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독백

샘연구소 2011. 9. 1. 08:19

1.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알고자하면 할수록 내가 발견하는 '앎'보다 그를 둘러싼 훨씬 넓고 깊고 복잡한 '모름'의 세계가 압도하며 드러난다. 과연 나의 앎을 앎이라 할 수 있는가.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그 작은 앎조차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산다. 누구에게 무엇으로 손가락질 할 수 있는가. 얼마나 나를 주장할 수 있나.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 이것도 불완전하고 저것도 불완전하다. 그의 무엇은 나와 통하지만 다른 무엇은 나와 대립된다. 이것을 취하면서 나쁜 저것을 모른 척하고 저것을 버리면서 좋은 이것을 쉽게 포기한다. 

사람들은 참 잘 안다고 한다. 참 열심히 주장하고 비난하고 어떤 것에 목숨을 건다. 대단하다.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나 자신도 아는대로 못 사는데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나...

 

 

2.

희망이란 아주 급진적 radical 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틀 안에서의 희망에 나는 안주할 수 없다. 진정한 희망은 밖으로부터나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난 더 멀리, 더 높이서 보고싶다. 나를 틀 안에 가두는 구조와 사람들의 평가를 거부한다. 

 

그래도 나는 틀 안에서 산다. 그리고 틀 안에서 일하는 이들이 보람을 느끼고 서로 소중히 여기며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고 사랑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발딛고 쉼쉬는 이 땅과 공기를 없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래서 나는 분열증을 앓고 있다. 이중인격자가 따로 없다.  

 

 

 

모른다.

못한다.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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