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 블로그에 '남자만들기'라는 제목으로 남학생들을 생각하는 학교사회복지적 개입에 대해 썼다.
여자만들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여자이고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를 나왔지만 희한하게도 여자친구는 거의 없고 남자친구들 뿐이고 직장도 공교롭게도 남학교에서만 교사생활을 했다. 솔직히 남자친구들과 있는 게 더 편하고 좋아서 남자친구가 많다. (여학생)동창모임, 학부모회의, 여전도회, 반상회, 그런 모임도 좀 불편하다. 그러다보니 여학생들을 상담할 때 솔직히 좀 자신이 없다.
여학생들은 남자애들과 다르다.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여자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데는
<10대들의 사생활>,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같은 뇌과학과 발달학 관련 책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우울한 거짓말>,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은근리얼 버라이어티 강남소녀>, <이름없는 너에게> 같은 소설류
그리고 몇몇 영화들이 도움이 되었다.
사춘기 여자 아이들의 특징은 "소속감과 애정",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caring" 등을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아이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다. 옷을 줄여입고, 화장을 하고, '원판불변의 법칙'을 무시하고 끊임없이 거울을 보고, 피부관리에 민감하고, 다이어트를 한다. 이성 선생님을 흠모하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흔한 이야기다.
여학생들은 남자 아이들보다 약자를 돌보고 배려하며 자신도 역시 배려받기를 더 원한다. 어린 나이이지만 노년의 할머니와 어린 동생을 돌보며 소녀가장으로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가하면 가족이나 급우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따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럴 때 여학생들은 소속감과 애정을 누릴 다른 누군가를 찾아서 방황하게 된다. 그래서 여학생들이 사춘기 시절 가정해체나 왕따를 경험하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아이들은 가족도 학교도 학업도 자신의 미래도 다 잊어버리고 오로지 '오빠'에게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사회복지를 적용하면 어떤 실천이 효과적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소속감과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가족, 교사, 친구들과 끈을 이어주는 일일 것이다.
방법으로 교사와 멘토링, 학급 소집단 프로그램, 엄마-딸 프로그램 같은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믿을만한 좋은 멘토가 있다면 멘토링도 좋겠다. 그냥 떠오른 생각이지만 교육복지 예산으로 이런 걸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거칠은 아이디어 차원..)
우리 교육복지실에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둘러앉아 편안하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tea party를 준비했습니다.
두번째 타자는 우리 학교의 '매력'이 아닌 '마력'아줌마 박경현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에게 궁금한 것도 묻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나누어보세요.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단, 선착순 10명입니다.("신청자가 10명이 넘으면 추첨으로 뽑습니다"라고 할 수도) 서둘러주세요~~~ 신청은 복지실로!
참고: 이번 tea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는 허브 티로 준비합니다. 맛있는 유기농수제쿠키와 함께 맛보세요. *^^*
<아-딸 프로젝트>
아버지와 딸의 오붓한 데이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단, 20쌍입니다.
(신청자격: 교육복지실에서 1학기 동안 주관한 A, B, C, D ...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 중)
아빠와 함께 버스를 타고 바닷가로(oo산으로) 하루여행을 다녀옵니다. 미션을 수행하고 게임도 하고 사진도 찍어봅니다.
더 어른이 되기 전에 아빠와 둘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세요.
준비물: 아빠 학창시절 사진이나 성적표, 교복, 앨범 같은 것이 있으면 한 가지만 가지고 오세요. 작은 전시설명회를 합니다.
참고: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김00 선생님, 이00 선생님을 하루만 아빠로 활용하실 수 있으니 신청하세요.
* 물론 엄마와 딸이 함께 해도 좋다! 더 좋다!
함께 털모자 떠서 아프리카 아기들에게 보내는 곳에 기증하기, 신발에 물감그림 그려서 기증하기, 벽화그리기, 농사짓기, 요리하기 같은 것을 하면서 '수다'를 나누는 것이다.
"교육복지대상 학생들 중에 누가 되겠어.. "하지 말고 단 몇 가정이라도 해보자. 셋이 다섯이 되고 열이 된다.
또는 초등학생과 짝을 지어서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좋다.
caring의 욕구도 채워주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만약 초등학생이 교육복지사업 학교 아이들이라면 미리 중학교 생활을 맛보고 복지사도 아이들을 '눈팅'할 수 있어서 좋다.
<언니, 누나와 함께 하는 예비중학교실>
겨울방학 중 중학생들이 초등학교 졸업 예정자인 아이들을 불러서 학교 안내를 하는 것이다.
<언니누나 멘토링>
방학 중 2박3일 정도 캠프를 같이 하며 공동 미션을 수행하는 공동체프로그램, 일종의 프로젝트수업 등을 한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학교들 중에 여학생들과 아주 신나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곳들이 있다.
내가 가 본 중에는 구리시의 구리여자중학교, 충남의 공주여자중학교, 경기도북쪽의 포천여자중학교 등이다. 사업추진 초기라도 여늬 여러 해 된 학교들 못지 않게 분위기가 좋다. 잘 하고 계시다.
그런데 이들 학교에는 하나같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여성 부장선생님이 이끌고 계신다. 감동이다. 그리고 교장, 교감선생님과 교육복지사(지역사회교육전문가)가 팀이 되어 학교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 분들이 하시는 것을 보고 많이 배운다.
어제는 공주여중에 다녀왔다. 금요일이라 빨리 서울에 돌아오고싶은 마음에 교사연수만 마치고 학교를 나서려고 하니 교육복지사님이 종이가방을 건네주신다. 김밥, 음료수, 호두과자, 그리고 귀여운 디저트용 쿠키와 비타민이 들어있었다.
이렇게 마음과 정성을 보여주시니 이곳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덕분에 차가 막히는 귀경길에서도 돌아오는 여행길이 따스하고 푸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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