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의 아동수당, 복지재정을 비교할 때 스웨덴은 늘 가장 많이 지출하는 나라들 중에 있고 우리나라는 그의 몇십분의 일밖에 안 되는 꼴찌수준의 복지후진국임을 알고 있다. 요즘 정치권을 중심으로 복지국가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스웨덴식 복지국가 모형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그래서 나도 스웨덴이 도대체 어떤 나라이며 어떤 식으로 복지제도가 되어있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읽은 책 중 두 권을 소개한다.
<복지국가 스웨덴>(후마니타스 펴냄, 2011)의 저자 신필균은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스웨덴으로 유학을 갔는데 당시 한국 정치상황으로 인해 귀국하지 못하고 스웨덴에 남게 되어 스웨덴 정부 장학생으로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를 취득하고 연구공무원으로 취직하여 7년간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참여정부의 정책기획수석실 비서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장이다.
그동안 복지국가의 이상형으로 스웨덴이 많이 언급되어왔는데 이 책을 통해 스웨덴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복지국가의 형성과정과 국민들의 인식, 사회복지제도의 현황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은 스웨덴의 역사와 정치뿐만 아니라, 행정체계, 아동가족정책, 노후소득보장과 노인복지정책, 장애인정책, 여성정책, 교육정책, 보건의료정책, 주택정책, 노동시장정책 등에 이르기까지 스웨덴의 사회정책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어서 스웨덴이라는 복지국가에 대하여 한 눈에 훑어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의 부제는 “국민의 집으로 가는 길”이다. 바로 스웨덴 복지국가의 이념이자 정신이 "국민의 집"이라는 말로 압축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스웨덴 복지제도를 일군 지도자들은 ‘국민의 집’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내고 "국가는 모든 국민을 위한 좋은 집이 되어야 한다."는 정신을 일관되게 정책에 펼쳐왔다. 저자는 "스웨덴의 '복지국가'는 국민 삶의 구석구석에 보편주의와 평등주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부여해야 한다는 신념이 공유되지 않았더라면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아동 복지의 비전도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며, "모든 것은 장애인의 관점으로"라는 장애인 복지의 지향도 실천되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한다. 최근 신자유주의적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스웨덴 역시 변화의 움직임이 있지만 복지국가라는 큰 기초는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특히 1부 서론부부분으로 '스웨덴의 역사와 정치', 2부 '스웨덴의 사회정책'에서는 4장의 아동/가족 정책과 8장 교육정책, 그리고 3부 '스웨덴의 민주주의와 합의문화'는 꼭 읽어봐야 할 부분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을 하실 때 학교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 여러 번 뵈었으나 말씀이 적으셨고 각자 할 말(일)만 했을 뿐 굳이 개인적으로 뵐 생각을 안 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공동모금회가 송두리째 뒤흔들리고 아쉽게 사무총장을 그만 두신 후 이런 좋은 책을 쓰셨다!
앞의 책이 나오기 전에는 <스웨덴 사회복지의 실제>(박승희 , 채구묵, 김철주, 홍세영 지음, 양서원 2007)을 읽었었다. 이 책에도 실제 스웨덴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이를 낳았을 경우 어떻게 복지제도의 혜택을 누리는지를 각종 수당 및 교육적 혜택들과 함께 상세히 예시하고 있었다. 신필균의 책이 너무 방대하고 상세하다면 이 책이 좀더 집중적으로 사회복지제도를 보는데 편하게 읽힌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스웨덴 식의 복지국가 모형을 많이 인용한다. 다음 싸이트에서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의 <스웨덴 사회복지의 실제> 서평과 함께 쓴 복지국가에 대한 견해를 읽을 수 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921110541&Section=03
나는 지난 1995년 미국 학교사회복지 10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하러 보스톤에 갔다가 스웨덴에서 온 학교사회복지사 Eva Mari Thomas를 사귀게 되었다. 그녀는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학교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었다. 영어가 유창했다. 이후 부산(2006)과 뉴질랜드(2009)에서 열린 International school social work conference에서 재회하였고 친구가 되어서 이메일과 페이스북에서 종종 교통하고 있다. 요즘 여기저기서 스웨덴에 관한 글과 책을 읽고 나니 새삼 그녀와 북유럽 학교사회복지사들에게 묘한 열등감이 느껴진다. 정말로 합리적이고 인간을 존중하는 그들 사회가 부럽다.
하긴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 생로병사, 희로애락이 있고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아이들의 고민을 예방하고 해결하느라 애쓰긴 마찬가지이다.
(스웨덴 학교사회복지사 에바마리토마스와 뉴질랜드 세계학교사회복지대회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