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가까운 친구나 가족, 이웃이 슬픔과 괴로움에 시달릴 때 나는 별로 해줄 것이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
힘든 이에게 무엇이 위로가 될까?
누군가 한참 힘들어할 때
"다 잘 될 거야", "괜찮아, 나도 이해해", "나도 아파봐서 아는데..." 같은 위로의 말이나
성급하게 끼어들어 그 아픔을 '치유'하려는 시도는 그리 반갑지 않다.
정말 힘들 땐 남들의 위로가 '위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위로가 오히려 당사자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외부로 문을 닫아버리게 할 수도 있다.
또, 충분히 애도하지 않은 채 '치료'를 받는다면 그 상처는 더 깊은 곳으로 웅크리고 숨어들어 남게 될 수도 있다.
가난한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가정방문에서 만난 반지하방과 다세대 주택의 한부모, 조손가정의 아이들,
그리고 내 가난한 친구들을 생각한다.
가난을, 이혼을, 가정폭력을, 질병과 장애를,
학습부진을, 학교부적응행동을, 왕따피해를,
교사들의 무시와 차별, 부당한 처사를
그리고 실직이나 사업실패, 사회에서의 낙오를
'위로'하기는 참 곤란하다.
며칠 전 별로 친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친구가 까칠한 내 문자메시지에 답장을 보내왔다.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난 깜짝 놀랐다.
발목 다친 것이 원인이 되어 몸과 마음이 다 아프면서 식구들과 친구들에게 짜증을 내고 밀쳐냈지만 속으론 '위로'받고 싶었던 거다. 그래.. 내 딸들이 아플 때에도 난 대신 아파주고 싶었다.
때로는 위로의 말이나 표현보다도
함께 분노하고, 싸우고, 함께 아파하고, 굶어주고, 말없이 곁에 있어주고, 조용히 눈물 흘리는 것이
더 위로가 된다.
아니, 차라리 어떤 말, 몸짓이나 표정 자체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오늘은 성남시 학교사회복지사업 학교에 결국 사업종결 공지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들의 분노와 슬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잠시 학교사회복지사에게 마음을 기댔던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나도 성남 야탑역에 나가봐야겠다.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성남시 학교사회복지사들
(사진 출처: 성남 투데이)
http://www.sntoday.com/sub_read.html?uid=18003§ion=section10§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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