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전염된다> 원제: Connected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Nicholas A. Christakis, 제임스 파울러 James H. Fowler 공저, 이충호 옮김
김영사, 2010
"의학과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유전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10년간 심층 연구하여 마침내 완성한 ‘3단계 인간관계 법칙’! 뱅크런에서부터 자살 방지짜지, 비만의 유행에서부터 가상 세계의 전염병까지, 행복의 확산에서부터 투표 행위의 확산까지! 추론과 과학을 결합해 증명해낸 사회 속에 숨겨진 집단지능의 놀라운 힘!"
소셜 네트워크란 말이 요즘처럼 유행할 줄 누가 알았을까?
가족과 마을 등 1차적 공동체가 해체되는 한편, 과학의 발전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하고 긴밀한 사람간의 관계를 가능하게 했다. 소셜 네트워크 내에서 유대를 맺고 살아가는 경향은 인간이 종으로 발달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사람이 주변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공감의 능력은 사회사업 실천에서도 매우 의미있는 측면을 열어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복지사들이 읽어봄직하다.
굳이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을 들지 않더라도 인간은 애초부터 네트워크 속에 살아왔으며 네트워크는 우리의 행동을 지배해왔고 그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저자들은 가족이나 기숙사, 공동체, 인터넷 등 모든 소셜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연결'과 '전염'이라는 두 가지의 측면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규칙은 다음의 다섯 개로 정리할 수 있다.
1. 우리의 네트워크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다.
2. 네트워크가 우리를 빚어낸다.
3. 친구들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4. 친구의 친구의 친구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5. 네트워크는 자체 생명력이 있다.
* 이행성과 관련하여, 이혼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사례에서 양 부모가 서로 연결되어 있느냐 아닌가에 따라 아이의 삶은 크게 달라진다고 했다. (44쪽)
* 1968년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의 '자극군중'과 '보행자'간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에서 보행자가 어떤 행동을 모방하는 결정은 그 행동을 하는 군중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49) 또 그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6단계 분리'를 통해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53) 그러나 던컨 와츠, 피터 도즈, 로비 무하마드 등의 연구를 통해 그 영향력의 전파는 '3단계 영향 규칙'을 따른다는 것도 밝혀졌다.(53-54)
2장에서는 네트워크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직접 연결된 사람이 행복할 경우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약 15% 높아진다고 했다. 또 이는 2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에 대한 행복확산 효과 10%를, 3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에 대한행복확산 효과 약 6%를 일으켰다. 그러니까 즐거움도 행복도 전염된다는 것이다.
개인이 느끼는 행복은 장기적으로는 유전적 설정값에 약 50% 영향을 받으며 10%는 환경(사는 장소, 재산, 건강상태 등)에, 40%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가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지난 6개월 사이에 한 친구가 행복해졌을 때 그 사람이 행복해질 확률은 약 45% 증가하는 한편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감소하다가 사라졌다.
반대로 친밀감이나 사회적 연결이라는 인간의 핵심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경험하는 복잡한 감정들의 집함으로서 '고독감'은 행복의 반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친구가 늘어날수록 고독감도 줄어들며, 고독한 사람들은 친구도 덜 생기는 경향이 있었다. 또 고독감에도 물리적 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행복과 마찬가지로 3단계까지만 전파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회의 고독감과 싸우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면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복구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을 도움으로써 고독감에 대한 보호장벽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은 결국 전체 네트워크가 허물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3장에서는 대다수의 사람이 가까운 친구를 통해 배우자나 애인을 찾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러므로 연애나 결혼을 하고 싶다면 함께 있는 곁의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한편 배우자 상실 효과에 대한 연구에서 아내를 잃은 남성들의 상실 충격이 더 컸는데 이는 아내로부터 얻었던 정서적 지원,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 가정의 안정 등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장에서는 비만, 자살, 흡연과 음주습관 등이 네트워크를 따라 전염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네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프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식습관이나 행동규범의 모방이 빠르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개인의 생물학적 기능이나 선택, 행동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그들의 영향에 의해서도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5장에서는 뱅크런 등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인 행동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비합리적 행동으로 몰고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네트워크의 힘은 대중의 지혜가 순식간에 어리석음으로 변할 수 있게 한다. 한편 날로 심화되는 전문화와 분업화 경향 속에서 집단의 협력을 통해 훌륭한 발견과 혁신이 이루어지는데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기 편한 작은세계 형태의 조직에서 최고의 능률을 발휘한다.
6장은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예로 들어 유권자들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 점, 나아가, 오바마가 유권자들과 그리고 유권자들 끼리를 서로 연결시킨 그의 능력에 힘입었음을 말하고 있다. 최근 우리가 경험한 정치 선거에도 적용됨직한 사레들이 많이 제시된다.
7장에서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것이 유전자의 영향권 아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실험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이 제시한 '호모 딕티우스'란 네트워크인을 말한다. (사람을 뜻하는 라틴어 homo + 그물이란 뜻의 dicty)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과 연결된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던바 수'라는 것이 있다. 로빈 던바는 1993년의 연구에서 인간사회 집단의 크기를 약 150명으로 추정했다. 이 집단은 모든 구성원이 나머지 구성원을 모두 다 알고, 그들이 친한지 적대적인지 알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과거와 현재,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여러 조사에서 사람들의 역동적인 집단은 150명 내외를 보여주고 있다. 또,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대화를 나누는 집단의 크기는 약 4명(말하는 사람 1명과 듣는 사람 2.8명)이라고 한다.
이 연구결과를 보면서 한 학년이 150명인 학교가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25명~30명을 한 반으로 할 때, 5~6학급이 한 학년이 되는 학교가 인간적이고 교육적인 집단을 형성하지 않을까?
또, 학생쉼터를 만들기 전 설문조사로 대개 4명이 대화하는 것으로 조사되어서 그렇게 꾸몄던 예전의 일도 생각났다. 10명이 둘러앉는 탁자보다는 4~5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탁자가 더 좋다는 것이다.
8장에서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싸이트의 급증으로 우리가 '초연결'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위키디피아를 예로 들면서 네트워크는 자체 규제능력과 스스로 진화하는 생명체라고 말한다.
9장에서는 '전체의 힘'을 논한다. 우리가 가난을 줄이려면, 단지 자본 투입이나 기술훈련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다시 연결하도록 돕는 것은 주변부의 불우한 개인을 돕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 구조를 돕는 것이다.
요즘처럼 상호 연결이 점점 늘어나는 세계에서 유대가 많은 부유한 사람들은 점점 연결이 좋아지는 반면, 유대가 적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점점 주변으로 밀려난다. 즉, 디지털 격차, 네트워크의 불평등은 새로운 기회 불균등을 초래하고 강화한다.
사회사업실천에서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여전히 당사자의 연결보다도 실무자끼리의, 기관간의 네트워크만 무성하다.
좀더 당사자의 네트워크가 연구되고 확장되고 풍요로워지는 실천을 지향해야겠다.
'책과 영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림의 경제학 - 강수돌 (0) | 2011.12.11 |
---|---|
도가니 (0) | 2011.11.15 |
학교사회복지와 탄력성 (0) | 2011.11.01 |
젊음 (0) | 2011.10.29 |
책으로 아이들 만나기 (0) | 2011.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