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체육'해야 청소년 삶의 질 향상

샘연구소 2011. 6. 3. 13:08

부천의 원종고등학교 체육교사이자 <체대진학 길라잡이>(꿈꾸는 사람들)의 저자인 임상철 선생님은 체육수업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말한다. (선생님의 카페 : http://cafe.daum.net/shimwonsports4u/)

 

어른들은 에어로빅 열풍, 골프 열풍, 마라톤 열품, 자전거 열풍, 요가 열풍 등 운동에 열심이면서도 정작 자라나는 아이들은 운동을 못하게 묶어놓고 있다. 몸이 건강해야 공부도 잘 되고 일의 능률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안 그래도 학교에서 예체능 수업이 홀대를 받아왔는데 이제 자율 교육과정 운영권이 학교장에게 더 넘겨지면서 학교들은 더더욱이 국영수 등 주지교과(입시교과)에 치중하게 되었고 그나마 무늬로 이어져온 예체능 수업은 학교에서 점점더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러면서 박태환, 김연아, 장미란, 박지성 같은 스타 운동선수에 열광하는 우리나라.

 

외고에서는 스포츠 동아리가 중요하단다. 외국 대학 입학할 때 보기 때문이란다. 그렇지 않아도 유학생들이 가장 힘든 게 뭐냐고 하니까 체력이라고 하는 판이다. 남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겨우 따라갈 텐데 체력이 따르질 못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중고교 시절 운동부에서 좀 놀아본 아이들은 유학가서 더 잘 따라간다. 거기서도 스포츠 팀에 끼니까 친구도 잘 사귀도 자기도 소속감을 느끼고 공부가 잘 되는 것이다.

 

임선생님은 청소년의 체력증진과 비만예방을 위해서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년에서 체육수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로는 첫째, 청소년기의 체육수업을 통해서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 평생의 자산이 되기 때문이고 둘째로, 청소년기의 체육활동을 비만을 예방하거나 적정체중을 유지하게 돕기 때문이며 셋째, 청소년 체육활동으로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넷째, 체육활동을 통해서 신체활동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며 다섯째, 학교체육활동은 청소년들이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출처: 한겨레신문 2011년 5월 23일 '함께하는교육' 3면)

 

나의 청소년시절 체육시간은 어땠나?

나는 발육이 빨랐고 또래에 비해 약간 과체중이어서 몸을 놀리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몸이 둔해졌다. 고등학교 때 체육선생님은 내가 달리기를 하면 "야, 텐트 쳐라. 경현이는 2박3일 걸린다."라거나, "자, 이제 경현이 와서 시범으로 해봐라. 얘만 되면 다 되는 거다."라고 하시기도 했다. 내가 성격이 털털해서 일부러 웃자고 하신 말씀이었겠지만 나는 속으로 "나는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 곰탱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무렵 교회 남학생들과 탁구장을 가보니 재미있었다. 그리고 대학교 입학해서도 몇몇 친한 친구들과 비는 시간만 있으면 탁구를 치며 지냈다. 그러면서 점차 운동이란 것이 즐거운 것이구나, 내가 운동을 싫어하는 게 아니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대학 졸업 무렵엔 축구, 태권도 등 운동부 친구들을 졸졸 따라다닐 정도가 되었고 결국 미식축구 매니아인 남편과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운동의 중요성을 늘 이야기한다.

 

나에게 중고교시절 학교 운동은 체력장 점수를 따기 위한 입시준비였지만 그것이라도 없었으면 어땠을지 암담하다. 아쉬운 것은 학교 체육이 나에게 평생 즐길 운동종목 하나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한 것과 운동에 대한 수치심과 거부감만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교사시절에 아이들과 등산을 많이 다녔다. 그 당시 부적응아들과 거의 매월 등산프로그램을 진행해주신 생활지도부장이던 선배 선생님 덕이다. 그와는 따로 우리반 아이들과 종종 여의도로 자전거를 타러 가거나 수영장에 가기도 했다. 다른 선생님과 의논해서 반대항 축구시합을 하기도 하고 비오는 날, 눈오는 날엔 강제로 아이들을 운동장에 내쫓기도 했다(지금 같으면 학부모에게 항의받을 지도 모르겠다.).

학교사회복지사시절에도 아침 수업시작전 달리기 프로그램, 점심시간 배드민턴 대여사업(ㅎㅎ), 팔씨름 대회, 소심남들의 자전거타기 동아리 프로그램 같은 것을 해서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활력을 준 적이 있다.

 

100살 수명시대를 바라보면서 청소년기에 몸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보는 경험, 남과 경쟁과 협동을 해보는 경험, 룰을 지키고 승부에 승복하는 경험, 땀을 흘리고 난 후의 그 상쾌함 등을 느끼는 것은 청소년의 권리이자 학교가 마땅히 해야할 교육의 내용이다.

 

교육복지사업을 지켜보면서 최근에 스포츠, 음악 동아리활동이 늘어나는 것이 느껴진다. 초창기에는 집단상담 위주의 프로그램이었다. 보기만 해도 지루하고 숨이 턱턱 막혔다. 이미 6~7교시 수업을 지치고 녹초가 된 아이들에게 학습 프로그램보다 다양한 예체능 동아리 활동의 기회를 주는 것이 이들의 학교적응력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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