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실천 기술에 있어서 나는 짬뽕이다.
배운대로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주워다 삼킨다.
어떤 아이 한 명을 위해서 어떨 땐 이 이론, 어떨 땐 저 기법을 마구 쓴다.
초반엔 정신역동이론 배운 것을 떠올리면서 이해하고 그담엔 인지행동치료법을 활용해서 쪼이고 다그치고 결핍된 욕구도 찾아보고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맛보고 희망하도록 기회를 만들며 언제나 강점관점을 명심하고 자주자주 해결중심 기법을 활용해서 미래를 그리게 한다. 또 생태체계적 관점을 "뼛 속 깊이" 명심해서 모든 일을 부모, 교사, 친구와의 역동 속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분주하다. 아이들은 무엇보다 가족 역동이 중요하니 보웬도 생각하고 교류분석도 떠올려보고 사티어도 흉내내고 스토리텔링도 요리조리 붙여본다. 나아가 사회의 부조리와 소외 불평등구조, 정책적 모순과 한계들도 생각한다.
또 어떤 집단에는 주로 이런 이론, 어떤 집단에는 저런 기법을 주로 쓴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들하고는 조심조심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네주듯이 앞도 보여주고 발 밑도 보여주면서 손 잡고 건넌다. 활달하고 표현이 강한 아이들하고는 직면시키고 에너지를 분출하며 적절한 방향을 찾아 보람을 느끼도록 안내해주기도 한다. 어떤 모임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 학생의 행복과 인권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연구하고 조사하고 발표하는 참여하는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적 행동'을 부추긴다. 어떨 땐 나는 빠지고 다른 사람들이 나서게 뒤에서 밀어주는 그림자의 역할만 한다.
상담공부를 한 어떤 이가 묻는다.
"교육복지연구소... 음... 거기선 무슨 일을 하세요?
"뭐... 교육에 복지가 같이 가자는 거구요. 교육복지사업들 고민하고 연구하고 일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뒹굴고... 교사나 학교사회복지사, 아이들도 만나고 그래요... 주로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의 학교, 그런 아이들을 만나죠."
"그럼, 상담도 하시나요?"
"그렇...다고 할 수 있죠."
"그럼 주로 무슨 이론, 기법을 쓰시나요?"
"음... 짬뽕이에요."
흐흐...
뭐 하나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배운 것 보태서 열심히 독학하고 틈틈이 돈 내서 워크샵도 참여하면서 버무린 나만의 부끄러운 '웃기는 짬뽕'이다. 전문용어로 eclectic 즉, 절충주의를 흉내내고 있는 것이다.
잘 한다고 할 수도 없고, 못 한다고 할 수도 없다. 나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다.
그냥 조심조심 아는 만큼 애써서 한다.
'애'써서 하다보면 '신'난다. 아이들과 선생님들, 부모님들, 학교사회복지사들이 고맙다.
사실 '개입'이란 것, 교육 혹은 원조, 상담이란 것은
마지막 지점에서는 creative art 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하나하나가 다 다르니까.
또 지금 보는 그이는 어제 본 그이가 아니니까.
바람도, 햇살도, 내 마음도 어제의 것이 아니니까.
그래서 개입intervention 이란 인문과학이고 사회과학이며 통섭적 학문이고 나아가
창조적 예술이다.
결론은
나는 예술가다.
웃기는 짬뽕 예술인.
웃기는 짬뽕 예술인 ㅎㅎ
한라대 멋쟁이 학래군의 모자를 얻어쓰고
*나만 '짬뽕'이 아니다. 인간변화에 관하여 상담의 절충주의적 개입에 통찰을 주는 <자기혁신 프로그램>(제임스 프로차스카, 존 노크로스, 카를로 디클레멘트 지음, 에코리브르 출판사)을 읽어볼 만 하다.
'동향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맞춤형 복지의 속내 (0) | 2011.12.08 |
---|---|
아동복지 예산 ‘OECD 꼴찌’ (0) | 2011.12.08 |
사람의 그물망 휴먼네트워크 (0) | 2011.12.04 |
대안학교 (0) | 2011.12.04 |
장학금 받아봤나요? (0) | 2011.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