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long day

샘연구소 2011. 12. 7. 00:42

일도 많지만 느낌도 많은 하루하루입니다. 

 

어제는 오전과 오후에 교육복지사업학교를 방문하여 평가단의 일원으로 돌아보았습니다.

교장, 교감, 부장, 담당교사 모두 얼마나 열정적으로 대하시는지 게다가 표정이 얼마나 환하고 당당하신지 그것만 보아도 모두들 교육복지를 열심히 실천하시는구나, 아이들이 참 복되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두 학교 다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이 정말 열정적이었습니다. 3년 되신 지전가는 초창기 까칠하던 얼굴이 확 피어났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 보입니다. 지전가인 선생님들의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저녁에는 한겨레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복지국가 건설의 정치경제학> 연속특강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순서는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인 오건호 선생과 한림국제대학원대 정치경영연구소장 최태욱 박사입니다. 저는 특히 오건호 선생이 참 좋습니다. 서글서굴 쉽고, 편하게 술술 넘어가면서 명쾌하고 군더더기도 없습니다. 쏙쏙 들어옵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만을 골라내서 죽지않고 살만큼 지원하는 그런 단계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 특히 중산층까지 참여하는 허리가 튼튼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특히 재정분야에서 모두가 참여하자는 몇 가지 제안을 내놓으셨습니다. 곧 선진복지 체험 스마트폰 앱도 나온답니다. 넓은 홀 맨 앞자리에 앉으신 이명묵 선생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집을 나서서 수원의 경기도교육청에 가서 2012년 교육복지사업 기획을 위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비전을 나누고 목표를 세우고 하면서 저는 "아, 우리나라가 역시 민주사회가 되었구나!"하는 걸 새삼스럽게 느겼습니다. 모두가 나이나 성별, 지위나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발표하고 다른 의견도 경청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좀 불편했습니다. 어른 눈치 보고 왠만하면 아랫사람은 그냥 '침묵'하는 것이 '금'이었지요. ^^

희망이 있다!

 

오후엔 서울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초등학교에 가서 학부모님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소통하며 바르게 키우기 위해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였습니다. 저는 두 아이 키우면서 아마 둘째아이 고3때 진학지도 설명회 할 때 딱 한 번 학부모연수란 제목의 모임에 참석한 것 같습니다. 교실 가득 참석해주신 학부모님들은 참 대단하십니다. 그 열정으로 익히고 나누었으니 아이들의 자라는 여건이 더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흥미로운 것은 '가치관' 인기투표를 했는데, '가족'이 단연 1등이었습니다. 가족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또는 지키고자 하는지 더 깊이 살피어보았습니다. 다양한 가족형태가 공존하고 전통적인 가족의 기능이 변화하는 요즘,  더더욱이 가족이이 중요한 그 이유와 의미를 깊이 새겨야할 것 같았습니다. 안전, 생리적 욕구, 사랑, 소속감, 존중, 신뢰.... 한부모이든, 조손가정이든, 가족이 아프거나 공부를 못하거나 사업에 실패해도 이런 가치들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가족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녁에는 다시 서쪽 끝 고양의 덕양중학교로 가서 멘토링프로그램인 '씨드스쿨' 1학기 수료식에 참석했습니다. 멘토, 멘티, 자원봉사 스탭들, 학교 선생님들, 게다가 아이들의 친구와 부모님, 가족까지 와서 도서실이 꽉 차서 자리가 모자라 뒤에서는 서서 보아야 했습니다.

 

여러가지 발표와 보고, 공연, 시상이 끝나고 소감문을 읽는데 티들이 먼저 훌쩍훌쩍 눈물을 훔치더니 급기야는 아이들이 소리를 내서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금세 울음이 전염되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울었습니다. 여학생들은 울음을 참지 못해 멘토와 멘티가 끌어안고 꺼이꺼이 웁니다. ^^;; 결국 단체촬영을 못 하고 자리에 앉히고 말았지요.

이런 감동의 물결! 겨우 한 학기, 겨우 일주일에 한 번 만나고 이렇게 헤어짐을 슬퍼하다니요. 그동안의 사랑을 이렇게 고마워하다니요. 멘토가 말합니다. "내가 대학교 과제와 시험, 일정으로 바빠서 늦고 결석해도 늘 나를 기다려주고 반겨준 씨드 00야. 얼마나 미안했는지. 내가 아닌 다른 티였다면 더 많이 만나고 더 자주 함께 했을 텐데... 고맙다. 그리고 사랑해."

아이들이 누구에겐가 어른에게서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말을 과연 들어봤을까요?

멘토인 티들도 기대보다 개구장이 중학생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모양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기뻐하는 눈물.

 

몸과 머리는 피곤하지만 마음은 행복한 밤입니다.

감사로 가득한 부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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