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해서
인터넷에서 다운받아서 보았다.
국산 애니메이션
<아빠가 필요해>
2005년, 장형윤 감독 작이라고 하고 2006년에는 일본 히로시마 무슨 영화제에서 2등상에 해당하는 히로시마상도 수상했다고 한다.
9분 정도의 짧고 배경음악이나 화면이 화려하지 않은 단촐한 애니메이션.
세 번을 보았다. 시간을 두고.
주인공은 소설가이다.
아니. 늑대, 늑선생이다.
상도 받고 소설가로서 잘 나가던 중
세 명의 다른 여인으로부터 세 명의 다른 아이들을 떠맡게 된다.
6살짜리 영희, 토끼, 그리고 거북이.
얼결에 사냥해다 잡아다 놓았던 사슴과 5명의 동거가족이 형성되었다.
소설이 안 써진다.
그런데 행복하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필요한 적이 있었나?라고 묻는다.
영희의 아빠로서.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영화 화면 중 캡쳐)
학교사회복지를 하면서 복합가정 아이들을 종종 만난다.
소설가 공지영도 아빠가 다른 세 아이를 데리고 산다고 했다.
나도 그런 아이를 보았다. 엄마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영희의 시선에서 보면
아빠는 늑대, 엄마는 사슴, 동생들은 토끼, 거북이 같을 것이다.
이들은 혈연관계가 없을 수도 있고 친가족일 수도 있다. 굳이 이 영화 속 스토리를 그대로 실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새아빠이든 헌아빠이든
한 남자가, 일하는 남자가, 돈버는 남자가, 여자꽁무니나 쫓아다니던 남자가, 어쩌다 얼결에 2세를 생산하게 된 남자가
아빠로 거듭나는 일.
쉽지 않다.
아빠가 필요하다.
발달학이나 교육심리학에서 모든 이론은 하나같이
아빠의 존재, 아빠의 양육에의 참여(같이 놀아주기), 아빠의 롤모델 정도.. 가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사춘기무렵부터는 엄마보다도 아빠의 존재감, 아빠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아빠들을 아이에게 돌려주는 사회.
가능할까?
우리는 아빠를 빼앗아와야 한다.
아빠의 땀과 피와 꿈을 다 빼앗아가려는 사회, 일터로부터.
남자아이들을 좋은 아빠로 씨앗삼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사랑. 행복은 결국 가장 기본적인 관계에서 학습되고 개념화되는데.
서늘해지는 가을
알려지지않은 단편 애니, <아빠가 필요해>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