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십니까?
우울한 사람들이 있다. 평소엔 명랑해도 우울할 때도 있다.
사춘기나 갱년기에도 우울하다. 호르몬의 영향이다.
시험에 떨어지고 일자리를 빼앗기고 사랑을 잃고 좌절하면 우울하다.
뜻한대로 안 되고 내 힘으로 개선의 여지가 없는 궁지에 몰렸을 때 우울하다.
고부관계도 그렇고, 갑-을 계약관계에서 어쩔 수 없는 비정규직 신세도 그렇다.
아이들도 우울하다.
지난 9월 10일 한겨레 신문 교육코너에 <우울증은 개인적이나 사회적인가?>라는 통합논술 예제가 실렸다.
흥미로워서 옮겨본다.
필자들은 우울증의 원인을 다음과 같은 개인적인 요인과 사회적인 요인들로 분류해놓고 있다.
(가): 유전적 요인 - 우울증의 발생이 환경적, 후천적 조건보다는 유전적, 선천적 요건에 더 영향을 받음
(나): 심리학적 요인 - 우울증은 집착(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상실감에서 비롯함
(다): 상대적 요인 - 우울증은 비교 대상과의 사회적 수준차에 따른 불만족에서 발생함
(라): 사회구조적 요인 - 우울증은 성과중심 사회가 만들어내는 압박감에 기인함
그리고 논술 문제는 각 제시문에서 설명하는 감정의 동인에 대한 특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라는 것이다.
위에서 (가)와 (나)는 개인적 차원 / (다)와 (라)는 사회적 차원이다.
흔히 우울증은 개인의 심리적인 질병이며 의학적 치료대상인 것처럼 다루어진다.
그러나 우울증은 위의 4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개인의 심리적 요인보다도 사회구조적 요인이나 생활환경과 부과된 역할로 인한 우울증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햇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신문기사를 읽고 답을 생각해볼 만 하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50946.html
중요한 건 우울에서 벗어나는 것, 우울을 피해가는 것이 아닐까?
우울한 아이들을 찾으려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생활을 보다 안전하고, 밝고, 생기있게 만드는 데 써야할 것이다.
교육복지사업으로 거액을 심리검사에 쓰기보다
그 돈으로 아이들과 선생님이 행복한 추억을 만들 게 도와주고
아이들끼리 신나게 놀고 부닥치고 땀흘리고 재잘거리게 도와주고
학교에 가면 공부공부,,, 복장검사,... 이런 것 말고 좀 뭔가 사람사는 냄새가 나게 하는 일에 쓴다면
우울이 미리 달아나지 않을까?
그래도 안 되는 아이들에겐
마음 깊은 곳 꼭꼭 묻어둔 아픈 곳을 살그머니 꺼내서 잘 달랠 수 있게 도와주는 데 쓰는 것이다.
가을이다.
안 그래도 우울해지기 쉬운 계절,
아이들도, 휴먼서비스 비정규직들도 우울하지 않게 잘 단속해야 한다.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결과 보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