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경기도 내 학교 비정규직 모임에 잠깐 나갔었다. 아직 노조가 결성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이날은 특별히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도 함께 하여 인사를 나누었다. 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조리사, 영양사분들, 그리고 전교조 위원과 경기도 교육청 분들도 보였다.
학교사회복지사, 교육복지관련 지역사회교육전문가, 교육복지사, 인턴상담교사 모두들 비정규직이다. 우리들도 학비노조에 가입해서 활동해야할까? 그런데 왠지 조리사, 영양사들이 주축이라고 하니 머뭇거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서 보면 적지않게 학교사회복지사나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의 비인권적 침해사례가 들려온다. 취업 후 출산으로 쉬게 되자 "임신한 걸 알고 왜 취직을 했냐!"는 장학사, "교사나 늘려줄 것이지. 당신이 몇 달이나 버티는지 내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라고 말하는 교감 등등 셀수도 없다. 그런데도 정작 대부분의 동지들은 노조 결성이라든지, 그나마 비정규직이나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해주는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을 찾아가 상의할 용기는 없다.
학교사회복지사협회나 사회복지사협회가 어느 정도 노조와 유사한 역할을 해줄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협회는 어디까지나 협회이다. 게다가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은 사회복지계에서 경력으로 인정도 못 받는데다가 사회복지사가 아닌 전문직들도 포함된 교육복지 실무자들을 위해 사회복지사협회가 대신 싸워주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또 학생의 복지를 위해 어쩌면 우리는 희생할 각오로 일해야 한다는 생각도 떠오른다. 사실 전교조의 역사를 보면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계가 아닌 이상, 이런 날품팔이 일자리 남발시대, 교사만이 철밥통처럼 학교를 차지하고(물론 많은 분들이 일도 많이 하고 고생하는 것은 안다) 나머지 인력은 다 월급 150만원 정도에 9개월 계약조건까지 있는 이런 현실은 교과부나 교육청, 현 정부의 실적만 올려주는 것일뿐 정작 우리가 염려하고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학생복지를 오히려 취약하게 할 뿐이다.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사실 학교 내 비정규직 노조가 출범한 것은 이미 지난 2월에 있었던 일이다. 아래는 [시사서울], 인터넷신문[민중의 소리] 기사를 종합, 요약한 것이다. (원문기사는 아래 링크를 참조)
http://www.sisa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38200
http://www.vop.co.kr/A000003650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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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뭉쳤다.
지난 19일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 300여명은 고려대학교 인문대 대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창립선포대회를 갖고 “학교 노동자가 단결해 학교민주화를 쟁취하자”고 결의했다.
(사진출처 : 민중의 소리)
이번 선포대회는 지난해 10월 전남지역을 시작으로 광주, 경기 등 광역 단위를 중심으로 결집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 단일 노조를 결성해 조직적 동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노조는 선포대회에서 △공무원과 맞춤형복지 동일 적용 △호봉제 및 이전학교경력 포함 근속인정 △교육감 직계약 △전직종 365일제 및 정규직 기능직 공무원화 등을 노조의 향후과제로 제시했다.
초대 노조위원장으로 추대된 박금자 위원장은 “학교현장에서 유령과 같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온 지난날의 무기력함을 떨쳐 버리고, 당당한 학교의 구성원으로, 자랑스런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학교 현장 민주화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전국학비노조가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우리는 이제 정말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리고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것이며 자존감 있는 노동자로 우뚝 서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노조의 창립 이유를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상위노조인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도 이날 대회에 참석해 학비노조의 정규직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으며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참석하여 “누가 먼저 대세를 잡아가느냐가 목표달성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대세로 만들어야 한다. 이 대세를 바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교내 정규직인 교사노조 장석웅 전교조위원장은 "이번 창립을 시작으로 전교조가 학비노조가 연대하고 단결해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학교를 신뢰의 공동체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연대 의지를 전했다.
노조는 앞으로 3개월간 지역별로 흩어져있는 조리사․영양사 등 비정규 노동자들을 모아 조직을 정비한 후, 오는 6월 정식 노조로 출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