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교육복지실과 교과교실제

샘연구소 2013. 3. 1. 07:01

교육복지실(학교사회복지실)이란?

 

기능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교육복지 업무를 처리하는 행정실

: 교육복지사/ 지역사회교육전문가/학교사회복지사가 상주한다. 그래서 1억여원~ 5천만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상의하려는 방문객과 전화를 담당한다. 또 매일 전개되는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와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 수업 중 찾아오는 상담사나 유관기관 담당자들이 대기하고 회의하는 공간이다.

- 그러려면 일정정도의 공간 넓이가 필요하다. 적어도 교실 1/2 칸은 되어야 이러한 행정적 기능을 감당할 수 있다. 구비기자재는 책상과 책꽂이, 서류함(장) 외에도 활동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장, 회의용 탁자와 의자, 원활한 회의를 위한 기자재(스크린-빔프로젝터나 다기능 텔레비전, 컴퓨터, 전화기, 인터넷 연결, 교사들과의 직통 메신저, 냉장고, 개수대, 창고 등)가 필요하다.

 

2. 아이들에게 '교육복지'를 느끼고 체험하게 해주는 학생복지실

: 아이들에게 교육복지를 이론적으로 개념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체험하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옳고 또 그렇게만이 전달될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은 언제든 찾아와도 편안하고 안전하고 따스한 열린 공간. 여기서 아이들은 아무리 어려도 '복지'라는 것을 오감으로 체험하고 복지가 좋은 것임을 지식으로 간직하게 되며 그 자신 스스로 앞으로도 복지를 찾고,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학교 안에서 경쟁적인 입시교육이 스트레스를 조장하는 곳에서는 학생복지실 또는 학생카페의 의미와 역할이 특별하다. 아이들은 별도의 상담 대상자로 불러서 만날 때보다 이곳을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교육복지프로그램에 접하고 복지사를 '내 편'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런데 학교에 따라서는 교육복지실이 공간을 얻지 못하는 학교들도 있다.

특히 강원도의 몇몇 곳을 다니며 그 어려움의 이유가 '교과교실제'임을 보며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벽지근무로 2년 내외를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교실을 하나씩 맡아서 거기에 늘 계신다. 아이들은 대학생 처럼 시간마다 이교실 저교실로 옮겨다닌다. 대개 그런 학교들은 교장실도 무지 넓다. 하루중 대부분을 비어있는 교사용 회의실도 넓다.

그런데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있을 곳이 없다. 복도를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화장실에 모여서 떠들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담배생각이 난다. 그나마 날이 좋을 땐 괜찮은데 비오는 날, 눈오는 날, 추운 날엔 정말 딱하다.

겨울에 가보니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아이들이 복도에 모여서서 웅성거린다.

그러니 교육복지실을 만들 공간도 없다. 겨우겨우 해서 어느 구석진 어두운 곳에 교실 1/4 공간을 차지하기도 한다. 이건 뭐 창고도 아니고...

교무실이나 상담실에서 근무하는 교육복지사들도 있다.

 

아이들을 인간 취급도 하지 않는 이런 학교에서 교육복지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런 학교에서는 복지실의 기능을 논할 수조차 없다. 하긴 전교생이 복도에서 헤매는 학교에 복지실을 연다면 더 골치고리가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이 너무 몰릴 테니까. 그래서 아예 안 열거나 아주 좁게 하는 것인가?

 

넓고 넓은 교장실과 각 교사가 교실 하나씩을 차지하는 교과교실제는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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