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이 스멀스멀 세상을 정복하고 있어요.
그 죽은 듯 차고 딱딱한 땅을 뚫고 올라오는 저 여린 푸른 것들은 도대체 무슨 마음일까요?
오로지 태양의 사랑을 받기 위해 나오는 싹들.
잎을 피운 후에 부닥칠 우박, 가뭄, 냉해, 병충해 같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러다 누가 밟든지, 병들든지, 갈아엎든지 해서 제 명에 못 살고 죽게 될지라도
일단 피우고 보는 그 힘.
멍청하고 단순해보이지만 그게 삶의 진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요즘 제가 참 멍청해지고 있어요.
온갖 그럴듯한 이론과 복잡한 기술들이 다 하찮게 느껴지는..
상담, 무슨무슨 프로그램, 사례관리, 평가...
백言이 불여일愛 ㅎㅎ
그저
정성껏 사랑하는 일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랑 교사가 상담받아야 해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근데요
제일 좋은 상담, 치유 프로그램은
바로 자연에 있는 것 같아요.
풀과 나무, 꽃, 강물과 바다, 하늘을 보면서
흙을 맨발로 밟으면서
비를 맞고 바람을 느끼면서
햇살과 달빛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그렇게 우리 안의 사랑이 차오르는 것 같아요.
오늘도
봄의 자연이 우리를 부르고 있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는 외면하고 책상 앞에 앉아서
온갖 상담기록지와 프로그램 관리하느라 바빠요. ...
그렇게 다시 아이들을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