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행정과 서류들

샘연구소 2011. 7. 3. 13:57

교육복지사업을 하면서 만들고 쌓이는 그 많은 서류들은 과연 '사회복지적'일까?

 

교육복지사업의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과거 공동모금회나 지자체 연구학교사업을 맡아서 일하는 학교사회복지사들과 무엇이 다른 점 중 사회복지사의 직무와 정체성을 가르는 가장 다른 점은 예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많게는 연간 1억5천만원의 예산을 교사들과 함께 기획하고 배분하고 관리하고 기록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자인 가난한 아이들 약 200명~300명을 '관리'합니다.

지자체 사업이나 공동모금회, 위스타트사업은 연간 예산이 3천만원에서 5천만원사이입니다. 그러다보니 좀더 아이들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게 됩니다. 

 

이처럼 지전가가 큰 예산을 운영하다보니 사업이 많고, 그래서 하루 업무 중 "행정"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시간보다 수많은 만남, 전화통화, 서류들이 하루의 에너지를 다 가져갑니다. 교복투사업을 잘 하는 학교들을 방문해보면 행정서류가 어마어마합니다. 

 

 

(컨설팅에 대비해서 참으로 정성껏 여러 기록들을 준비해서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이 서류 준비하느라 며칠 동안 담당교사와 지전가가 야근하셨겠군요... 하면서 위로를 해드립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상이 되어서 굳이 컨설팅이나 평가를 대비해서 급조하는 것이 아니라 왠만한 서류는 늘 갖춰져 있습니다. 아니, 늘 그 서류 채워나가는 것이 지전가의 주 업무이고 일상입니다. 5년, 10년 지나면 점점 쌓여서 아마 방 한 칸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이런 '서류화'는 과연 사회복지적일까?

 

내가 일하던 학교에서 학교사회복지사업이 종결되어 떠나면서 그 많은 서류들을 처리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깊이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많은 기록들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꼭 필요한 것이었나?

 

.......

 

기록은 해야합니다.

그러나 학생 당사자와 가족의 인권을 존중한다면 지나치게 서류를 만들고 오래 보관하는 것은 결코 사회복지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NEIS나 웹사례관리시스템을 거절한다고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윗분, 바깥분에게 보여드리기 위한 지나친 서류화도 옳지 않습니다. 사례관리라고 하여 학생 본인이 호소하지도 않고, 우리가 달리 도와주지도 않을 거면서, 환자 엑스레이찍고 MRI찍고 CT찍듯 가로세로사선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진단하여 기록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봅니다. 매 프로그램, 서비스마다 만족도다 뭐다 설문지로 물어보고 근거자료로 비치하는 것도 사실 좀 우습습니다.

 

이 서류와 기록의 홍수.

모두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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