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표정

샘연구소 2014. 5. 27. 23:41

나는 어떤 표정으로 지내고 있나?

 

타산지석.

 

갑자기 어떤 분이 떠올랐다.

어떤 회의에 자문위원으로 초대받아 같이 참석했다. 40대 초반의 여성활동가이다.

참가자들이 열심히 이야기 하고 토론도 하는데

그분은 지긋이 웃으면서 말을 아꼈다.

 

그런데 나는 그분의 그런 표정이 참 답답하고 싫었다.

마치 나는 다 아는데.. 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하며 무지 특별하고 고상한 사람인 척 하는 것 같았다.  

조금 입을 때어 말할 때에도 동등한 입장에서 내 생각은... 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며 대단한 어르신이나 성인이 말씀하시듯이 하니까 토론이 거기서 끝나버린다.

그러면서 자신은 여전히 고매한 양 미소짓고 있다. 오! ...

 

나도 가끔 모임에서 말을 아낀다.

더 듣기 위해서다. 듣다보면 내가 할말도 누군가 하기도 하고 생각지 못했던 것을 더 알게 되고 깨닫게 된다.

종종 말을 해놓고 후회할 때도 많아서이다.

그럴 때 내 표정이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정말 안 그러기를 바란다.

 

물론 그녀는 훌륭한 활동가이다. 열심히 살고 있다.

내가 그녀의 인격을 싫어하거나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그 모임 속에서 스스로 소통을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동체'가 되는데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 느낌이었을까?

나는 연결되고 싶었다. 적어도 그 모임이 공동체가 되길 바랬다.

그런데 그녀는 남의 생각을 전혀 듣지 않는 것 같았다.

다르다면 듣고나서 토론을 하거나 같다면 보태거나 하면 될 터인데

구름위의 신선마냥 자기가 정리를 해버리거나 몇 마디 툭툭 던지고는 빠져버렸다.

그때의 그 표정이라니... 그 가식적인 웃음! .... 자기가 무슨 정치인인가? !

 

아,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내가 그러면 누가 말려주세요. 야단쳐 주세요...

 

 

 

 

너무 웃음이 헤퍼서...

크게 많이 웃는 사람은 장수한다는데.

먼저 간 친구들아, 나 만나려면 오래 기다려야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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