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뭘 해도 괜찮아

샘연구소 2013. 5. 8. 23:01

 

제목: 뭘 해도 괜찮아 - 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

 

저자: 이남석

출판사: 사계절

 

 

제목부터 '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이라고 되어있다.

고등학생이 진로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내용이다.

학교에서 하는 진로적성검사에 대한 아이들의 불만, 엄마와의 갈등, 시험, 공부, 도서관 사서의 역할, 진로와 직업의 차이, 꿈을 따라간다는 것, 자원봉사활동의 의미,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의 힘 등..

 

많은 내용이 유용하다.

하지만 글 투가 설교조(?)라서 거슬렸다. 뭐 전문 소설가나 작가가 아니시니까..

매 장이 끝날 때마다 2페이지짜리로 끼워넣은 중요한 교훈, 정보도 꽤 슬모있다.

 

아마 이분이 아이들 앞에서 직접 강의를 하시면 잘 하실 것 같다.

 

다음은 책 내용 중

 (적성검사 결과표를 받고)

엄마의 말씀 "너는 수학을 못하는데 무슨 이과 적성이니?"

친구인 준수의 말 "결과가 뭐 이렇게 구리냐? 내 꿈은 외교관인데, 나보고 경찰이 되래."

태섭의 말 "적성과 진로를 명확하게 하자고 검사하는 거라면 더 확실해야 하잖아. 모든 직업을 포함하지 않는 적성 검사를 갖고 어떻게 진로를 선택하라는 거야?"

상훈의 말 "어차피 돈을 벌기 위해 직업을 가져야 하고, 직업을 갖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거잖아. 적성이고 뭐고 따질 필요없이 그냥 돈을 잘 벌 수 있는 직업 목록을 소개받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그리고 준수의 말 "결국 전국 일등부터 꼴등까지 쭉 줄을 세우는 것도 돈을 잘 버는 비싼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애들을 가리기 위한 거잖아."

 

 

장정일 시인의 <job 뉴스>

 

봄날.

나무 벤치 위에 우두커니 앉아

<job 뉴스>를 본다.

 

왜 푸른 하늘 흰 구름을 보며 휘파람 부는 것은 job이 되지 않는가?

왜 호수의 비단잉어에게 도시락을 덜어주는 것은 job이 되지 않는가?

왜 소풍 온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듣고 놀라는 것은 job이 되지 않는가?

왜 비둘기 떼의 종종걸음을 가만히 따라가 보는 것은 job이 되지 않는가?

왜 나뭇잎 사이로 저며 드는 햇빛에 눈을 상하는 것은 job이 되지 않는가?

왜 나무 벤치에 길게 다리 뻗고 누워 수염을 기르는 것은 job이 되지 않는가?

 

이런 것들이 40억 인류의 job이 될 수는 없을까?

 

 

--- 그리고 사서 교사의 말

"시인이라는 직업만 봐도 그래. 대부분의 시인이 가난해. 그런데도 시를 놓지 못하지. 왜? 시 쓰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래서 시 쓰는 일을 하기 위해 다른 일로 돈을 벌기도 해. 어떤 사람은 교사를, 어떤 사람은 음식점을, 또 어떤 사람은 장사를 하지. 그사람들에게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자기가 돈을 보는 일을 대답하는 게 아니라, 시인이라고 대답한다고. 홍대에서 무명 밴드를 하는 사람들도 온갖 아르바이트부터 막노동까지 하지만 자기 직업은 뮤지션이라고 말해."

 

사실 사서교사의 말은 반만 동의한다.

... 목구멍에 풀칠 하는 비정규직의 삶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은 현실을 잘 모르시는 듯...

그래서 그렇게 살던 무명밴드의 뮤지션이 결국 굶어죽기도 하고 자살하기도 하는데 아이들에게 그런 건 알려주지 않을 건가?

아마 모르는 게지... '교사'가 되는 순간 그런 것보다는 뭔가 '꼰대스러운' 훈계조의 명언만 하게 된다니까...

 

6장부터인가 강사의 이야기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인듯 싶다.

어거지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힘이 된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지만 그렇다고 애들에게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힘들고 하는 것도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바람이 안 불 때 바람개비가 돌게 하려면 앞으로 나아가라고? 그래 나아가자고...

 

아이들이 모여서 스스로 장애인들을 위한 축제기금을 마련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자발성. 협력.

거기서 나오는 창의성. 진솔성.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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