽창하면서 이 준비과정이 무산되고 전문대나 4년제대학 또는 싸이버대학 등 학점인증 평생교육과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회복지사(2급) 자격을 가진 인력이 학교에 일자리를 얻었다.
그러나 막상 '학교'라는 직장에 대한 선망 반, 아동청소년에 대한 사랑과 열정 반으로 들어간 학교는 그리 쉬운 일터가 아니었다. 교육복지사업이든 학교사회복지사업이든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이었을 뿐 아니라 학교조직에의 안착도 버거워했다. 게다가 나이라는 위계구조가 확실한 학교조직에서 젊은 사회복지사는 실습생이나 행정보조인력 취급을 당하는가 하면 제법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례를 의뢰받으면 오히려 제대로 배운 적도 실습을 해본 적도 없는 사회복지사들은 당황하고 손을 쓰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요즘 교사의 평균연령은 40세가 넘는다. 석사이상의 학력자도 35% 정도에 달할 정도이다. 이러다보니 학교사회복지사들이 학생복지의 전문가라든가, 부적응학생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는 명색이 무색해질 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학교에서부터 학교사회복지론을 제대로 배우고, 현장실습을 거친 사람들은 활개치듯 신나게 사업을 펼쳐갔고 학교장 및 교사들로부터의 신뢰도 탄탄했다.
결국 문제는 최종 소비자인 학생에게 돌아가는 서비스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전문직 윤리와 책임감, 그리고 국책사업의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인력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아울러 사회복지계의 자존심도 있었다. 이에 학교사회복지학회와 학교사회복지사협회가 공동으로 발벗고 나서서 학교사회복지에 뜻을 둔 사회복지사들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전하게 하고 또 어느 정도 수준에 달한 인력을 보증해주는 장치로서 자격시험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시험에 응시하려면 우선 사회복지사1급 자격이 기본이다. 그리고 학교사회복지론과 아동청소년복지론 혹은 교육학관련과목 중 하나를 이수해야 하며 학교현장에서의 실습경험이나 실무자로 근무한 경력이 필요하다. 응시자격은 해마다 약간씩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응시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때그때 학교사회복지사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여야 한다. 시험은 필기시험과 구두면접시험으로 하루 종일 치러진다. 필기시험은 교육학은 제외하고 학교사회복지론과 아동청소년복지론 중에서 제출된다.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사회복지사1급 시험보다는 합격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 올해에는 학교사회복지론에서 3명의 만점자가 나오기도 했다.
시험에 합격하면 약 2일에 걸쳐 진행되는 직무연수를 이수해야 한다. 현장에 바로 직결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최고의 강사진들이 학교사회복지사들을 격려하고 자신감을 빵빵하게 넣어드린다. 연수를 모두 마치면 비로소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받는다. 올해 약 100명 남짓한 사람들이 합격하여 지금까지 총 700명(정확한 숫자는... 협회에 물어봐야겠다)에 가까운 자격자가 배출되었다.
이렇게 힘들게 준비하고 공부하고 시험치르고 교육받아서 받은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증. 얼마나 쓸모가 있느냐고 묻는다. 글쎄. 국가자격증이 아니니 아직 어디에 필수조건을 달 수는 없다. 사회복지사협회에서 정신보건사회복지사처럼 의료사회복지사와 함께 전문사회복지사 자격제도로 추진중에 있는데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해서 아직 국가자격으로 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학교장들이 사회복지사를 채용할 때 자세한 내막을 모르므로 2급, 1급, 학교사회복지사 등의 자격은 그리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결국 누가 알아주느냐 보다 자신의 문제라고 본다.
자격을 목표로 하여 수년 동안 공부하고 관심을 두고 준비하여 시험보고 자격을 얻은 사람과 어찌어찌 하다가 사회복지사가 되어 학교에 들어간 사람. 어찌 다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준비하여 얻은 자격증은 단순한 종이쪽지가 아니라 나의 자부심이고 유능감의 표상인 것이다.
올해 긴 과정을 마치고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한 후배님, 동지들에게 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대들의 앞길에 놓인 가시밭길과 영광의 면류관에도 눈물의 박수를 보낸다.
함께 가자! 이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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