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그를 잃고 우네

샘연구소 2012. 10. 7. 21:20

곽노현 교육감이 결국 구속되었다.

지난 9월 27일, 대법에서 1년형이 확정되었고 그는 교육감직을 박탈당하고 감옥에 구속되었다.

 

1심에서는 선의 + 댓가성이 인정되었으나 대법원 판결은 댓가성이라고 보고 선고한 것 같다는 의견들이 많다.

하지만 형사재판인데 명확한 증거도 없이 유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반론이 많다. 즉, 검찰에서 제대로 증거를 제시하지도 못했고, 1심에서 검찰이 주장한 사전합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유죄로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곽노현 트위터 http://kwaknohyun.net/

 

 

일부 단체들은 곽교육감에 대한 미움과 혐오를 마음껏 드러내고 그를 판단하고 짓밟고 있다.

폴리뉴스(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Print.html?idxno=157433)에 의하면 곽노현 대법원 판결 직후 한국교총(회장 안양옥), 서울교총(회장 이준순), 한교조(위원장 이원한), 대교조(위원장 노정근), 자교조(위원장 이윤구)와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회장 서성옥), 한국중등교장평생동지회(회장 이춘원), 평생가람회(회장 이현모) 등 8개 교원단체는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 단체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진리를 다시금 새기게 된다”며 “그간 곽 교육감은 2억 원의 거금 전달을 선의(善意)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포장하여 무죄를 주장하였지만, 결국 이번 대법원의 추상같은 판결로 그러한 주장은 국민들의 일반 상식은 물론 법적으로도 결코 수용될 수 없음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가 구속되자 교육부장관 최측근이라는 이대영 서울시 교육감 대행은 "학생인권조례 따르지 않아도 된다"며 성급하게 '곽노현 지우기'를 몰아간다는 평이다. 이미 곽노현과 함께 서울시교육청에 들어가 그의 교육혁신 구상을 추진했던 인물들이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들이 과연 진리를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무엇이 그들의 '일반상식'인지 묻고 싶다.

나는 판결에 대해 모두 수긍하지 못하며 그의 구속을 '사필귀정'이라고 하는 이들에게 동의하지 못한다.

그의 선거와 관련된 구속사유도 인정하기 힘든 판에 마치 이것이 그의 교육혁신 정책에 대한 심판처럼 불려서 매도하는 이들이 밉다.

  

나야 곽노현을 조금밖에 알지 못하고 짧게만 만났지만 곽노현을 30년 이상 가까이서 친하게 지낸 분을 알고 있다. 곽노현, 강경선 뿐 아니라 이번 일에 관여된 사람들이나 주변에서 그의 교육 혁신을 도운 이들은 하나같이 '목이 뻣뻣하지'않고  배도 부르지 않고 소박하고 올곧고 순수한 사람들이다. 법이 없이도 잘 살 이런 사람들이 법 때문에 되려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내가 법원판결을 세세히 이해할 수 없다면 나는 이들의 판단과 끌림에 함께 할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조심해야돼.

세상은, 법은,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의 편이 아니거든.

니들은 절대로 착하게 살면 안 된다. 법 앞에선 '상식'도 '진리'도 통하지 않는단다.

그러니 약삭빠르게, 눈치껏, 남 짓밟고 배려하지 말고, 약자를 이용하고 강자 앞에서 허리 굽히면서 네 몸의 안위와 영달을 추구해야 한단다.

세상이 다 그런 거야 ......"

라고 말하면서는 못 살겠다.

감옥에 갈지라도 '상식대로' 사는 분들을 존경하고 지지한다. 

 

서울의 130만 학생들을 사랑하고 염려했던 곽노현 교육감의 기도를 기억한다.

교육의 본질을 살리고 싶어서 몸부림쳤던 그의 노력을 기억한다.

편하게 앉아서 이런 글이나 쓰는 나는 그의 반도 따라가지 못한다.

 

 

 

서울중앙지법 판결문(2012/01/31)

http://www.scourt.go.kr/dcboard/DcNewsViewAction.work?bub_name=%EC%A7%9AtPage=undefined&searchWord=%EA%B5%90%EC%9C%A1%EA%B0%90&searchOption=&seqnum=8908&gubun=44

 

이 판결에 대한 해석(로이슈 신종철 기자, 2012년 02월 02일)

곽노현 판결문은 가히 ‘논문’…역시 김형두 부장판사 / 변호사들이 선정한 최고 법관 김형두 부장판사인데 집에 계란 투척 수모

http://www.lawissu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218

 

곽노현 대법원 판결문(2012-09-27)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15544195

 

 

김민웅 프레시안 컬럼 2012-09-27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20927133819

‘그런 그가 남에게 진실한 선의를 베풀어 본 적도 없고,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워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 유죄판결을 받았다. 여러분들은 이런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시나? 이제 진짜 누가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졌는지 분명하게 가려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지식인 에드아르도 갈레노가 한 말이 있다. "감옥에 들어가야 할 자들이 감옥 열쇠를 쥐고 있다." 우린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이계삼 <한겨레 세상읽기> 2012.10.04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54311.html

대법원의 ‘곽노현 사건’ 판결문에 담겨 있는 ‘고의성’을 나도 한번 이렇게 판단해 보고 싶다. “우리 대법원이 짱이거든! 우리가 12월 대선에 ‘곽노현 심판’까지 세트메뉴로 올릴 거야! 그리고 헌법재판소! 당신들보다는 우리가 더 세거든!”

 

 

 

 

'동향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혁신학교와 교육복지사업  (0) 2012.10.16
무기계약직  (0) 2012.10.16
10대 여성 성매매   (0) 2012.10.03
여학생에서 여성으로  (0) 2012.09.15
좋은 부모 되기  (0) 2012.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