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탈북청소년 교육지원

샘연구소 2011. 12. 11. 11:46

얼마 전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에서 초대해주어 탈북학생 사례관리 워크숍에 다녀왔다.

 

북에서 남으로 넘어오는 동포들은 분단이래 꾸준히 있어왔는데 얼마 전부터 북측의 경제사정이 악회되면서 더욱 증가하여 지난 2010년 11월,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총 2만명을 넘어섰다. 따라서 이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도 점점 많아져서 2005년에는 약 420명이던 것이 2008년에는 966명, 2011년에는 1,681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들은 서울과 경기, 인천에 가장 많이 모여살고 전국에 흩어져 있다.  (http://www.hub4u.or.kr/hub/edu/status01.do 참조)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계(명) 
 2005년  247   131   43 421 
 2006년  248  166  60  474
 2007년  341  232  114  687
 2008년  495  288  183  966
 2009년  562  305  276  1,143
 2010년  773  297  347  1,417
 2011년  1,020  288  373  1,681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보았다. 아직은 초등학생이 많다.

 

 

굳이 UN 아동권리조약 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어떤 조건이든 생존과 발달을 위하여 교육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  탈북 아동청소년들도 마찬가지이다.

 

탈북이주민들이 급증하고 탈북학생들이 많아지면서 교과부도 나름의 대책마련에 부심해왔다. 지난 2009년 7월부터는 한국교육개발원을 통해 탈북청소년 교육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내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는

1) 탈북청소년의 기초학습 출발선 측정을 위해 기초학력진단도구를 개발하고 처음 대하는 하나원 내 하나둘학교 교육과정과 교재를 개발/보급한다.

2) 학교 안팎에서 탈북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지원한다. 교재와 교육용 자료들도 개발하고 교사연수도 하는데 내가 불려간 것은 이 가운데 탈북학생 밀집지역과 학교에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하여 활동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3) 탈북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NK교사 아카데미 사업을 추진하고 탈북청소년 리더양성 프로그램, 예비대학 프로그램도 하고 부모들에게 줄 자녀교육 매뉴얼도 개발한다.

4) 교과부와 시도교육청과 협력해서 탈북청소년 교육업무를 지원하고 하나원, 정규학교, 민간교육시설 교사들이 어울려서 합동워크숍을 하고 네트워크를 유지하게 하며 이들의 전문성 증진도 지원한다.

5) 이 모든 사업과 관련하여 기초자료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 관리하고 합리적 지원 대안을 연구하고 수행한다.

 

지금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소장으로 한만길 선생님이 수고하고 있다. 과거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에도 관여하셨던 분이다. 센터 내에는 연구기획팀, 학교지원팀, 교수학습개발팀 등 3개 분과가 있다.

 

탈북청소년은 어떤 문제들을 가지고 있을까?

첫째는 학력부진이다. 장기간의 학업공백과 남북한 교육과정 차이, 특히 최근에는 탈북이주과정에서 중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이 한국으로 입국하면서 새로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둘째로는 심리적 불안이다. 탈북과정에서의 상흔, 문화적 혼란, 한국에서의 차별경험과 정체성의 혼란 등이 아이들을 불안하게 한다.

셋째로는 가정 갈등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다시 구성되는 것이 중첩되기도 하고 남북한 양육방식의 차이와 부모의 한국사회부적응 등이 양육환경으로서 어려운 점이다.

넷째로는 연령과 학령의 차이, 학교의 이해부족과 성적위주의 경쟁적 풍토 등으로 인해 학교미취학 아동과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중도탈락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를 비롯해 사회에 대한 적응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탈북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교육지원 제도들이 있는데 학력인정, 입학금과 수업료 지원, 학교 내 교육지원으로 급식지원, 방과후학교 지원, 대학입학 및 편입학 지원, 학교적응지원 및 학교밖 교육지원 등이 있다. 

특히 내가 관여해 온 것은 종래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주관한 탈북학생을 위한 1:1 멘토링사업과 인천학교사회복지사협회가 모금회 지원으로 장도초등학교에서 시행한 탈북학생을 위한 학교사회복지사업, 그리고 인천 논현동지역의 탈북주민/학생 지원네트워크사업인 어울림숲사업(드림스타트, 새터민지원센터, 지역아동센터, 교육복지사업 등이 모두 함께 함), 인천새터민지원센터와 남동하나센터 내 탈북주민과의 1:1멘토링 사업 등이며 이번에 탈북자 밀집지역과 학교에서 활동하는 탈북학생 전담코디네이터 및 NK교사들의 사례관리 워크숍에서 여러 지역의 더 많은 활동가들과 만나게 되었다. 

 

이분들은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대화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등 의사소통의 어려움, 생각이나 태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담능력, 학교 내외의 사회서비스들을 알고 연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내 앞에는 이기연 교수님의 사례 수퍼비전, 내 뒤에 여러 청소년을 '강점관점'으로 상담하신 상담전문가 선생님의 성공사례(?) 발표도 이어져서 워크숍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셨다.

 

이런 노력들로 현재 학업 중도탈락학생 비율이 줄고 있다고 한다.

 

<연도별 중도탈락율 변화>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브로셔를 보고 그림)

 

 

그래도 현장은 여전히 전쟁터와 같다.

다음 주에도 또 그 다음 주에도 인천 논현동에 가서 여러 활동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기로 했다.

 

나는 8년 전인가 중국 연변에 가서 두레마을과 토문 지역을 돌아보고 왔다.

그 당시 여러 사람들이 북한의 땅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염려하였고 연변두레마을을 거점으로 하여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땅'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묘목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토문에서 가는 물줄기 강물 건너편으로 바라본 북한 땅은 척박하기 그지없게 보였다. 중국의 옥수수밭은 시퍼런 잎이 내 키보다 크게 빡빡하게 자라는데 저쪽은 산도 황페하고 푸르름을 보기가 힘들어서 슬펐다.

북한에서 탈출한 아이들이 머무는 지역엔 부모도 집도 없는 아이들이 거리에 넘쳤다. 이런 아이들을 품고 가르치는 분들도 만났다. 함께 가르칠 분들이 더 필요하다고 간절히 부탁하시던 교장선생님 얼굴이 떠오른다. 당당해지고 환하게 펴진 아이들의 얼굴과 '간증'도 생각난다.

 

또 도봉중학교 시절 한 탈북학생이 축구를 하고 싶어했다. 잘 했다. 비싼 축구화를 사고 싶었지만 여력이 안 되어 아름다운재단과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 신청서를 써서 구해주기도 했다. 아이는 얼굴과 이름을 드러내기를 극구 부인했다. 잘 지낼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작은 이모네집. 이모부는 평양에서 이남하신 분이다. 이모부의 아버님은 두고 온 가족이 그리워 미국이민을 택하셨고 결국 북한에 두 차례 다녀오셨다. 내 부모님과 주변분들이 금강산과 평양 등에 다녀오신 소감도 듣는다.

 

한반도에 살고 같은 외모와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 가족과 친척이 살고 내가 지내던 고향.

한 민족이라는 것.

 

그런데 참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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