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을 맞으며 생각했었다.
오십의 십년은 아마도 이별의 연습기간이 되리라고.
나의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가족이, 어르신들이, 친구들이, 제자와 후배들이
이런 저런 모습으로 내 곁에서 멀어지거나 아주아주 멀리 떠나버린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이별에 익숙하지 않다.
다른 이들처럼 평펑 울지도 못하면서
내 머리와 몸은 굳는 주사약이라도 맞은 듯 뻣뻣하게 마비된다.
얼마 전 제자가 암 선고를 받았단다.
"선생님, 왜 그때 저에게 희망을 주셨어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해요?"
나는 할 말을 잊었다.
약속시간에 늘 늦게와서 핀잔주곤 했던 이가 나보다 먼저 훌쩍 세상을 떠나버렸다.
당신을 미워한 건 아니었다고, 당신의 지각 습관이 싫었을 뿐이라고
제대로 해명하고 사과하지도 못했다.
착하게 열심히 살아온 이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
저렇게 하늘에서 빛나고 있나보다.
나도 곧 다시 만날...
김병종 작 '바보예수' 연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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