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학교폭력에 대한 개입

샘연구소 2011. 6. 17. 19:01

2004년 무렵 학교폭력이 크게 이슈화되었다. 연일 신문에는 학생간 폭력사건이 실렸고, 텔레비전에는 끔찍한 피해사례들이 보도되어 온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이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 등 피해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주장해온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이하 학교폭력법)'이 탄생했다. 또, 교육인적자원부로 하여금 전국의 16개 광역시도에 3개교씩 48개교를 지정하교 학교내에 사회복지사를 배치하고 '폭력예방및교육복지증진을위한사회복지사활용연구학교'사업과 1998년 법제화된 채 실시를 미루어왔던 전문상담교사의 채용을 추진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학생폭력 신고 권유 현수막이 매학년도 초마다 학교 교문에 걸리게 되었고 많은 폭력학생들이 드러나 교내징계를 받았으며 '학교폭력대책법'에 의해 모든 학생들에게 폭력예방교육이 실시되었고 경찰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폭수준의 청소년들을 소년원에 수감하기까지 하면서 차츰 줄어드는 추세로 흘러왔다.

 

이제 8년이 흘렀다. 그동안 학교폭력대책법은 수차례 개정되었다. (아래는 2011년에 개정된 법안임)

http://likms.assembly.go.kr/law/jsp/Law.jsp?WORK_TYPE=LAW_BON&LAW_ID=A1829&PROM_NO=10642&PROM_DT=20110519&HanChk=Y

 

청예단은 지속적인 연구와 출판, 예방교육을 하는 한편 위기지원단과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폭력예방교육 지도자를 위한 연수과정도 계속 실시하고 있다.

http://www.jikim.net/    (02-585-0098)

 

그러나 과연 학교폭력은 얼마나 줄어들었나? 학교는 여전히 치열한 경쟁터이고, 질식할 것같은 학교 분위기에 억눌리고 소외된 아이들일수록 더 약한 친구를 따돌림시키고 폭력을 행사한다. 사실 폭력의 가장 큰 주범은 제도적인 폭력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적지 않은 아이들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자살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학생간 폭력문제에만 집중해본다.

 

학교폭력을 보는 나의 의견은 이렇다.

 

1. '학교폭력'이라고 할 때에는 '학생간 폭력'만을 지칭한다. '학교폭력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내 폭력경험은 또래나 선후배보다도 교사에 의한 폭력이 훨씬 더 만연되어 있다. 최근 경기도와 서울에서 체벌이 금지되어 다행이지만 아직도 학생들은 교사로부터 언어적, 정서적, 신체적 폭력을 당하면서 폭력을 학습하고 이를 자기보다 약한 또래나 후배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힘들어도 과감히 교사의 폭력을 제한해나가야 한다.

 

2. 학교폭력을 해결하고자 할 때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여 가해자는 징계하고 그에 따른 교정교육을 실시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아직도 어렵고 미미하다. 수차례 법 개정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사실 현지에서 피해자는 전학이나 중퇴로 이어지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그 과정에서 학교가 보인 태도들은 당사자와 부모들을 안타깝고 화나고 눈물나게 한다! 지속적으로 효과적인 피해자 지원책이 모색되어야 하며 학교의 진솔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럴 때 호소할 수 있는 곳 : 교육청,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http://www.humaned.net/ (02-771-2490)

 

3. 지금까지의 폭력예방교육은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폭력예방을 교육하려다보니 일단 폭력을 개념정의하고 유형별로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즉, 폭력을 교육하고 있다! 그래서 폭력예방교육은 이제 '평화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폭력의 끔찍한 양상을 보여주고 징계의 두려움을 심어주기보다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용서와 배려의 느낌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체험하게 하여 자신과 친구를 사랑하고 평화를 실천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4. 가해자도 피해자이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가해자는 이미 부모나 교사, 동네 선배들로부터 폭력의 피해자로 살아온 학생들이었다.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지켜주려는 인내심과 포용력이 수반되지 않은 채 폭력에 대한 보복성의 징계는 무의미하다. 또한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진정한 반성이 없는 불안한 징계가 아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하고 서로 화해함으로써 학교 안에 다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회복적 정의'라는 방법을 추천하고자 한다.

'회복적 정의'는 '정의'를 실천하되 사법절차에 따른 징계에 초점을 두기보다 모든 포함된 사람들의 치유와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실천방법이다. 여기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주변사람 더 나아가 지역사회 등 어떠한 범죄와 관련하여 영향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포함하며 이러한 관련자들에서 범죄로 인해 뒤틀어진 관계를 바로 잡고, 화해하고 정상적 관계를 재확인시켜 주는 해결책을 강구하는 과정에 참여시킨다. 단지 참여뿐만 아니라 범죄로 인해 잘못된 결과를 올바르게 정정하는 의무를 갖게 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회복적 정의에 대한 설명이 있는 곳: http://kacblog.tistory.com/10)

 

이 방법이 학교내 폭력 및 갈등 조정에도 적용되고 있다.

'비폭력평화물결'(http://www.peacewave.net)과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http://www.peacewomen.or.kr/)가 중심이 되어 조정자를 훈련시켜내고 학교의 요청에 부응해서 평화교육도 하고 직접 갈등 중재도 해준다.

 

이 뿌리는 무엇일까?

미국에서 외부인에 의한 학교내 총살사건에 대한 보고와 아미시들의 놀라운 반응을 직접 관찰하고 인터뷰하여 기술하고 관련된 경험들을 상세히 소개한  <아미시 그레이스>라는 책을 읽었다.

 

'아미시'는 특별한 전통을 실천하는 기독교 분파이다. 이들은 성경에서 말하는 원칙을 그대로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중 하나가 '용서'이다.

누구나 아는 주기도문에 보면 '내 이웃의 죄를 사하여줌과 같이 나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시고..'라는 문구가 나온다.

 

주기도문 중 유일하게 내가 먼저 무언가를 해야만 하나님으로부터 똑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건부' 기도인데 그것이 바로 '용서'이다. 내가 이웃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나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그래서 아미시는 용서를 실천하기 위해 하루하루의 삶속에서 자신과 '투쟁'한다.

 

이 용서의 정신이 회복적 정의로 발전되었다. 이는 한국 아나뱁티스트 운동을 통해서도 전파되고 있으며 그 정신과 원칙이 상담기술인 비폭력대화와 어우러지면서 '회복적 정의'의 실천기술로 퍼지고 있다.

 

학교폭력이나 갈등해결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회복적 정의' 중재자 교육에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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