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멘토링 효과의 매개물

샘연구소 2011. 8. 15. 21:21

바야흐로 청소년 멘토링의 전성시대인 듯 하다.

내 생각엔 우리 학교사회복지사들이 학교 기반 아동청소년 멘토링을 거의 한국 최초로 시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때가 2002년 무렵일 것이다. 

 

지금은 학교와 교육청뿐 아니라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쉼터, 교정시설... 어디서나 조금 뒤쳐지거나 소외된 아이들에게는 어김없이 멘토가 붙어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멘토링의 기간은 처음엔 1년이었으나 대학생들이 주로 멘토로 활용되면서 한 학기(4~6개월) 또는 방학기간 중으로 단축된 곳이 많다. 

 

학습, 문화체험 등을 매개로 10대의 초등학교나 중학교 아이들이 대학생이나 성인을 만나 관계를 맺고 '함께' 대화하고 무언가를 여러 달 꾸준히 해나가면서 아이들은 사회성과 자존감이 향상되고 성적이 오르거나  학교생활 태도가 좋아지기도 한다.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가 운영하는 산촌지역 멘토링의 활동모습)

 

 

이런 멘토링의 효과에 대해 지난 2010년 봄, 박현선 교수님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위험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의 효과분석: 프로그램 과정산물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사회복지연구>지에 게재되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참여는 역할모델의 관계 증진도움요청지향성의 향상이라는 과정산물변화를 가져왓고, 이는 다시 학교생활 흥미와 학업태도 개선이라는 학교적응산물증대자아존중감과 자기유능감으로 구성된 심리적 적응산물강화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구조방정식으로 경로를 분석한 모형분석 결과)

 

 

어떤 멘토링이든 멘토링을 통해 달성하려는 소기의 목적한 결과(학교적응산물인 학교생활 흥미와 학업태도의 개선, 심리적 적응산물인 자존감과 자기유능감의 강화)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간에 멘티인 학생이 (대학생인) 멘토를 역할모델로서 관계를 맺고, 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신념과 태도를 습득할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더 풀이하면 아이들이 멘토에게 호감을 갖고 닮고 싶어하며 보고 싶어하게 되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나 교사, 친구에게 하지 못했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실제로 도움을 얻을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멘토에 대한 사전교육과 중간중간의 수퍼비전이 중요하다. 또, 좋은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운영하며 지원하는 것도 멘토링 관리자의 일이다.


사실, 함께 하는 어른을 역할모델로 바라보고, 공부나 다른 도움을 요청하면 그가 나를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여 믿게 되는 관계는 비단 멘토링뿐 아니라 교사, (학교)사회복지사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이 논문이 밝혀낸 것처럼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면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고 바라보고 싶은 '내 편'인 어른이 되도록 진실되게, 정성껏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우리는 과연 그런가?  


그러나 논문을 읽는 내내 다른 많은 의문들도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멘토링이 가난하고 소외되고 불쌍하고 문제가 많아서 그런 아이들에게 멘토를 '붙여주는' 게 아니라, 혹은 방과후에 할 일이 없거나 나쁜 짓을 할까봐 아이들에게 싼값으로 대학생에게 무료 과외를 시키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아이들이든, 대학생이든 무엇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이 나는 싫다. 사람이 수단이 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멘티인 아이도 대학생 멘토도 그 자체가 목적이 되려면 멘토링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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