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복지, 학교사회복지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학교를 넘어선 가정과 지역사회이다.
교육이 온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학생이 안전, 건강, 행복해야 하며 여기에 가정환경과 지역사회가 교육공동체로서 고려되어야 함을 깨닫고 가정, 지역사회와의 협력 또는 그에 대한 개입활동까지도 시도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아이와의 상담이나 지도도 어려운데 가정의 어른들을 만나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 지역사회는 또 어떤가. 각 기관마다 나름의 구조와 문화가 있고 고집도 있다. 그래서 수없이 만나면서도 소통이 어렵고 엉뚱한 데서 오해와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고 협력이 힘들다.
그래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학교를 중심으로 가정, 지역사회가 교육공동체를 구축하여 함께 아이를 위해 손잡고 나가자는 것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핵심이고 또 학교사회복지의 기본관점이기 때문이다.
과천시의회 의장인 서형원씨의 글을 읽었다. 그는 몇 년 전 과천시 사업으로 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위탁받아 시행하는 학교사회복지사업의 일 때문에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젊은 이가 또릿또릿하고 믿음직하게 사람을 대할 뿐 아니라 추진력도 강해보였다. 흔히 구/시/국회의원같은 정치인이라고 하면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나이 많은 아저씨들의 놀이터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젊은이들이 정치를 한다면 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다른 의원들까지 함께 불러서 우리들의 어려움을 주의깊게 듣고 백방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써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시사IN>의 '풀뿌리 수첩' 코너에 글이 올랐다. (제214호 2011. 10. 22. 19쪽)
그는 과천의 풀뿌리 모임인 맑은내방과후학교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정치가 보통사람들의 살림살이, 지역 문제와 동떨어져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흔히 과천이라면 잘 사는 동네로 생각하지만 반지하 가구도 많고 비닐하우스 주거민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몇 사람이 제안하여 열띤 토론 끝에 '맑은내방과후학교'라는 지역아동센터를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이 직접 모여서 고민하고 토론하고 참여하여 꾸리다보니 교사 경험 가진 이가 가르치고, 아주머니들이 바자회를 하고, 수많은 자원교사들이 학습, 상담, 놀이, 여행 등을 각각 나눠맡아 운영했다.
관에서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업과 달리 이렇게 풀뿌리 단체가 운영하는 일은 가장 큰 문제가 돈(재정)이고 그 다음은 실무자와 조직체계의 빈곤함이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힘차게 일해온 듯 하다.
서형원씨의 말에 의하면 집단수다에서 아이디어가, '내가 하면 이웃도 할 것'이라는 솔선수범에서 실행력이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지역만들기는 지역사회가 경제 투자처로 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평범한 주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정겨운 동네, 동네다운 동네 말이다. 가난을 몰아낸 동네가 아니라, 가난해도 서로 알콩달콩 눈물과 웃음을 나누는 그런 동네이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지역만들기 사례로 참고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신명나는 지역복지 만들기>(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연구기획팀 지음, 인간과 복지)
복지관 사람들이 주민들을 '개입대상'이 아닌 이웃으로 자리매김하고 이들을 역량강화시켜 주체로 서게 일한 과정인데 특히 오랜 기간 열심히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다. 여기에 추천된 책들은 모두 필독도서라고 할 수 있다.
<골목에 꽃이 피네>(정외영 지음, 이매진)
남성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가는 세상과 달리 아줌마, 여성들이 일하고 꿈꾸는 세상은 이렇게 이루어간다. 세세한 삶의 구석구석으로부터, 화려한 조명도 거창한 직함이나 멋드러진식사도 없지만 골목에서, 이웃집에서 물 한 잔 놓고 벌이는 수다잔치에서 얻는 힘, 아줌마들의 실천력, 그런 것들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과 마을을 만들어간다.
그 외에 푸른복지연구소에서 펴 낸 몇몇 책들도 실무자들의 선행사례들을 보여주어 지역과 함께 하는 사회복지 활동가로서의 언행으로 보고 배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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