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자기통제

샘연구소 2013. 8. 28. 09:42

나도 내가 진정 나의 주인이 된다면 좋겠다.

내 안의 많은 나들이 좀 질서가 잡히고 위게가 세워지면 좋겠다.

내가 '내 뜻'대로 한다는 건 무어지? '내' 뜻이라고? ...'내'????

잠깐, 이 정도로 하자.

 

가정환경이 열악하거나 보통 아이들과 좀 남다른 아이들을 포함하여 모든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많은 것 중 하나는

'자기 통제력'일 것이다.

자기 통제력.

 

이 단어만 생각해도 몇 날 몇 일 이야기거리가 나올 것 같다.

다만 오늘 신문을 읽으며 어떤 목표가 있을 때 그것을 향해서 또는 그 목표를 방해하는 것들로 자유롭기 위해

내 욕심과 충동을 억누르거나 잊거나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아이들이 작은 자기통제 훈련을 통해 '해냈다', '어? 되네..'라는 느낌을 느낄 때에도 성취감을 맛보고 자신감이 자랄 것이다.

 

오늘은 기사를 통째로 옮긴다.

 

- 변명

아직 내가 스스로 생각을 깊이 가닥잡고 써내려가기에 마음이 약하다.

지난 연말 이후 말과 글이, 그리고 말과 글로 살며 주장하고 훈계하는 일(사람)이 심하게 혐오스럽고 죄스럽게 여겨졌다.

이제 조금 말도 당당하게 하고 글도 써보려고 한다. 여전히 부족하고 무력함을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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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온] 인지과학으로 푸는 공부의 비밀 ④

 

한국 사회에는 정신력이니 극기니 하며 개인의 의지를 지나치게 내세우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 있다. 의지력을 키운다면서 병영체험 캠프 같은 곳으로 학생들을 내몰기도 한다.

의지는 신비한 정신적인 힘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뇌의 한 기능이다. 이 기능을 ‘자기통제’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자신의 감정, 생각, 행동을 제어하는 것을 가리킨다.

 

자기통제는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60년대에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월터 미셸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실험 내용은 간단했다. 실험자는 아이들을 한 명씩 빈방으로 불러서 과자를 하나 주고는 잠깐 나갔다 올 테니 그동안 과자를 먹지 않고 참으면 과자를 하나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실험자가 나가기 무섭게 과자를 먹어치운 아이도 있었고, 힘들게 참다가 결국 유혹에 무릎을 꿇은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실험자가 올 때까지 끈질기게 버티는 아이도 있었다. 어떤 아이는 15분이나 과자를 먹지 않고 참았다. 세월이 흐른 뒤 미셸은 그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알아보았다. 어릴 때 실험에서 과자를 먹지 않고 오래 버틴 아이들은 그러지 못했던 아이들보다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으며 스트레스도 적게 받았다. 눈앞의 과자를 먹지 않고 몇 분 더 참을 수 있는 자기통제의 차이가 삶에서 꾸준히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여러 연구가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자기통제를 잘하는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적응도 잘하며 건강도 좋다. 성적도 좋고 일도 잘한다. 2005년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심리학자 앤절라 덕워스와 마틴 셀리그먼은 자기통제 능력이 학교 성적에 끼치는 영향이 지능보다 2배나 더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렇게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자기통제는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작동하기가 어렵다. 2007년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매슈 게일리엇과 여러 심리학자들은 자기통제가 얼마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지 보여주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한 실험에서는 사람들에게 비디오를 보게 했다. 이 비디오를 보다 보면 화면 한쪽에 글자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실험자들은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 중 일부에게 이 글자를 무시하고 영상에만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비디오를 보는 동안 이 사람들의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글자를 무시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은 사람들의 혈당은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간단한 자기통제만으로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다.

