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핀란드 교육

샘연구소 2011. 5. 10. 22:07

2006년이었나? PISA 결과 우리나라와 핀란드의 아이들이 OECD 국가들 중에서 공동1위를 차지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핀란드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살펴보면 핀란드는 아이들 간에 학력 격차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성적 격차가 매우 크다. 핀란드에서는 함께 가고 우리는 경쟁을 시키고 압박해서 몇몇 뛰어난 아이들을 만들어낸다. 공부시간도 비교가 되지 않게 많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핀란드에서 배우자는 열풍이 불었다. 너도나도 핀란드를 다녀오고 여행기들이 넘쳐난다. 나는 핀란드에 아직 가보지 못했기에 다녀온 분들이 번역하거나 쓴 책을 구해서 읽고 강연회를 다녀왔다. 과연 핀란드는 참으로 합리적이고 본질적인 교육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듯하다. 거기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미국, 영국 등 모든 나라들이 경쟁을 시키는데...

 

핀란드는 스웨덴과 러시아에 의한 식민지 경험, 거의 85%의 국민이 루터교, 정치인 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사회민주주의, 거기다가 넓은 땅에 겨우 524만명이라는 서울보다 작은 인구가 살고 있는 점 등이 우리와 다른 교육여건을 조성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곳은 한 아이도 뒤쳐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에 합의한 것 같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는 철저하게 아이들을 기다리고 지원하고 신뢰하면서 다각적으로 도와준다. 학원은 일체 없으며 방과후 아이들은 숙제를 하고 휴가엔 가족과 여행을 간다.

 

핀란드에서 배울 점은 무엇일까? 우리와는 전혀 다른 자연조건과 역사적 발달과정인 핀란드를 무작정 따라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굳이 PISA점수를 높게 받으려는 욕심이 아니더라도 핀란드 교육은 많은 배울 점들을 시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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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실혁명

후쿠타 세이지 원작(2007), 박재원․윤지은 옮김, 박재원 해설, 비아북, 2009

 

 

핀란드에서 교사나 학생 모두가 공유하는 신념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즐겁게 공부하고 유익한 결과를 얻는다.

•좋은 평가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위한 준비과정이 바로 공부이다.

•획일적인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는 배움의 기회가 보장된다.

참 당연한 얘기이다. 그런데 이를 구호에 그치지 않고 소박하고 정직하게 실천한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최근 PISA의 평가 방법이 변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인식을 대변하는 것이다.

“지식이나 기술은 변한다. 개인도 다 다르고 또 한 사람도 장소와 시간에 따라 변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이해, 적용할 수 있는 능력 그런 것이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인간이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므로 타인과 함께 움직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PISA에는 ‘집단 속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배우는 능력, 함께 전략을 만들어내는 힘’이 중요한 요소로 포함되었다(24).”

 

 

그럼 이런 교육을 하는데 필요한 교사의 자질, 역할은 무엇일까?

핀란드는 위와 같은 원칙에 근거하여 각 학교가 개별학생들의 다양성을 최대한 수용하고 지원할 수 있는 자치권을 부여한다. 그리고 교사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고 진로를 지정해주는 게 아니라 개개 학생에게 적절한 학습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즉, “서로 다른 배경과 능력을 지닌 채 서로 다른 진로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개별화된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25)

 

PISA 평가 방법도 달라지듯이 최근 학력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주입식 교육, 지식의 암기가 아니라 competency가 중요하다. 다음은 컴피턴시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설명해준다. DeSeCo 계획은 3개의 Key competency(기본 실천능력)를 도출했다.

1. 상호교류적으로 도구(언어, 정보, 수학, 과학, 기술 등)를 사용하는 능력 - to use tools interactively

2. 서로 다른 집단 안에서 상호교류하는 능력 - interact in heterogeneous groups

따라서 수준별 학급이 아닌 종합학급으로 편성하여 이질적인 구성원간 상호교류, 협력, 공존 능력을 발달시킨다.

