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6일에 치러진 초중고교 일제고사에 대해 세계 3000만 명의 교원을 대표하는 국제교육연맹(EI, Education International)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교육연맹은 전세계 172개국의 401개 교원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적인 교사조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모두 가입해있다. (http://www.ei-ie.org/) EI는 지난 20일에도 홈페이지에 “시험 경쟁 위주의 교육을 측정하려는 일제고사의 잘못된 이용에 대하여 반대 투쟁을 벌이는 한국의 교사들과 학부모, 학생들을 지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출처: http://www.ei-ie.org/en/news/news_details/2206 EI의 20일 기사에 게재된 사진
EI의 사무총장은 성명서에서 “학생이나 교사에 대한 어떤 형태의 평가라도 그 평가는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지 시험 결과에 따라 상벌이 부여되는 징벌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의 일제고사는 교육시스템에 매우 해로운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제고사와 같은 형태의 시험이 결과에 따라서 학교간 우열이 가려지는 징벌적 형태라면,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의 가르침이 시험 결과의 공개와 같은 외부적 요구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설정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오직 시험만을 위하여 학생들을 가르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라고 썼다.
EI가 25일 발표한 성명서 원본.
사진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49061&CMPT_CD=P0001
굳이 이 기사를 인용하지 않아도 실제로 일제고사 실시 이후 아이들은 초등학생조차 문제풀이 시간이 늘어나고 경쟁적 분위기가 고조되고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능력 수준을 평가하고 학교의 평균점수를 교육 소비자인 학부모가 알에 함으로써 교사들이 아이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도록 하겠다는 원 의도보다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
최근에는 시험을 잘 보면 상금이나 말도 안 되는 상품을 주는 학교도 등장했다고 한다.
일제고사에 대해서 전교조는 반대하지만 한국교총은 찬성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 <르몽드> 신문은 “내년부터 일제고사 사라질 것”이라는 기사를 냈다. 프랑스도 역시 2009년부터 일제고사(국가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있는데 이를 를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과 일본도 각각 2009년과 2010년부터 일제고사를 폐지했다. 미국도 워싱턴주 학생 500여 명이 올해 5월 실시된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등 폐지 여론에 휩싸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하는 <국외교육동향> 보고서(인터넷으로 가입하고 신청하면 누구나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에 의하면 <르몽드> 프랑스 신문(5월 10일자)을 인용해 “프랑스 5학년의 올해 능력평가시험(일제고사)을 중단하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치러지도록 하는 대신에 시험 결과 순위를 매기는 것은 하지 않도록 했다”면서 “따라서 능력평가시험은 내년부터 사라질 것으로 전망 된다”고 밝혔다.
(https://www.kedi.re.kr/khome/main/research/listExternalForm.do 참조 )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점점 더 많은 나라들에 스며들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교육계도 국제적인 비교와 경쟁 압박이 심해졌고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2000년 후반들어 우리나라처럼 일제고사를 치르는 것이 유행처럼 되었었다. 그런데 해보니 예상 외로 효과보다 부작용이 커서 하나 둘 폐지하는 나라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평등과 협동의 북유럽 나라들조차 유럽내 대학간 교류를 위해서 비교할 수 있게 국제평가에 참여하라는 압박이 있고 이에 대해 찬성과 반대파 간에 갈등이 첨예하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도 영어 수학 국어 과학 사회 시험성적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몰아가려는 생각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2015년 실시될 PISA 평가의 항목에 포함된 4가지는 아래와 같다.
1. 비판적 사고력
2. 협동적 문제해결 능력,
3. 과학의 사회적 책임,
4. 환경 감수성
대통령도 교과부도 국제비교와 '경쟁력'에 민감한 것 같은데
이제는 일제고사로 '경쟁'을 조장하기보다도
이런 것을 어떻게 더 증진시킬지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걸 어떻게 평가하지?
어떻게 가르치지?
에고... 선생님들 정말 힘들겠다.
차라리 문제풀이나 시키는 게 더 편해서 가만히들 계시나?
교과부도 선생님들 편하라고 그러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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