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 컨설팅을 갔는데 교육복지사(지역사회교육전문가)님이
내가 온다는 것을 듣고 무슨 옷을 입고 갈지 생각해서 입고 왔다고 한다.
내가 연수할 때 외모에 대해 얘기한 것을 들었다고 한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당신이 입고 먹는 것이 당신을 말한다."
군인은 군복은 의사는 하얀 가운을 입는다.
교육복지에서 일하는 실무자에게 적절한 의상은 무엇일가?
검소하고도 품위있고 편한 복장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1. 학교라는 장소에서 교육자 중의 하나로 일하기 때문에
'교육자'스런 복장의 기본을 벗어나선 안 된다.
옷이 그 사람의 권위와 품위를 정한다.
2. 학교에서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
복지실은 대개 교무실이나 행정실에서 먼 곳에 있다.
복지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교무실과 행정실, 교장실을 오가야 한다.
편리해야 한다. 안전해야한다. 학교는 계단이 많으니까.
또 '어른'들과 소통할 때 의상(장신구, 머리스타일)이 나에 대한 신뢰와 인정을 해치게 해선 손해 아닌가.
3. 출장이 많다.
외부기관 회의도 많고 가정방문을 하기도 한다.
특히 가정방문을 할 때에는 더 유의해야 한다.
내가 가난하고 누추한데 내 집을 친척과 이웃에도 공개하기가 부끄러운데
비싼 옷, 화려한 치장을 한 복지사가 온다면
그 첫인상만으로 '나와는 다른 계층/부류구나...'하면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소통이 막힌다.
외부기관 방문시에도 복지사 한 사람의 외모와 태도, 언행이 교육복지 전체에 대한 인상을 좌우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가 교사시절엔
치마를 입지 말고 바지를 입어라(남중이었으므로 아이들이 치맛속을 들여다보는 사건이 자주 발생-기술도 나날이 발전 ㅎㅎ), 치마를 입을 때 이왕이면 아래위 한 벌짜리를 입어라, 짧은 치마는 교생이라도 입지 말아라, 민소매 옷 입지 말아라, 여름에도 맨발은 안 된다, 귀걸이 하지 말아라... 등 여러 규제가 있던 때도 있었다. 심했지...
교사이든 교육복지 실무자이든
너무 화려하고 튀는 의상도 거슬리지만
민망할 정도로 '무한 편한' 의상(머리, 얼굴...)도 난감하다.
지금은 의상에 관한 말을 하면 갈등이 일어나고 문제가 될까봐 교사이든 동료이든 서로 불편해도 말을 삼가다보니
꽤 눈쌀을 찌푸리게 할 정도인데도 아무 대책이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의상도 사실 각자의 상식이고 인격이라 지적한다면 '인격모독'이며 '사생활침해'라고 오해받을 수 있어 나도 조심스럽다.
그러나 교육복지 실무자들이 전문직으로 인정받기 원한다면 일뿐 아니라 이런 부분까지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출근하지 않는 외부 연수 같은 때에는 마음껏 제일 예쁘고 학교출근할 때 못 입은 '튀는' 옷을 입고 가자!
얘들아, 너희들을 미워하는 게 아니란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