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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샘연구소 2011. 10. 18. 19:40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Changin Lenses

Restorative Justice : 범죄와 정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

하워드 제어 지음, 손진 옮김, KACP

   

기존의 사법제도는 이렇게 묻는다. “어떤 법이 위반되었는가? 누가 위반하였는가? 어떤 형벌이 마땅한가?”.

사법과정과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사건은 있으나, 피해자는 잊혀지고 범죄자는 책임지지 않는다. 과정과 절차의 ‘정의’를 중요하게 다루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점점 비대해지고, 문서가 까다롭고 복잡하게 늘어난다. 정의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의미라면 이렇게 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정의를 달성할 수 없다. 유죄란 무엇인가? 평등을 추구하는 사법제도는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 각 사건에게, 각 개인에게 공평한가?

 

회복적 사법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계속 발전시키는 가운데 저자는 이제, 법적(제도적) 사법의 약점뿐 아니라 강점까지 인정하는 시각에서 정의와 사법을 하나의 연속체로 설명하고 있다.

 

진정한 정의는 “누가 상처(피해를) 입었는가? 그들의 요구는 무엇인가? 이것은 누구의 의무이고 책임인가? 이러한 상황에 누가 관여해야 하는가? 어떤 절차를 통하여 해법을 찾을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요구한다.

범죄에 대한 회복적 접근은 우리에게 렌즈뿐 아니라 질문까지 바꿀 것을 요구한다.

 

결국 우리의 관심은 “피해자는 누구이며 어떤 피해를 입었는가? 피해자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그 피해를 회복시킬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가해자는 회복을 위하여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이 상황에 피해자, 가해자를 포함하여 이 사건과 관련있는 모든 사람들이 가능한 한 모두 참여하여 의견을 내놓고 경청하며 과정을 지켜보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우리가 하려는 일은 ‘처벌’이 아니라, 피해자의 위로와 안심, 가해자의 반성과 회개 행동, 그리고 공동체의 회복이다.”등으로 나아간다.

 

회복적 사법을 옹호하는 대표적 프로그램의 하나인 VORP(Victim-Offender Reconciliation Program 피해자-가해자 대화모임)는 가해자의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것이 일차적 의도나 목표가 아니다. 그들이 대개 변하기는 하지만 변하지 않더라도 VORP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 즉, 범죄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고 그에 대해 의무(책임)을 발생시키므로 이에 대한 정당한 대응은 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에 관한 것이고, 그것은 다른 효과를 발생시키느냐와 관계없이 옳은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논의의 전개를 위하여 국가적 사법제도, 공동체적 사법제도, 응보적 사법과 회복적 사법 등의 역사적 배경과 가치, 절차등을 세밀히 비교한다. 공부가 된다.

 

나는 책의 말미에 언급된 회복적 정의가 옹호하는 핵심가치들에 100% 동의한다.

내 삶의 가치들과 100% 일치하는 것에 깜짝 놀랐다.

 

첫째는 존중이다.

가해자, 피해자 등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관점, 요구, 가치를 근본적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둘째는 겸손이다.

겸손이란 무언가 더 기본적이고 더 어려운 것이 있음을 인지하는 태도이다. 즉, ‘앎’의 한계에 관한 깊은 인식이다. 결과적으로 겸손은 타인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반화하거나 적용하는 데 철저하게 주의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타인의 현실을 신중하고 개방적으로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겸손하지 못하면 많은 ‘개혁’에서 그러했듯이 사법은 사람을 해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세 번째 가치는 놀라움이다.

서구의 주된 인식론적 접근방법은 데카르트의 명제에서 드러났듯이 회의적이고 냉소주의적이다. 그러나 놀라움은 신비로움, 모호함, 패러독스, 심지어 모순으로 표현된다. 미지, 경이로움, 부조리와 함께 살아남는 능력은 회복적 정의의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빈부귀천 남여노소를 막론하고 존중하며 나또한 존중받기를 바란다. 나의 부족함을 시시때때로 깨달으며 그러나 뻐기지도 않고 지나치게 비굴하지 않으면서 정직하게 행하고자 한다. 그것이 나의 겸손의 실천이다.  하루하루는 감사함이고 새로운 경이로움의 발견이다. 신비롭고 모호하며 상호모순되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회복적 정의의 가치와 절차, 행동방식들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이들에게 적용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모든 사회에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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