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비폭력대화

샘연구소 2011. 7. 26. 20:11

비폭력 대화

마셀 로젠버그 저, 캐서린 한 역, 한국NVC센터

 

                                                                                                                                                                 (서동미 읽고 씀)

 

#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처음에 이 책은 어느 선생님의 권유로 읽게 되었다. 권유를 받았을 때 다소 감성적인 나에게 ‘너의 감성을 다스려야 되지 않겠냐’라는 처방전과 같은 느낌을 받아서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런 마음도 비폭력 대화에서 경계하는 비난과 판단없이 공감하는 연민의 대화를 방해하는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마침내 책을 다 읽고 나니 “왜 이제야 이 책을 읽었을까?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인간관계 속에서 아쉬운 관계와 과정을 지혜롭게 이겨 낼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오히려 감사함을 느낀다.

 

# 아쉬움이 남는 것

 

상황1. 비난을 개인적으로 듣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하는 행동과 말마다 비난과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 책에서도 부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흔히 선택하는 것이 비난과 비판을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말하는 상대방의 잘못을 찾아 비난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도 그와 같은 말을 들을 때 두 가지 중에 하나의 태도를 선택했던 것 같다. 하지만 비폭력 대화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관찰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나의 욕구와 연결시켜서 정중하게 원하는 행동을 부탁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비난받는 상황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에만 몰입할 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나와의 소통을 통해 채워지지 않고 있는 욕구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서 더 지혜롭게 행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상황2. 나의 욕구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했어야 했는데...

첫 눈에 반하는 사람이 있듯이 왠지 내 맘을 다 알아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도 있었던 그 사람.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야기를 하면 돌아오는 피드백은 늘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믿었던 사람의 뜻밖의 반응에 내가 보인 행동은 분노의 눈빛과 예민해진 행동이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그 사람도 나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나의 태도를 보고 마음이 경직되어 그 이후로 관계가 편안하지 않았다.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하지만 저도 제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많이 속상해요. 저의 의견의 어떤 부분이 고쳐지면 조금 편안해지실까요?’ 비폭력 대화에서 말하는 부정적인 피드백에 겸손하게 공감해 주었더라면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했으면 좋았었겠다!!

 

상황3.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아는데 왠지 기분이 나빠져... 무얼까?

누가 봐도 평판이 좋은 사람이 있다. 나도 그 사람 곁에 있고 싶어지고 자꾸 말을 걸고 싶어지는 그 사람.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간혹 왠지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었다. ‘이해를 잘 못하는 내 잘못인가? 기분이 나빠지는 게?’ 뭔가 해결책은 보이지 않지만 간혹 찾아오는 기분 나쁨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분명 좋은 사람인데. 어떤 때에 기분이 나쁜지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대화를 하다가 내가 하는 말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게 있어요!’라면서 내 이야기에 섣불리 판단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공감을 받고 싶은 거였는데 판단을 받으면 마음을 열었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고 마음을 닫게 되곤 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조금씩 마음 밖으로 밀어냈던 것 같다.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다면, ‘당신의 유쾌함과 삶에 대한 열정이 정말 좋아요. 그래서 그 곁에 계속 머물러서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요. 사실 저는 판단보다는 공감을 받고 싶거든요.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가끔 당신이 나의 이야기에 판단하고 있다고 느껴지니 속상하네요. 먼저 공감을 많이 해 주시면 좋겠는데, 저의 이런 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이야기 하며 나의 욕구를 그 사람을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연민의 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었을 텐데...

 

# 아주 작은 생각의 혁명

 

이 책은 아주 감동적이거나 가슴을 뛰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욕구를 연결’하고 연민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비난함이나 판단함 없이 비폭력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이 세상이 조금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저자의 믿음을 통해 읽는 이에게도 자신감을 주는 책이다. 적절하게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 상대보다 열등하다거나, ‘지는’ 느낌이 아니라 상대방과 더 연결되어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딛고 더 공감하고, 나누는, 연민의 대화를 이제는 더 자신있게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인간의 진정한 성장은 자신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두 사람의 만남에서 이루어진다. -마르틴 부버”

 

* 아래 파일은 책에서 마음에 새기고 싶은 구절들을 옮겨적은 것입니다. 참고하세요.

 

비폭력_대화 스크랩 구절.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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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미 님은 학교사회복지사, 지역사회교육전문가로 일했었고 지금은 경기도교육지원청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담당 프로젝트조정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 살림, 육아 등으로 연구원 활동에 동참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함께 하는 동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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