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5월 교복소풍

샘연구소 2012. 5. 15. 01:13

5월 정기 연구원모임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멀리서 매월 상경하는 연구원을 배려할 겸 타지방 사람들이 남도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전주!

 

첫날 저녁식사는 근사한 간장게장!

그리고 빈센트라는 아담하고 소박한 커피전문점에서 디저트커피!

그리고 숙소로.

바람은 적당히 덥지도 춥지도 않고 선선합니다.

전주시내를 흐르는 물 적은 강위 다리를 건너니 바로 한옥마을입니다.

2004년 교과부 사업으로 학교사회복지사 파견사업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해온 동지의 집에서 묵기로 하였습니다.

숙소에 든 시간이 10시경.

그때부터 세미나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주제는 발달론.

정신역동, 행동주의, 인지이론을 일사천리로 꽤뚫었습니다.

발제자에게 되물었습니다.

- 왜 모든 심리학과 발달론은 프로이드에서부터 시작할까요?

- 왜 행동주의 이론이 생겨났을까요?

- 과연 피아제의 인지이론은 신뢰할만한, 타당한 이론일까요? 어디까지?

교재의 저자는 많은 부분을 인지이론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육학이나 사회사업학, 상담학 등은 인지이론에 기초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이어서 마르크스.

사회복지만 공부한 이들은 어리둥절, 오리무중, 사면초가... 도무지 하나도 모르겠고 말도 어렵고

마음 속은 왠지 불편하고 불안하고 두려운 기운이 스멀스멀...

대학시절 사회학을 전공한 동지들이 신났습니다.

1999년 말, 영국 BBC 방송이 지난 20세기에 가장 훌륭한 학자가 누구냐고 저명 지식인들에게 물었을 때 그 첫째가 마르큿, 둘째가 프로이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두 사람을 하루에 해치우려다 보니 보통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토론했습니다.

사회복지가 왜 생겼나. 어떤 불편과 어떤 필요때문에? 마르크스는 누구인가?

그는 우리처럼 누구보다도 가난하고 힘없는 근로자(노동자), 아이들을 가슴아프게 바라본 뜨거운 휴머니스트였습니다.

또한 고대철학으로부터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 정치학을 넘나들며 꽤뚫는 논리를 개발한 사람이었죠. 최근 유행하는 말이 '통섭'인데 이미 그가 그 선구자입니다.

또, 그는 '공산주의'를 신봉한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공산주의를 연구하고 설파하려 했다기보다는 일해도 점점 더 가난하고 힘들기만한 사람들을 '오래', '자세히' 보다가 그 구조인 자본주의와 자본의 생태를 연구한 '자본주의'학자였습니다. 

오늘날 한국에서 학생들의 인권과 복지, 진정한 배움과 깨달음의 교육을 바라는 우리들에게

마르크스는 어떤 의미일까.

...

마지막으로는 죤 듀이였습니다.

산만한 교재를 잘 정리해서 함께 교육의 의미에 대하여 오래 토론했흡니다.

그것은 먼저 공부한 발달학이나 사회이론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새벽 3시가 넘었습니다.

겨우 4시경에 일부가 잠들고 몇몇은 더 긴 시간을 이야기로 보냈습니다.

음냐...

 

 

 

그리고 아침은 동지의 어머니가 손수 끓여주신 콩나물국과 김부각, 묵은 김치, 도라지와 우엉 고추장무침... 같은 것들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어야되나?  먹던 손 내려놓은지 얼마 안 됐는데... 하는 사람도 있었구요.

두시간쯤 잤는데 서울서 대구가면서 기차에서 졸고 나서 세수 안 하잖아요? 세수 해야되나요? 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맘대로 하세요... ^^

 

아치 햇살이 눈부셨습니다. '찬란한' 아침!

 

 

다같이 정리하고 나가서 천변을 산책했습니다.

아무렇게나 자란듯 무성한 천변의 야생화숲이 너무나 아름답고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었습니다.

전통정자 모양 건축물을 얹은 돌다리를 건너 한옥마을로. 하나하나 가게 문이 열리고 노점들이 조금씩 좌판을 펼칩니다.

경기전을 다 돌아보고, 체험도 해보고, 전동성당도 들러봅니다. 마침 결혼식이 있군요.

그냥 이것저것 구경하며 걷는 길, 삼삼오오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걷는 길이 너무나 좋습니다.

그래도.. 좀 힘드네요.

 

 

작은 식당에 들어가 '소바'와 돈까스로 점심식사.

인기가 만점인 식당인가봐요. 자리가 꽉꽉..

그리고 성심여중고 등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걸어서

한옥들 사이로 골목을 지나 숙소 근처의 이닥이라는 카페에 갔습니다. 한옥 카페 안에는 텐트를 친 자리도 있고 다락방도 있어요.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우리는 또 차를 마시며 신나게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습니다.

조금씩 졸려워옵니다.

오후 2시가 되었어요. 갈 길이 먼 분들이 있으니 일어서야지요...

 

 

키낮은 한옥집들 사이사이로 걷는 동안 파란하늘과 하얀구름이 우리를 지켜보았어요.

산들바람이 우리를 밀어주었어요.

밝은 햇빛이 우리를 칭찬해주었어요.

전주 한옥마을. 참 아름답고 재미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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