3.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능력 - act autonomously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능력. 비판력과 자율적 행동능력

 

‘경쟁력’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교육은 이런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가?

 

책에 보면 핀란드에서는 보통학급 소속 학생이 190명(8명의 교사가 담당), 양호교실이 50명이며 양호교사 한 명과 보조교사 4명이 매일 2시간씩 교대로 담당하는 아이들을 교체한다고 되어있는데 아마도 이 ‘양호교실’이라는 것이 특수학급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교사 1인이 거의 10명의 학생을 다루는 꼴이며 이는 장애아만의 특수학급이라면 매우 높은 수치라 아마도 부진아까지 포함한 통합학급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특히 핀란드에서는 일반학생에 대한 보충수업이나 학습장애아에 대한 지원을 ‘특별지원’이라고 부르는데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37%가 이 특별지원교육을 받고 있으며 6학년은 15%로 비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중학생이 되면 비율은 20%로 조금 높아져서 다시 도움에 힘을 기울인다고 한다.

 

학급에서 전혀 수업을 못 따라가거나 친구들과 오랫동안 못 어울리는 등 유별난 문제를 보이는 학생이 발견되면 어떻게 할까?

안치라 중학교의 경우는 이렇다. 우선, 문제가 생기면 담임이 맡지 않고 특별한 care team 이 조직된다. 여기에는 교장, 심리전문가(발달 전반), 특별지원교사(학습장애), 카운슬러(진로지도), 사회복지사(사회문제)로 구성된 care team 에 담임이 합류하기도 한다.

이걸 보면 소위 사례관리팀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복지사는 사회문제를 다룬다고 했다. 그 외에 교장(아마도 조정자, 총책임자), 아동발달 심리전문가(임상심리사?), 특별지원교사(아마도 특수교사?), 그리고 진로 전담 학교상담사, 그리고 가정과 지역사회 적응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듯하다.

 

우리나라 학교사회복지사는 어떤가? 다른 지원 인력은 어떤가 생각해보게 된다. 담임, 상담교사, 보건교사, 특수교사 등이 학교 안에 있고 지전가(대개 사회복지사)가 낀다. 학교밖에서 복지관 복지사가 가담하기도 한다. 외부 상담센터 등에 의뢰할 경우 사실 사례팀회의 같은 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무엇이 아이를 통합적으로 온전히 지원할 수 있는 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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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총서기획팀 엮음, 살림터

핀란드 교육혁명 

 

뽀흐요이스 따삐올라 (Pohjois-Tapiola) 중․고교 교장의 말이 내게 꽂힌다.

“한국 학부모와 교사들은 심리학을 다시 한 번 배웠으면 한다. 24시간 쉬지않고 계속되는 학습이 결국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반드시 한국 학부모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러게 말이다...

 

 

핀란드에서는 ‘모든 이를 위한 교육’이란 공교육 이념하에 150년 동안 일관된 방향으로 교육이 진행되어 왔다. 7세~17세까지는 지자체가 책임진다. 98%의 학생이 지자체가 제공하는 의무교육을 받고 있다. 소수의 사립학교가 있지만 프랑스어로 교육하는 학교 등 특수목적학교이며 공교육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의무교육은 무상이다. 학교와 집의 거리가 5킬로미터 이상이면 교통비를 지급한다.(무상티켓 또는 택시) 학급규모는 대개 22명 정도이다. 학교간 격차가 매우 적다.

 

핀란드의 학교에는 일반교사 외에 특수교사, 언어교사, 수공예교사, 다문화학생을 위한 모국어교사, 종교교사(국교가 루터교다보니 가톨릭, 이슬람, 러시아정교 담당), 간호사 등이 있고 또 시간제로 사회사업전공자와 심리학자가 있다. 보조교사로는 수업보조교사, 방과후 보육보조교사 등이 있다. 그 외 직원으로 행정직, 청소원, 식당 담당직원 등이 있다. 이렇게 해서 일반교사수보다 오히려 보조교사 및 지원팀의 수가 훨씬 더 많다.

