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아이 잡는 공부 압박

샘연구소 2011. 12. 4. 12:34

부모, 교사, 학원 등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심하게 공부 잘하라고 강요한 나머지 참지 못한 아이들이 사랑하던 부모나 교사에게 폭행을 하기도 하고 방화,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또 많은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과 사회구조 속에서 더 이상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연초에 있었던 세계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조사결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삶의 만족도는 약 54% 수준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량은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외국은 어떨까? 

OECD 국가들의 평균은 약 85%였다.  

그리고 삶에 대한 만족감, 행복하다는 느낌은 초등학교에서 가장 높고, 중, 고교로 올라갈수록 낮아진다. 더 넓게 남들과 사회를 보게 되면서 자기 위치를 깨닫고 좌절하기 때문이다.

 

여러 해 전에 한 친구가 아이들의 자존감 검사를 했다. 강서구의 가난한 지역과 강남구의 부유한 지역에서 각각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물었다. 결과는 의외였다. 강남구의 유명 초등학교 아이들의 자존감이 낮고 우울감이 높았다.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칭찬을 들어보지 못했어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아이들 중 몇몇은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대답했다.

 

친구 중 하나는 강남에 진입하지 못한 강북의 최남단이라는 광진구의 아파트 밀집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아이들 중 많은 수가 우울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몇은 심각하게 자살생각을 했고 부모가 교육문제로 심하게 다투거나 이혼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 아이는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지난 11월 말에 한 고교생이 심하게 공부를 강요하면서 오랫동안 아이의 마음과 몸을 괴롭힌 엄마를 살해한 일이 뒤늦게 밝혀졌고 아이는 구속되었다.

작년 10월에도 한 중학생이 평소 에술에 관심있지만 부모가 판검사가 되라며 공부만 강요해서 홧김에 불을 질러 가족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한 고등학생은 학교생활을 잘 하라고 나무라던 엄마를 때려서 숨지게 하기도 했고 어느 대학생은 성적표를 보고 꾸짖는 아버지를 살해했으며 어떤 유학생은 가족을 살해해달라고 청부살인을 의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1991년에 UN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한 이후 정기적으로 아동권리 현황을 보고하고 감사를 받고 있다. 이 조약은 일종의 국제법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대통령이 비준한 FTA가 한국과 미국간의 국제조약이라면 아동권리협약은 전세계에서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비준한 보편적인 국제법이다.

 

UN아동권리협약 규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5년마다 보고서를 내고 심의를 받고 있다. 그래서 1996년에 1차, 2003년에 2차 보고서를 냈고 올해 3, 4차 통합보고서를 제출하고 심의를 받았다.  그 결과에서 이전과 유사한 지적이 나왔다.

 

즉, 

"아이들이 심각하게 경쟁적인 교육시스템에 놓여있으며 공교육 교육과정 외의 추가적인 사교육에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아이들이 심각하고 과다한 스트레스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겪고 있음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UN이 친절하게 지적해주지 않아도 도처에 그 증거들을 보고 있다.

그런데도 열심히 이 미친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

 

 

나는 가끔 학교에 학부모 교육을 나간다.

대개의 학부모 교육 주제를 보면 공부시키는 요령, 입시요령, 아이에게 공부시키기 위해 잘 대화하는 요령등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정 반대로 강의를 한다.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 어린 시절 학교도, 학원도 아닌 엄마 아빠가 해줄 수 있으며 마땅히 아이에게 해주어야만 하는 경험들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살아갈 30년후의 세상이 어떨지, 지금 대학과 졸업후의 생활이 어떨지, 학원이 얼마나 사기극인지... 등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여러 읽을 책들도 추천하고, 학교 도서관에 구입하도록 하고, 학부모님들에게 내 강의 내용을 퀴즈로 복습하면서 맞춘 분들에게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만든 소책자들을 선물로 드리기도 한다.

아이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이론도 소개하고 교육복지의 의미와 관련 사업도 소개하며 마을이 모두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함을 설명한다.

 

내가 어렸을 땐 여자들은 공기놀이, 만화책 보기, 종이 인형놀이들을 많이 했다. 그리고 사춘기 이후에는 열심히 공부했다. 남자아이들은 엄마가 부를 때까지 밖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다치면서 뛰어놀았다. 그리고 엄마들은 손수 지어 올리신 조촐한 밥상으로 우리들을 초대해주셨다. 부모님은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셨지만 그보다도 더 정의롭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근면하고 절약할 것을 강조하셨고 그렇지 못할 때 두렵도록 엄하게 다스려주셨다.

 

아이들이 공부에 시달리지 않기를 바란다.

정말로 중요한 공부를 위해 신나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부모들도 아이들이 100살을 살면서 어린 시절 마음 안에 담아야 할 진정한 공부가 무엇일지, 공부의 마음밭을 어떻게 일구어줄지 고민하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좋은교사 대표를 하던 송인수 선생과 학부모운동을 하던 윤지희 선생이 둘이 사교육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전쟁을 시작했다. 아이들과 교육을 사교육 전쟁에서 살리자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모두모두 www.noworry.kr 가입하고 후원하고 함께 실천했으면 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펴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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