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교육복지사업을 잘 하려면

샘연구소 2011. 6. 8. 01:09

오늘 경기도 의정부교육지원청에 가서 관내 교육복지사업학교 관계자 대표들과 함께 사업 컨설팅 회의를 주재하고 왔습니다.

 

의정부시는 서울의 북부에 맞닿아 있지요. 아무래도 서울의 북쪽지역은 남쪽지역에 비해서 자원이 빈약하고 개발이 더딥니다. 남북의 대치상황이 만든 결과이지요. 미군부대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그에 딸린 산업이 지역경제를 좌우한 시기가 길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들이 밝고 힘차게 스스로 발전해나갈 때 북쪽 지역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의정부도 그런 축에 속합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소위 '햇빛정책'에 힘입어 북쪽 지역 개발에도 '햇빛'비 비치기 시작했고 전철의 연장, 서울 주변도시로 주거지역의 확장 등으로 재빠르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입성'하지 못했거나, 서울에서 밀려난 중산층과 하층민들이 모이게 되어 빈곤층이 늘어나고 다문화 배경 주민들도 많습니다. 또한 주변의 양주 지역에서 조금만 살만하면 의정부로 모이다보니 의정부 주변지역은 점점 더 알맹이가 빠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역주민들이 걱정합니다. 

 

의정부교육복지지원사업은 가능지역과 금오지역의 2지역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 담당하는 프로젝트조정자가 있습니다. 각 지역별로 초등2개교, 중학교 2개교 합 4개교와 유치원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3년차이지만 유난히 학교 내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의 이직이 눈에 띄는 지역입니다. 당연히 사업이 잘 되고 있을리 없습니다.

 

먼저 교육청에서 인터넷파일로 보내주신 무거운 용량의 관련 자료들을 눈에서 반딧불이가 날아다닐 정도로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3년차가 되니 계획서는 그리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안 문제로 제시한 내용들을 보면 여전히 사업1년차 지역들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가지고 씨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왜 이럴까? 무엇이 의정부의 교육복지사업을 잡아당기고, 끌어앉히고 있는 것일까? 고민을 하면서 회의에 갔습니다.

 

교육장님의 인사말씀 후 학교별 현안에 대한 발표와 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해결책으로 머리를 맞대면서 한 시간 여를 보냈습니다. 컨설팅 위원으로 함께 한 교장선생님, 학교 행정실장님, 사회복지학 교수님, 교육복지 활동경험자인 민간전문가 등이 각각 좋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교감선생님이든, 부장선생님이든,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이든 대부분의 담당자들이 초임이셨기 때문에 이 컨설팅으로 많은 학습이 되셨다고 합니다.

 

돌아오면서 다시금 학교에서 교육복지사업이 잘 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생각했습니다.

오늘의 생각은 이것입니다.

 

저는 프로그램(체계, 기획), 그리고 사람의 3박자가 맞아야한다고 봅니다.

첫째, 돈만 주고 알아서 하라는 건 돈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초창기 서울의 좋은학교만들기자원학교사업이 좀 그랬지요. 하지만 돈이 너무 적거나 너무 많거나, 예산사용에 융통성이 없어도 쓸모가 떨어집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한 학교당(재학생 총수가 약 1000명 정도, 집중지원대상자가 100명 정도 일 때) 7천만원 내외였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프로그램만 있고 돈 끌어다가 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 보면 넘치는 것이 프로그램집, 사업보고서 책들입니다. 하지만 그 책들은 나오는 즉시 쓰레기로 책장에 차곡차곡 쌓이고만 있습니다. 또는 프로그램이 없어도 난감합니다. 그래서 처음 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인 능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또한 추진조직과 체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육복지실과 같은 물리적인 여건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입니다.

교장선생님의 이해와 의지, 전폭적 지지는 가장 중요합니다. 교장선생님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시면 학교 모두가 행복해지고 사업이 잘 굴러갑니다. 교장선생님이 못 내켜하시면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괴로움이 됩니다. 교감선생님은 교사들의 역할분담과 참여를 독려해주셔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교감선생님의 역할이 꼭 필요합니다.

부장선생님은 교감샘과 함께 사업의 작은 성과들도 소문을 퍼뜨리고 지전가를 격려하는 말씀을 수시로 당사자와 일반 교사들에게 해주셔야 힘이 납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지전가와 파트너십을 발휘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자신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굳게 붙잡고 날마다 새힘으로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잘 모르면 공부하고 물어가면서, 혼자 끙끙거리지 말고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기관들과 의논하고 협력하면서 하면 됩니다. 그리고 일단 학교에 들어갔으면 입원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은 3년 이상 떠나지 않을 각오로 일했으면 합니다.

한편 교육청의 프로젝트 조정자가 맏언니처럼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을 품고 때로는 다그치고 때로는 격려하면서 추진할 때 이직이 적습니다. 아무리 학교에서 교사들이 잘 해줘도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결국 '손님'입니다. 손님들끼리 가족을 만들어야 하고, 그 맏언니(오빠^^)는 프로젝트조정자가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교육청에서 싸워주고, 학교를 설득해주고 중간에서 길을 잘 닦아서 학교에서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궂은 일을 잘 해야 합니다.

 

역시나 가능초등학교처럼 지역사회교육전문가가 3년째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학교는 아무리 대상 학생수가 많고 일이 많아도 신나게 돌아갑니다. 너무 잘 해서 옆에서 보기에 배가 아플(^^::)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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