 

자기통제할때 많은 에너지 소모

무턱대고 힘만 쓰면 쉽게 지치듯

‘참자 참자’ 할수록 의지력은 바닥

자신을 돌아보고 관찰하며

생활실험 통해 변화시켜 나가면

자기통제는 근력처럼 단련된다

 

다른 실험에서는 사람들에게 음료를 마시면서 자기통제 실험을 하는 과제를 하게 했다. 음료에는 설탕 또는 합성감미료가 들어 있었는데, 합성감미료는 설탕과 마찬가지로 단맛이 나지만 영양분이 없다. 맛의 차이를 숨기기 위해 음료는 신맛이 강하게 나는 레모네이드를 주었다. 그러자 설탕이 든 음료를 마신 사람들이 자기통제 실험을 더 잘 수행했다.

 

의지력을 ‘자기통제를 하는 데 필요한 힘’이라고 한다면, 이런 실험 결과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의지력은 근력과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에너지를 써서 만들어내는 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지력은 흔히 말하듯이 무한하기는커녕 오히려 지극히 제한된 힘이다. 

일을 할 때 요령 없이 무조건 힘만 쓰다가는 쉽게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통제도 무턱대고 참기만 하면 의지력이 금세 바닥나고 만다.

 

2012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데니서 데 리더르를 비롯한 심리학자들은 자기통제에 대한 102건의 과학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분석에서 드러난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는 자기통제의 차이는 참는 것이 아니라 참지 않는 데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자기통제를 잘하는 사람이란 담배를 끊는 사람이 아니라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먹지 않고 참도록 한 월터 미셸의 실험에서도 과자를 먹고 싶은 유혹을 가장 잘 이겨낸 아이들은 결코 유혹과 ‘싸우지’ 않았다. 이 아이들은 눈을 감거나, 과자에 등을 돌리고 앉거나, 신발 끈을 만지고 놀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책상 밑에 들어가 버렸다. 이 아이들은 스스로 주의를 다른 곳에 돌려서 잠시 동안 과자를 잊어버린 것이다. 순진하게도 과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의지만으로 참아보려고 한 아이들은 금세 유혹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미셸은 또다른 실험에서 아이들에게 주의를 돌리는 요령을 가르쳐 주거나 아니면 과자를 볼 수 없도록 가려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이전보다 더 오랫동안 과자를 먹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되었다. 자기통제는 무조건 참아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령이자 기술이다.

 

심리학자 마이클 머호니는 자기통제를 ‘개인적 과학의 과정’이라고 불렀다. 과학자들이 관찰과 실험을 거듭해가며 지식을 쌓아가고 그렇게 쌓은 지식으로 자연과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듯이, 개인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관찰과 실험을 거듭하면서 자신을 변화시켜 가는 과정이 자기통제의 핵심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자기통제는 연습을 통해 더 잘할 수 있다. 1999년 올버니대학의 마크 무라븐을 비롯한 심리학자들은 간단한 연습만으로도 자기통제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에서는 사람들에게 바르게 앉도록 노력하거나 먹은 음식을 빼놓지 않고 일기에 적어보게 했다. 이런 연습을 2주간 한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다. 의지력 자체가 더 커지지는 않았지만 의지력이 고갈되었을 때 더 빨리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밖에도 다양한 훈련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 규칙적인 운동, 말을 제대로 된 문장으로 하기, 안 쓰던 손을 쓰기, 편견 섞인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등도 효과가 있었다. 모두 간단하지만 습관적으로 행동하는 대신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기울여 관찰하는 연습이다.

그리고 이런 연습의 효과는 넓은 범위에 걸쳐 나타났다. 자기통제 연습을 한 사람들은 몸에 좋지 않은 기호식품을 적게 먹고, 나쁜 습관이 줄어들게 되었다. 식습관도 좋아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감정 조절도 잘하게 되었다. 사소한 행동이라도 스스로 돌이켜보며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습관이 붙으면 다른 행동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는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중용>에는 “숨은 것보다 잘 보이는 것은 없고 작은 것보다 잘 드러나는 것은 없다. 그래서 군자는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벗어나지 않도록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한다”(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라는 구절이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면 숨어 있는 작은 것부터 자신을 돌아보며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연습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공부일지 모른다.

 

유재명 서울대 인지과학협동과정 박사과정

 

  

  

 

기사등록 : 2013-08-27 오후 08:39:11 기사수정 : 2013-08-27 오후 10:12:47

 

 

위 기사 및 사진 출처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6011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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