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또 신문기사에 청소년 자살이 떴다.
10대 여학생 2명 동반 투신
- 부모이혼, 가난, 친아버지한테 성추행까지
- 대구 아파트 11층서 뛰어내려 사망
15살의 중학교 졸업한 아이와 고1을 다니다가 중퇴한 아이가 둘이 함께 아파트 복도 창문에서 몸을 던졌다.
그렇게 갔다.
나는 이 기사를 오려두고 또 대구구나.. 했다.
그리고 이튿날 다시 읽으며 생각했다. 아마 한 아이는 초등학교 3,4 학년 무렵에 또 한 아이는 6학년 쯤에 부모님이 이혼하신 듯 하다. 그전부터도 그 이후로도 계속 가난했다. 그리고 외롭고 괴로운 사춘기를 지나왔다.
늘 같이 따라오는 빈곤, 이혼, 아동학대.
왜 고1일까?
아마도 이 아이들은 그나마 초, 중학교 때는 교육복지학교를 다니지 않았을까?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대구에서도 많은 빈곤지역에서 교육복지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아마 이런 저런 관심을 받고 그나마 힘든 시기를 지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교에는 교육복지사업이 없다. 교육복지사가 없다. 교사가 아닌 아이를 인간으로, 청소년(또는 아동)으로 봐줄 사회복지사가 없다. 특히 대구의 고등학교들은 더 경쟁적이고 교사들의 압박이 강하다고 한다.
고1. 이제는 세상이 더 넓게 더 잘 보인다. 이제는 미래가 더 훤히 보인다.
그런데 내 삶은 내 주변은...
그래서 결심했을까?
오늘 아침 드디어 나는 꺼이꺼이 울며 아이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외로웠니.
어쩌면 비슷한 이런 아이들은 학교에서 거친 언행으로, (자기도 모르게) 교칙을 위반하고 교사와 갈등을 통해 속의 분노를 표출했을까?
그렇고 그런 부모 중 한 분 안 계시고, 돈 없는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며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며 세상을 향해 침을 뱉었을까?
교실 한 켠에 조용히 쭈그리고 앉아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하며 숨죽이고 살아왔을까?
밤마다 지긋지긋한 방의 천장을 바라보며 또는 꼬질꼬질한 벽지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을까?
그런데도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아이가 조용하면 '몰랐다'고 아이가 문제행동을 했으면 '상담하고 지도해도 안 됐다'고 둘러대겠지...
상담사나 사회복지사들은 이런 아이들을 잘 찾아내고 있을까? 소통하고 있을까? 수많은 SOS 신호를 잘 읽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