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공동체 의식은 어느수준일까? 지식 측면에서는 매우 높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살 수 있는 태도나 행동 능력은 어떨까? 거의 세계 최저수준인 모양이다.
국제교육협의회(IEA)의 자료를 분석한 연구결과, 조사국 36개국 중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청, 배려교류, 협동 능력은 35위였다고 한다.
이런... '홍익인간'이라는 교육기본법의 정신이 어디로 갔지?
하지만 고개가 끄덕여진다.
학교현장에서 보면 아이들은 학교를 다닌 햇수가 많아질수록, 그러니까,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구를 배려하고 협동하기보다는 친구가 경쟁상대이고 친구가 나보다 못해주기를 바라게 된다. 공부 잘하는 친구가 아파서 시험에 결석하면 속으로는 다행이라 생각하고, 공책이나 책을 잃어버려도 절대로 빌려주지 않고, 팀과제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나를 드러내되 고생을 덜하고 남에게는 이익을 주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리고, 친구가 도와달라고 물어도 모른다고 대답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교육은 과연 받을수록 인간이 되는 것인가 인간을 망치는 것인가.
오래 전 장향숙 의원(당시 국회의원)이 그랬다. "난 학교를 안 다녀서 꼴통이 아니야." 또 경기도 혁신학교의 공모제교장으로 학교를 신나게 운영하시고 마을까지 살리신 모 교장선생님 역시 학교를 중퇴했었기에 이런 자유로움과 더불어 일하는 힘이 나온다고 하셨다.
지금 어른들을 봐도 부끄럽다. 내로라는 학교에서 공부한 가방끈이 긴 사람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서 일하는지.
진정한 복지사회란 어떤 것인가? 복지재정이 늘어나고 사회복지사가 많아지는 건 분명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경청하고, 배려하고, 할 수만 있다면 협동하면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닐까. 이건 그저 배려나 협동을 '인식증진교육'으로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행동과 실천인 것이다. 인식교육이나 봉사활동이 조금 도움은 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하다.
교육복지 역시 '입증된 ' 가난한 아이들을 따로 떼어내서 혜택을 주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가난하든 부자이든, 장애가 있든 없든,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얼굴색이 다르든, 서로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각자가 발전할 수 있는 힘(잠재력)이 있음을 인정하고, 각자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도 인정하고, 누구나 감정도 있고 생각도 있음도 인정하고, 그래서 배려하고 기다리고 인내하고 도와주는, 그 속에서 모두에게 배움이 있는 학교문화로 변화시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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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소년, `더불어 살기’ 능력 꼴찌수준
경청·협업 등 36개국중 35위
시민의식 지식은 38개국중 3위
한국 청소년들의 시민의식 관련 ‘지식’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남의 이야기를 듣거나 이민자를 대하는 태도 등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관계를 맺는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세계 꼴찌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김기헌 연구위원팀은 27일 공개한 ‘2010 한국 청소년 핵심역량 진단조사’ 보고서에서, 한국 청소년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3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교육협의회(IEA)의 국제 시민의식 및 시민권 교육연구(ICCS) 등 국제 자료를 기초로 ‘청소년 핵심역량지수’를 개발해 비교한 결과다.
이 보고서를 보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서로 교류하면서 사회·문화·경제적으로 이질적인 상대와 협조하는 능력을 가리키는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영역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비교 대상 36개국 가운데 35위에 머물렀다. 반면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 가장 높은 나라는 타이였고, 인도네시아가 2위, 파라과이가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제교육협의회가 2009년 세계 14살 청소년 14만65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 청소년의 시민의식 관련 지식의 수준은 38개국 가운데 3위로 나타나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시민의식 관련 지식은 시민참여와 시민공동체의 원리 등에 대한 지식과 사고력을 뜻한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이 주로 청소년들의 지적 능력 개발에만 중점을 둬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한겨레신문 3월 28일자 10면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4701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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