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초등캠프

샘연구소 2011. 8. 14. 19:13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동안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 약 50명과 함께 하는 캠프를 하고 왔습니다.

한참 활기차고 호기심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다보니 저희 연구원들과 청년활동가들도 모처럼 힘이 울끈불끈 솟아오르는 4일이었습니다.

 

이들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에 좀 뒤진다거나 주의집중이 잘 안 되고 친구들과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개구장이들이었습니다. 한 학기동안 지도교사와 놀토나 방과후에 공부도 하고 00치료 프로그램도 받고 그러면서 늘 만나던 친구들이죠.

 

여름방학을 맞아 이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까 한참 동안 담당 장학사님과 또 우리 연구원들과 궁리한 끝에 "한 학기 동안 쌓인 학습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새 힘을 얻어서 2학기를 출발할 수 있게 하자, 주눅든 마음에 자신감과 행복감을 불어넣어주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문제는 숙박장소였지요.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롭고 공해없는 자연 속 캠프장이 어디일까... 찾던 중 양평 끝자락 농촌의 체험마을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닥쳤습니다. 태풍 끝의 비가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죠. 하지만 하늘이 도우셔서 우리는 정말 날씨 덕을 많이 보았답니다.

 

캠프의 첫날은 한 학교에 모여서 '사전모임'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캠프에 대한 호기심과 동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진행할 우리 연구소 선생님과 학생들, 또 서로 다른 학생들끼리 사귈 수 있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비가 적당히(^^) 와주어서 에어콘, 선풍기 필요없이 강당안이 서늘했습니다. 학생들과 몇 가지 프로그램을 하면서 서로 얼굴과 이름을 익히고, 학생들의 특징을 세심히 관찰했습니다. 인솔교사들과도 사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캠프 날! 전날 밤에도 저는 마치 처음 수학여행가는 학생처럼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날씨 때문이었지요... ㅎㅎ;;  4개 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을  2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출발! 쑝~~

 

도착하자마자 배불리 밥을 먹고 바로 농촌체험에 들어갔습니다. 감자캐서 내가 캔 감자 쪄먹기, 감자전 부쳐먹기, 옥수수 따서 쪄먹기, 맨손으로 송어 잡아서 즉석에서 회 먹기(으으... ㅠ.ㅠ), 물놀이, 머드팩, 곤충관찰, 시골의 깜깜하고 조용한 밤길 산책... 으로 하루를 빽빽하게 채워갔습니다.

 

저녁에는 학생들의 집중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진행했습니다. 평소에는 짖꿎고 말썽꾸러기인 학생들의 놀라운 상상력과 창의력에 넘어갈 뻔 했습니다. 여학생들의 풍성한 감성에도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잠자기 전과 아침 기상 후에는 자기 자신과 다른 친구, 선생님을 칭찬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이들이다보니 칭찬/감사 나눔 후 급 친절해지는 과정을 목격하기도... ^^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아이들과 우리 연구원들은 시골 체험에 완전 신이 났지만 학교에서 나오신 인솔교사 선생님들과 장학사님은 늘 '안전! 안전!'을 강조하셔서 서로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선생님 한 분이 살신성인! 아이를 도우려다가 비탈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벌집을 건드려 벌에 왕 쏘이셔서 몸으로 안전제일을 보여주셨습니다. ㅠ.ㅠ 알고보니 그 선생님은 벌 항체가 있는 듯 아무렇지도 않더라는 것!

 

저는 발이 여전히 불편해서 약통을 지키며 본부에서 머물렀지만 물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새벽 3시무렵까지 마당의 정자에서 불침번을 서면서 하루동안의 사진도 정리하고 나방들, 밤고양이들과 사이좋은 명상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는 스멀스멀하다가 그치고 날씨가 청명해서 아주 즐거운 시골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갈 시간이 되니 아이들은 갑자기 지쳐서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땡볕에 날도 무더웠지만 돌아갈 일을 생각하니 걱정도 되겠지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아름답고 푸근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연구원들은 캠프 전날의 합숙에 이어 해산 후 합숙을 하면서 캠프의 의미와 전 일정, 모든 아이들에 대한 관찰, 교육문제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누고 우리의 가치를 지켜가는 캠프를 더욱 발전시켜보자고 다짐하였습니다! ^^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경청하고, 함부로 지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참고 기다려주고, 하나하나 배려해주는 모습, 스스로 즐기고 우리끼리도 존중하고 행복해하면서 자연과 이웃과 함께 하는 우리 연구원들의  모습이 아이들을 잘 키우는데 의미있는 한 조각으로 끼워졌으리라 자부합니다.

 

몇 달 전부터 함께 연구하고 준비해서 기간 내내 수고한 방, 좌, 황 연구원님!

그리고 24시간 아이들과 밀착해서 에너지를 산화해주신 자랑/사랑스런 청년활동가 홍, 이, 박, 허, 지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사전캠프 시작 전!

 

모두가 조별활동에 열심...이지만 역시 몇 친구들은 장난 중. ㅎㅎ

 

저 뗏목 뜨려나?  아이들 강제노동 시키는 거 아닌감? ^^

 

양손바닥을 펼친 것만큼 큰 형형색색의 나방들... 싫어...ㅠ.ㅠ

 

... 우리와 함께 캠프에 참여한 맹도견 예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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