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교육공동체

샘연구소 2012. 7. 5. 12:58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학교가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점이다.

학교가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우선 학교교육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학교 밖(지역사회)에서 왕성하게 끌어다 쓴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학습 지도, 멘토링, 치료적 상담, 프로그램이나 동아리 지도, 문화체험, 교사나 학부모연수 등을 교사들이 기획해서 직접 지도하지 않고 강사나 지도자를 학교 밖 기관으로부터 끌어다 쓰는 것이다.

 

또는 아이들을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가 있는 곳으로 보내서 교육적 지원을 받게 하는 것이다.

징계학생을 복지관에 보내서 봉사활동을 시키는 것, 학생을 학교내에서 상담할 수 없어서 상담센터로 보내는 것, 외부에서 문화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이런 것은 교육복지란 말이 나오기 전에도 했고 교사들이 늘 하던 일이다.

그럼, 교육복지, 교육복지사업에서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도무지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왜 앞에 지역사회까지 붙인 것일까? 

학교의 교장은 자신이 채용한 인력이니 학교 안에서 이런 저런 필요한 일을 도와서 교육복지가 증진되면 되는 것이지 왜 자꾸 학교밖으로 나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저지하기도 한다. 

지역사회 기관들은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인데 지역사회에서 어떤 교육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왜 지역사회 교육 전문가라고 하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교육복지,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우선 교육이 학교 혼자 할 일이 아니며, 아이를 교실 안의 모습만으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가정환경, 방과후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을 고려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으며 발달단계에 따른 욕구들을 가정, 지역사회, 학교가 제대로 채워주지 않으면 교육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교육이라고 하면 학교 혼자의 몫으로 치부했다. 이것도 학교가, 저것도 교사가 하다보니 학교와 교사는 온갖 것들을 가르치느라 정신이 없다. 부모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빌라도가 예수 재판 앞에서 손을 씻듯이 제 자녀이면서도 교육은 학교 몫, 교사가 전문가 아니냐고 발뺌하곤 했다. 아이들에게 조금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학교 탓, 교사 책임으로 돌리기 일쑤였다.

이제는 현실을 바로 보고 제대로 인정하고 모두가 제 몫을 져야 한다.

아이들은 이미 가정과 지역사회(더 큰 사회, 대한민국, 세계, 환경), 온갖 매체들로부터 호흡하는 순간순간 좋든 나쁘든 '교육'적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가정과 지역사회도 교육자이자 교육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재학생들의 가정과 학교를 포함한 지역사회 전체가 학교와 함께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교육활동에 참여해야한다는 의미이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와 교육청이 주축이 되어서 지역내 기관들, 전문가들, 주민, 관공서 실무자... 등을 모시고 교육복지의 의미와 사업 추진방안에 대해서 알리고 함께 논의하는 것이 사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지역 학생들의 가정환경, 지역 내 교육적 여건들, 아이들의 욕구와 필요,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교육적 고민과 강점, 자원들을 함께 나누고 대안을 만들고 각자 가진 것으로 내어놓아 참여하는 자리가 정기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처음엔 관공서 상담소,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수련관 같은 곳들이 전문적 서비스와 프로그램, 전달체계와 정책현황 등을 내어놓을 것이다.

그러다가 더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고치기도 하고 꾸려가면서 남의 동네에서 배워오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중엔 통반장, 주민대표들이 나서서 스스로 요구하고 개발하고 참여하고 모니터링하고 반성하고 성숙해지는 단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아니, 가난하다고 주눅들어 있거나 스스로의 미래를 포기하고 제멋대로 살던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나라의 한 시민이며, 미래의 희망임을 깨달아 요구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하고 누리고 노력하고 보답하면서 당당하게 살게 될 것이다.

이런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지역사회교육전문가와 교육청 프로젝트조정자의 핵심 역할이 있다. 지역사회와 학교를 잇는 교량이자 조직화하고 연계하는 접착제이고 기획자이고 facilitator의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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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우리 연구소 상임연구원 두 명과 연천교육청에 다녀왔다.

작년 하반기부터 새롭게 연천군내 한 중학교에서 교육복지사업을 시작했는데 올해 초 컨설팅을 하고나서 지역기관 및 사업 관계자를 모셔서 간담회를 했다.  나는 이 사업의 의미를 확인하고 교육공동체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할지에 대해 강의를 해드리고 오신 분들과 토론을 했다.

 

 

연천은 서울에서 정북쪽으로 휴전선 가까운 군사도시이다. 동쪽으로는 강원도 철원이 있다.

 

 

 

 

 

전곡은 구석기시대 선사유적이 발견되어 '선사박물관'이 있다. 가볼만한 곳.

사진출처: http://www.jgpm.or.kr에서 갈무리

 

 

이 자리에는 교육청 장학사님들과 담당 학부모지원과 조정자, 사업학교 교장선생님과 부장님, 지역사회교육전문가를 비롯하여 여러 학교 학부모회장님, 건강가정지원센터, 노인복지관, 청소년수련관, 공연문화센터, 자원봉사센터 등 여러 곳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해주셨고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한 분이 나와주셨다. 모두가 뜨거운 관심과 열의를 보여주셨다.

 

사업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체로 순조롭게 안착되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교장선생님의 온화한 품성과 담당 부장님의 수고, 그리고 밝고 활기찬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 김주연 선생님이 수고한 탓이리라.

 

참석자들이 자기소개와 함께 자유토론을 하다보니 기관 관계자들은 학교측에 섭섭함을 토로하셨다.

학교 문턱이 여전히 높고, 교사들과 소통하기 힘들고, 교사들은 그저 오지근무로 몇 년만 때우고 떠날 생각을 한다거나, 점수에만 신경쓴다거나 하는 불만들이 있었다.

학교측에서는 역시 가정에서 아이들을 충분히 돌보거나 가정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생활지도의 기본부터 신경써야 하는 교사들의 애로사항을 말씀하셨다. 아이들은 날로 거칠고 교사의 지도를 거부하기까지 하는데 부모조차 교사를 존중하지 않으니 교육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제 이 사업으로 인해 학교가 담장을 낮추고 지역 기관들과 주민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과 걱정, 에너지를 나누고 협력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지역 주민들의 학교측의 어려운 점도 듣고, 가정과 지역에서 할 일을 하도록 노력하고, 학교는 또한 가정 탓으로만 돌리지 않고 가정과 지역이 교육적 역할을 다하고 자원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에 연천을 다녀온 뒤 늘 마음에 품고 짝사랑하듯 걱정하고 기도했다.

내가 간담회장에서 강의하고 토론을 주관하는 2시간 동안 두 연구원을 연천군내 학교들과 생활지역을 돌아 다니며 지역조사를 했다.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역도 이해하고 적절한 사업 구상에 적절한 조언을 보태기 위해서였다.

어제 다녀온 뒤로는 앞으로 어떤 신나는 일이 전개될지 오히려 설레고 아이디어가 마구 솟아오른다.

무엇보다 연천군에서 자라고 일하는 교육청의 담당자, 학교의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지역기관 담당자들의 마음에 내가 감동받았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연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 소중하다.

그런데 돌아오려는 순간 소외지역 학교 청소년들을 지원하겠다는 어느 복지재단에서 자문해달라는 초대전화를 받았다. 기도가 어쩜 이렇게 딱 맞게 이루어지는지!

 

단지 학교에서 지역 기관의 서비스를 학교교육에 이용하는 차원의 지역사회 연계가 아니라,

진정한 교육공동체가 이루어지기를!!!

 

연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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