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불평등 사회

샘연구소 2013. 3. 2. 10:05

요즘 살만 하신가요?

장보기가 두렵다. 야채 과일을 좋아하는 저는 장보러 갔다가 우유랑 양배추만 사들고 돌아왔다. 채소값이 장난이 아니다.

전기요금도 올랐단다. 지갑과 통장은 점점 가벼워지고 삶의 무게는 점점 짊어지기 힘들어진다.

사실 이건 최근의 일만이 아니다. 요 몇 년째 서민들은 살림살이가 힘들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학교에서 보면 교육복지 집중지원대상이 될만한 어려운 아이들이 늘어난다. 전보다 더 살기 힘든 애들이 많다. 힘든 애들이 더 외곽으로 시골로 전학가면 그 자리에 전입 오는 학생은 더 어렵고 거의 90%이상 결손가정의 아이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기초수급권자 자격기준이 까다로운지 법정 수치는 오히려 낮아지고 교육복지사업 대상학생수도 수급권가정 학생수 기준으로 되어있다보니 아이들은 더 힘들어도 사업지속이 불안하다.

 

정부는 경제가 좋아진다, 불평등이 완화되고 있다고 했고 국제비교에서도 그리 위상이 나쁘지 않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며칠 전 동국대 김낙년 교수의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면서 솔깃해졌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75882.html

 

 

그의 연구에 의하면 과거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니계수 산정방식을 국세청 자료를 참고해 보정하니 한국이 OECD 국가들 중에서 칠레, 멕시코, 터키, 미국에 이어 다섯번째로 불평등한 나라가 된다는 것이다.

자세한 산정방식을 알고 보면 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그의 연구 내용을 보면 IMF 외환위기 이후 상위 1%인 상류층의 소득누적집중이 극심해졌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상위 0.1%소득층의 점유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아마도 요즘 국회 청문회에 자주 등장하는 '강부자'들일 것이다.

 

가진 자는 더 부유해지고, 그렇지 않은 자는 가진 것마저도 빼앗기는 세상.

 

내가 요즘 심하게 우울하고  좌절해 있는 이유도 이런 불평등한 세상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탓이 크다.

교육복지, 학교사회복지의 필요성을 외치고, 학교사회복지사들을 격려하고 꿈을 불어넣고 헌신하게 하고, 나 역시 현장에서 월급이나 노동조건이 열악해도 '꿈을 먹고 사는' 사람이라 자부하면서 일해왔지만 10년 일하고 돌아보니 나는 헛 삽질을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가 격려해준 학교사회복지사, 교육복지사들은 나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그래서 미안하고 죄스럽다.

 

나는 전에 교사였기도 하거니와 교육복지를 위해서는 교사들과도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교사단체에도 가입해서 후원하고 간간히 교육이나 활동에도 함께 참여해왔다. 그런데 연말을 지내면서 주변에서 학교사회복지사, 교육복지사(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이 해고의 위기 속에서 분노와 겁에 질려 긴장하고 불안에 떠는데 교사들은 새 학년 새꿈을 꾸느라 활기차다. 나는 너무나 무력하다. 억울하고 슬프다.

 

불평등은 이런 것이다!

 

학생에 대한 사랑은 교사들만이 꿈꿔야 하는 특권인가? 

왜 똑같이 일하는데 교사들은 성과급, 상여금, 정년보장 되며 월급도 수백만원을 받고, 비정규직은 달랑 150만원에 해마다 떨어야 하는가?

있는 집 아이, 도시 아이들은 더 안전하고 많은 공식적 비공식적 지원에 노출되어 공부 잘 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은 유난을 떨며 온갖 연수와 컨설팅, 모니터링, 평가로 조여야만 마지못해 교육복지사 닥달해서 추진하는 교육복지로 지원해야 하는가? 교사들은 그저 '교육복지사가 수고한다'고만 하면 다인가?

 

그래서 요즘은 교사인 친구들, 교사단체 멤버들과도 함께 하고 싶지 않다. 

그들 개인은 좋은 사람들이지만 교사 집단인 그들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인 나는 기득권층과 헛삽질하는 집단으로 구조화되어 있다는 현실이 나를 순간순간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군인과 교사(교수), 공무원들이 손쉽게 기득권층으로 자리잡긴 했지만 교사들도 많은 투쟁을 해서 하나하나 권리를 쟁취해왔다.

우리 학교사회복지사, 교육복지사,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도 착하게 헌신하고 있는다고 마음 편히 일할 날이 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나마 조금씩 나아가고는 있지만 더 궁리하고 더 뭉쳐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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