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청소년의 성문제

샘연구소 2011. 10. 27. 18:48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저학년 시절에 처음 성적인 경험을 한다고 한다. 소위 '야동'에 접하거나 또래 사이에서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하는 시기인데 결국 사춘기 초기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관심이 증가하니 도처에 널린 자극들이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되고 아이들이 이 자극들에 반응하고 이용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어릴 적에도 중학교 때 남학생들이 플레이보이 잡지를 몰래 돌려보곤 했다. 이웃집 누나가 빨랫줄에 널어놓은 속옷만 보고도 가슴 설레던 고교시절 경험도 종종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체들도 다양하고 그 수준도 더욱 강하고 노골적이며 아이들의 성의식도 매우 유연하다.

 

어느 전문계고등학교 여학생들과 집단상담을 하는데 10명중 9명이 성 경험이 있었다. 그러면서 경험이 없는 한 친구에게 "야, 남자들은 결혼할 때 벌써 수십번 경험하고 하는데 여자만 경험이 없으면 어떡하냐? 이 찐따야! 너도 빨리 딱지 떼! 너만 억울하잖어."라고 하는 말을 직접 들었다.

 

남매나 독자 가정이 많고, 낮에 빈집이 많아서 혼자 또는 끼리끼리 놀던 아이들이 몸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 또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아이들이 먼 지방을 마다않고 만나서 서로 사귀다가 만리장성을 쌓기도 하고 가출 후 돈을 마련하려고 마지못해 성인과 성관계를 하기도 한다. 또래간 성접촉은 도시보다 시골이 더 많다고도 한다. 연구들에 의하면 여학생들보다 남학생들 사이에서 성희롱, 성추행 등을 포함한 피해 경험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래간 성접촉을 알게 되었다.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1. 아무도 모르게 지나간다.(이런 케이스 무지 많을 거다.... 둘만의 비밀...)

2. 친구들이 알고 수군대지만 뭐... 다 그런 걸... (요런 케이스 많이 안다. ㅎㅎ)

3. 교사들이 알게 되었다. 징계(선도)위원회가 열린다.  (음... 문제가 된다.)

 

3번일 경우 어떻게 될까?

교사들은 추하다, 한심하다, 나쁘다, 화난다, 크게 벌해야 한다, 부모를 호출해서 단단히 주의를 줘야 한다, 외부에는 비밀로 해야한다, 전학 보내거나 휴학시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복지사에게조차도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

 

대개의 교사들이 일단 남자 또는 남학생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고, 여학생도 품행이 나쁜 아이로 규정하여 처벌하려고 할 것이며 이후 계속 나쁜 시각으로 보게 될 것이다. 또 두 아이를 분리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두 아이가 정말로 사랑해서 그랬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만약 당사자가 집중지원대상학생이어서 결국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인 사회복지사도 그 과정에 끼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어떤 개입을 제안하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가정상황을 이해하고 부모에게 아이를 잘 이해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확보할 것은 안전(의료적 처치 포함), 그리고 당사자의 의견 존중, 학업 계속을 위한 배려와 환경체계에의 개입 등일 것이다.

이를 위해 목표와 윤리적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해야 할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본인 스스로 내적인 혼란과 갈등에 직면할 수도 있고, 학교 관계자들이나 가족과의 갈등도 있을 수 있다.

 

청소년 성문제에 대한 사회복지사로서의 시각을 넓혀주고 생각을 도와주는 영화와 책을 소개한다. 

적당한 설명과 토론 등을 덧붙여서 학생들과 성교육 프로그램 매체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우선 인상깊었던 영화들이 있다. 인터넷에서 유료다운로드 받아서 보았다.

 

 

<프레셔스 Precious>

흑인 가정의 여학생. 아빠에게 성폭행 당했다. 아이를 둘이나 출산하고 말았다. 첫째는 다운 증후군인데 외할머니가 데려다 키우신다. 아이는 집에서 빈둥대는 엄마와 둘이 살며 온갖 학대를 당한다. 엄마는 남편의 사랑을 빼앗아간 딸이란 여자를 증오하고 괴롭힌다.

아이는 결국 학교를 탈락하고 사회복지사의 소개로 대안학교에 다니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자기 자신을 찾아간다. 그런데 자신에게 아빠의 에이즈가 옮은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두 아이를 데리고 엄마에게서 나온다. 어린 두 아이를 돌봐야 할 어린 엄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 4개월3주2일>

루마니아의 공산정권 치하에서 암울한 사회상을 배경으로 한 여학생이 또래와의 관계에서 임신을 하고 낙태를 하는 과정을 그렸다. 지루하고 어둡다. 다큐멘터리같이 감정과 설명이 절제되어 있다.

여학생들의 심리와 복잡한 낙태로의 결정, 시술자를 찾아가는 과정, 또 그녀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시술자 등. (2007 칸느영화제 그랑프리상 수상)

 

 

 

 

영화 <쥬노 Juno>는 이 블로그에 이미 소개했으므로 생략!

 

 

다음은 청소년 임신과 관련된 책들이다.

 

<이름 없는 너에게> (벌리 도허티 지음 | 장영희 옮김 | 창비)

고교 졸업반의 여학생이 임신을 한다. 큰 시련 앞에서 고민하고 결정해가는 과정이 진지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이름 없는 너’는 뱃속의 아기다.

읽고나면 정말 책임있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강추!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변혜정 엮음  | 동녘)

11명의 필자들이 다양한 현장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10대 성매매 여성들의 삶을 주로 소개하는데 제법 도전이 되기도 한다. 10대의 성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자극하는 책.

 

 

 

 

 

이 외에도 <엄마가 된다는 것> (최은영 지음 | 푸른책들), <쥐를 잡자>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없는 아이> (클레르 마자르 지음 | 이효숙 옮김 | 메타포), <열일곱 살 아빠> (마거릿 비처드 지음 |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사), <키싱 마이 라이프> (이옥수 지음 | 비룡소), <불량 누나 제인> (전경남 지음 | 오승민 그림 | 한겨레아이들), <스쿼시> - 그림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팀 보울러 지음 | 유영 옮김 | 다산책방) 등도 청소년 임신과 출산, 낙태 그 과정과 이후의 삶, 가족과 학교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과 영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음  (0) 2011.10.29
책으로 아이들 만나기  (0) 2011.10.27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0) 2011.10.18
회복적 학생생활지도  (0) 2011.10.08
가난한 노동자  (0) 2011.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