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문신하는 청소년

샘연구소 2011. 6. 15. 01:33

얼마 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도 문신(tatoo)이 번지고 있다. 

 

문신의 풍습은 이미 원시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흔히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권에서 성년식의 한 행사로 치러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문신 말고도 할례나 이뽑기, 귀에 고리 끼우기 등의 방식도 있는데 이런 의식은 모두 아이를 사회의 당당한 성인으로 받아들이는 엄숙한 통과의례의 예식이다.

 

문신은 이런 통과의례적인 의미 외에도 주술적, 종교적 의미를 가지기도 하며 또 장식적, 미학적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계급이나 가족관계, 신분을 나타내기도 하고 특별한 기념을 위해 하기도 한다. 2년 전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 원주민 여성이 턱과 입주변에 문신을 한 것을 보았는데 특이해서 물어보니 손녀가 태어난 것이 너무 기뻐서 축하하려고 새겼다고 했다. 일종의 축복과 기원의 의미도 있다고 했다.

 

 

타투 애호가로 알려진 안젤리나 졸리의 팔과 등

(사진출처: http://tvdaily.mk.co.kr/read.php3?aid=1298616723134829011에서 일부)

 

몇 년 전 차를 타고 가다가 옆에 선 차가 창문을 쓱 내리고 길을 묻는데 남자의 우람한 팔뚝에 문신이 웅장하게 새겨져있었다. 나는 무섭다기보다도 신기하고 멋져서 감탄의 눈초리로 응대를 해주었다. 옆에 있던 사람은 놀라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했다. 왜? 또, 얼마 전에는 아는 목사님의 아들이 문신을 해서 큰 소동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 녀석은 예술적인 멋진 타투를 전신에 새기려고 그야말로 '욜씨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보일락 말락 간단하고 작게 새긴 것은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팔 전체나 등짝 등에 요란하게 새긴 문신은 혐오감과 위협감을 줄 뿐 아니라 여전히 그런 문신은 특별한 일탈집단의 상징으로 여겨지기에 더욱 거부감을 일으킨다. 그런데 드디어 청소년들이 화장하듯 문신을 하기 시작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제 귀거리나 화장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문신을 하고 온 자녀를 본 부모는 어떨까? 십중팔구 한심하고 화가 나고 걱정이 일어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와 체벌금지 원칙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나 서울의 교사들은 더 난감해할 것이다.

 

문신한 학생이 교육복지실에 들어와 자랑을 한다. 또는 교사가 평소 껄렁껄렁해서 자주 규칙위반을 하고 학교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을 의뢰했는데 문신까지 했다. 이럴 때 학교사회복지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A. 야, 너 이게 뭐야?! 학생이 이런 거 하면 되니? 하는 꼴들 하고는... 공부는 안 하고...

B. 어머나! 문신했네? 얼마야? 아프지 않았어? 왜 했는데? 누구랑 같이 갔니?

C. 무관심(속으로는 걱정, 화, 실망, 두려운...) 

 

대부분의 학교사회복지사들은 B와 같이 반응할 것 같다. 중요한 건 문신을 왜 했냐, 지워라, 안 된다고 씨름할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회, 어떤 시대에는 의례히 해야할 일이고 지금도 어딘가에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신을 하는 아이들은 학교나 가정, 사회에서 금지하는 것을 시도할만큼 큰 호기심과 에너지, 용기 외에도 반항하고 싶은 마음,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문신의 모양, 과정, 학생 자신의 생각과 느낌들을 먼저 이야기 한 다음, "문신을 보니 네가 나쁜 아이 같아서 무서워진다.", "문신때문에 네가 학교생활이나 부모님과의 관계에 나쁜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나의 감정을 말해주는 것이 먼저이다.  그리고 나서 "네가 당당하고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됐다. 공부나 학교생활도 더 열심히 잘 했음 좋겠어. 혹시 너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 하렴."이라고 아이에 대한 격려와 지지, 기대하는 바를 말해야 할 것이다.(비폭력대화법 적용; 관찰, 감정, 기대, 그 다음에 요청하기) 

 

그래도 교육은, 학교는 '지도'와 '훈육'을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때로는 하고싶어도 참고, 하기싫어도 해낼 수 있는 자기통제력과 인내심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맛보는 성취감이 진정으로 사람을 깊고 넓고 강하게 키워주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시대, 청소년들에게 확실한 진로나 꿈을 갖게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에 이는 더더욱 힘들다. 

 

이제 노출의 계절이다. 아이들은 더 들뜨겠다.

문신.

해보고 싶지만 못 할 것 같다. 아플까봐... 

뭍이는 거? 

그건 '짝퉁'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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