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커피의 정치학

샘연구소 2011. 3. 12. 20:58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한 때는 자판기의 커피믹스 커피가 너무 좋았다. 특히 등산가서 먹는 믹스커피는 최고였고 해외여행을 가도 늘 커피믹스를 담아가지고 다녔다. 또 한 때는 커피에 설탕만 타서, 한 때는 프림만 타서. 또 한 때는 그냥 커피만 타서 마셨다.

그런데 여러 해 전 우리 이웃에 커피원두를 수입하는 분이 이사오셨다. 그분 댁에 가서 직접 에스프레소 기계로 내린 카푸치노를 맛보았다. 음~~!!! 그때만 해도 커피전문점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분이 이렇게 말하셨다.

 

"고기로 말하면 믹스커피는 가공한 햄, 만든지 유통기간이 오래 된 가공육과 같아요. 인스탄트 커피가 냉동육이라면 원두커피는 냉장육이죠."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원두커피보다 믹스커피 시장이 큰 곳이 없다고 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보니 솔깃했다. 안 그래도 믹스커피나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속이 안 좋았었는데.. 그래서 원두커피에 맛을 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에스프레소의 맛에 빠져들었다. 그러던 차에 후배들이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물해주었고 지금은 가족 중 제일 먼저 일어나서 뒷산 산책하고 혼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이 너무나 행복하고 소중해서 기상시간이 행복해졌을 정도이다.

 

 

(Stuttgart의 노천카페에서 햇살을 즐기며 마신 커피)

 

 

그런데, 커피는 재배지의 현실을 생각하면 참 죄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요새는 공정무역 커피가 많이 나왔다.  공정무역 커피 재배자들은 일반 커피 재배자들과 얼마나 어떻게 다를까?  

 

공정무역 커피 재배와 유통의 실상을 조사한 다니엘 재피의 <커피의 정치학(박진희 역; 수북)>에 의하면, ...........

 

 공정무역 커피가 실상 생산자에게 그리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전통적인 생산자가 더 큰 이익을 취하기도 한단다.

게다가 최근에는 국제유기농커피인증기관들이 점점 더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해서 커피재배 농민들을 부담스럽게 한다고 한다.

 

그래도 공정무역 생산자인 <미치사> 조합원들은 공정무역 커피재배를 그만두지 않는다. 왜냐고?

 

"이유는 전통적 생산자일 때 가져보지 못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치사 설립 초기부터 조합원으로 일한 콘트레라스 디아스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내 커피가 얼마에 팔려나가는지도 알고, 어디서 판매되는지도 알면서 전에 몰랐던 것들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이라고 말한다."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존중”이 아닐까?.

인간으로서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는 과정이, 장면이 있는 것이다.

단지 소득이 높고 낮은 것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지 성적이 높으냐 낮으냐, 올랐냐, 몇 점 올랐냐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학습의 의미,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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