 

핀란드에서 아이들을 기를 때 특이했던 것은 아이들의 충분하고 깊은 ‘수면’ 에 대한 강조였다. 아동기 수면습관을 중시하여 ‘잠자는 학교’까지 있다. 어떤 부모는 아이의 수면습관을 길들이기 위해서 ‘수면 일기장’까지 기록하고 있다. 또 수면습관도우미라는 직업도 있고 부모와 아이들에게는 ‘잠자는 법’을 상세히 안내한다.

우리나라애서 아이들을 학원으로 과외로 보내면서 놀지도 못하게 하고 잠도 충분히 못 자게 하는 것은 가히 인간의 생리적 본능을 억압하는 고문이 아닐까 싶다. 과학적 실험연구 결과들이 잘 잔 아이들은 성품도 온유하고 공부에 집중도 잘 된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핀란드 교육정책의 특징을 다음의 세 가지로 꼽는다.

1) 우수한 교사의 양성과 제공

2) 석차 산출 없는 평가

3) 수업방법에 있어서 계열화나 능력별 집단화를 지양하고 이질집단 편성을 원칙으로 하며 개별학생의 요구와 흥미에 기반한 교수법을 채택함.

 

 

우리나라의 교육복지 대상아이들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할까?

빈곤가정의 아이들은 집중지원 대상 집단의 형식으로 따로 모아놓았을 때보다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과 이질 집단에서 배울 때 보다 자아효능감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Boger, 1967; Slavin, 1990). 부유한 계층의 아동들도 유아기부터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배려능력이 신장될 수도 있다. 이에 근거해서 따로 모아서 가르치는 방식은 철저히 배제하고 이질집단 편성과 협동학습을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

 

OECD 결과를 가지고 사분면에 분포도로 표시한 연구결과(Schleicher, 2008)에서 학생의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과학점수, 학교의 사회경제적 배경(지역 집값)과 학교성취, 그리고 학교 내에서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학생 성취 등을 비교하였다. 이렇게 볼 때 핀란드에서는 비교적 격차가 덜하고 고루 성취가 높다. 미국에서는 격차가 커서 넓게 분포하고 있고 그래프의 기울기도 가파르다. 지역별 학력격차가 심하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핀란드의 높은 학업성취도의 원인 : <OECD 국제연구> 자료에 의하면

- 루터의 종교개혁적 교육에 뿌리박은 읽기 전통

- 읽기학습에 대한 높은 동기부여(중략)

- 작은 나라 안에서 가능한 공동체의 느낌: 모든 개인은 중시된다.

- 국민 계층 간 상대적으로 근소한 사회적 격차

- 인문계와 실업계를 나누지 않는 종합학교 제도

- 놀라울 정도로 분화되어 풍부하게 배치된 교사진. 그중 사회복지교사를 특히 거론할만하고1, 수업에서 필요할 경우 교사 한 명이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

- 수준 높은 교사의 질: 교사는 포괄적인 과정, 즉 교육학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종료 후에 매년 가장 우수한 10퍼센트 정도가 선발되어 배치된다.

- 학급당 학생수는 보통 20명 이하이다.

- 아주 풍부하게 제공되는 학습 조건: 친근함을 자아내는 학교공간, 도서관, 식당 등

- 단위학교는 폭넓은 자유를 누리고 여기에 상응하여 교육의 질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을 상세히 규정하기보다는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가 의미있게 도달되었는지에 대해서만 범국가적 테스트를 실시한다.

- 표준화된 테스트를 신뢰한다.

 

 

 

  1. 독일교사들과의 대화에서 직접 그들이 송순재 교수에게 한 말이다. 아하... 사회복지사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구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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